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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여성작가가 쓴 러브스토리 '흑백의 행성에서' 최조은이라는 이름이 낯설다. 작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와있지 않지만 20대 중반(?) 가량의 여성작가인듯 하다. 딱히 수상경력이 있는것도 아니고 화려하게 문단에 등단한 것도 아니다. 처음에 시로 등단했고, 그리고 이 소설이 소설로서는 그녀의 처녀작이라고 한다. 여러면에서 아마츄어틱한 냄새를 풍긴다. 일단 책 자체부터 세련되지 못하다. 출판사는 '보민출판사'라는 곳인데 잘나가는 대형 출판사에서 나온 책같은 경우, 화려한 컬러와 입체감이 느껴지는 프린팅, 감각적인 표지디자인은 기본이다. 책 내용은 몰라도 시각적인 면에서만큼은 책을 사고 싶게 만드는 기술을 가졌다. 대형출판사의 책이 스마트폰이라면 이 책은 2G폰 느낌이 묻어난다. 두번째는 꽤 훌륭한 극의 전개를 보여주고 있으면서도 인물들간의 대화가 어색하.. 더보기
1년만에 다시 찾은 용인 에버랜드 1년전에도 10월이었다. 큰맘먹어야 다녀올수 있는 에버랜드인지라 내년 이맘때 다시 한번 오자고 애들과 약속했는데 벌써 그 1년이 지나고 다시 10월이 왔다. 사실 애들이 너무 좋아한다는 핑계를 대면서 보채지만 내 보기엔 아내 쌈닭이 더 에버랜드에 가고싶은 기색이 역력하다. 항상 광주에 있는 자그마한 놀이공원인 패밀리랜드만 다니다가 다양한 동물들이 모여있는 동물원과, 한번도 본적없는 스릴만점 놀이기구와, 절로 어깨가 들썩이는 이국적인 퍼레이드와, 화려한 꽃밭이 펼쳐지는 에버랜드에 가보니 애들뿐만 아니라 나도 입이 쩍 벌어지더라.. 마침 작년 방문했을때가 할로윈 축제 기간이어서 볼거리가 많길래 올해도 할로윈 기간에 맞춰 에버랜드에 다녀왔다. 광주에서 출발해 용인까지 시간도 시간이고, 거리도 거리지만, 무엇보.. 더보기
사무실 똥강아지 쫄쫄이는 쩍벌견 예전에 사무실에서 강아지 쫄쫄이를 키우게 된 사연을 얘기한 적이 있다. 한 식구가 된지 벌써 꽤 오랜시간이 지났다. 한 3개월정도? 이젠 강아지 적의 모습에서 많이 탈피해 사람으로 치자면 청소년쯤 된것 같다. 사춘기라 말도 잘 안듣고, 틈만나면 사고를 치고 반항하려 든다. 사무실 안으로 못 들어오게 가르쳤고, 영특하게도 말을 잘 알아듣더니 요즘은 잠깐만 한눈팔면 어느새 안으로 들어와 돌아다니기 일쑤고, 그러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능구렁이처럼 슬그머니 나가서 문앞에 앉아있는다. 마치 왜요? 하듯이 해맑은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서는... 그뿐인가. 사무실 문 앞에 둔 슬리퍼를 슬쩍 물고 나가 미친듯이 물어뜯어 놓고, 어릴적엔 하루종일 나만 졸졸 따라다니며 사무실 주위를 떠나지 않더니만 요샌 걸핏하면 가출해서 .. 더보기
한국 정치 근대사의 비공식 야사집, '정치과외 제1교시' 내 정치관과 소위 '코드'가 맞는 작가 이동형의 세번째 책을 읽었다. . 자신의 생활 전반 모든것이 정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에도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말 한마디로 모든게 용서가 되는양 착각하며 살아가는 분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겠지만, '나는 꼼수다'에 열광하며 날카로운 정치 비판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동형의 이름을 기억해 두시기 바란다. 정치평론가들이 자웅을 겨루는 정통 강호가 아니라 재야의 무림고수로 조용히 이름을 떨치는 떠오르는 태양쯤 되는 인물이니. 이라는 책으로 데뷔를 했는데 이 책을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을만큼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나이도 어린 친구가 (아니다. 실제 나이를 모르니 어리다고 단정지을순 없지만 왠지 나이 어린 느낌이 든다) 어찌 이리도 오래전 한국 근대.. 더보기
아마존 2011년 영국 최고의 책 '어두운 기억속으로' '어두운 기억속으로' 책 제목과 꼭 들어맞는 소설이다. 처음엔 시공간을 넘나드는 사건 전개에 혼란스러웠다. 시간순으로 전개되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혼란스럽게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지라 읽으면서도 몇번이고 지금은 몇년도 이야기지? 하며 앞장을 되돌아 보게됐다. 마침내 '나'가 등장하며 주인공이 명확해진 후에도 2003년과 2007년을 계속 반복하며 오가는 이야기에 햇갈리긴 마찬가지. 소설의 주인공은 캐서린이라는 여성인데 2003년에는 '리'라는 남자와, 2007년에는 '스튜어트'란 남자와의 밀당이 펼쳐진다. 하지만 2003년의 캐서린과 2007년의 캐서린은 다른 인물이다. 2003년의 캐서린은 활달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멋진 남자를 보면 유혹하고 싶어하는, 섹시한 보통 20대의 여성이지만 그사이.. 더보기
깊어가는 가을 대나무 향기에 취하는, 담양 죽녹원 담양에 있는 죽녹원에 들렀다. 담양? 그렇다. 전라남도 담양군. 수없이 미디어를 통해 소개된 곳. 메타세콰이어길이 있고, 무등산과 추월산이 있고, 죽통밥과 떡갈비가 유명한, 대나무의 고장이 바로 담양이다. 그중에서 죽녹원은 시원스레 뻗은 대나무 숲 사이로 산책코스가 잘 가꿔져 있어 우리 가족이 자주 찾는 나들이 코스다. 깊어가는 가을날 다시 이곳을 찾았다. 매표소를 지나서 대숲길을 걷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목각 소가 관광객을 맞는다. 주하는 다리가 아프다고, 업어달라고 -언제나 그렇듯이- 투정을 부리다가 소를 발견하고는 덥석 등에 올라탄다. 근데 사실 이 소가 그리 튼튼해 보이지는 않았다. 소의 표정도 힘겨워 하는듯~ 시원하게 뻗은 대나무 사잇길을 따라 산책을 하다보면 중간중간 사진도 찍고, 휴식을 취할.. 더보기
조선시대 화가들의 삶과 그림, '그리메 그린다' 오랫만에 지적 갈증을 해소해주는 시원한 책을 만났다. 제목은 '그리메 그린다' (다빈치북스, 2012). 올 초 문득 중고교 미술 교과서를 구할수 있으면 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학창시절에는 음악, 미술과 같은 예체능 과목은 학교에서도 주변과목으로 치부했었고, 학생들도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과목이었다. 뭐 요즘은 더하겠지만...그런데 학교를 졸업하고 수십년이 흐르고나니 별안간 그때 미술교과서에 천연색 화보로 실렸던 명가들의 명화가 새삼 그립더라. 교과서를 구할수 있으면 구해다 가위로 오려 벽에 붙여놓고 최소한 그렇게 유명한 작품을 누가 그렸는지 정도는 공부하고 싶은 뒤늦은 만학열이 솟구쳤다. 화가라고는 고흐, 고갱, 마네, 모네, 피카소 처럼 유명한 이름만 알고있지 그들이 그린 그림, 대.. 더보기
재미있는 철학체험, 일상에서 철학하기 '철학'이라고 하면 일단 어렵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어렵다. 무겁다. 특별한 사람이 하는 학문이다. 가끔 또라이들이 많다 등등...밝고, 가볍고, 유쾌하고, 재미있는 것들과는 정반대에 위치한 듯한 난해한 학문. 그 어렵다는 철학을 직접 한번 경험해 보고 싶으신 분은 바로 이 책을 집어들고 책에서 하라는 대로 따라하기 바란다. 제목은 '일상에서 철학하기'. 제목 그대로다. 철학책이라고 해서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시작되는 고대 철학자들의 족보를 외우는 책도 아니고, 철학이란 무엇인가 부터 시작하는 개론서는 더더욱 아니다. 말 그대로 일상에서, 집에서, 길거리에서 짧게는 1~2분, 길게는 20~30분 투자만 하면 된다. 그럼 정말로 그럴듯한 철학자가 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나도 해봤다. 진짜진짜 쉬운 철학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