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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생활

폭풍속에서 주말을 보내다! 단신 몇가지. 1. 지난주 주중에 포스팅을 쉰적이 있다. 회사에서 감사팀이 내려와 현장감사를 받는 바람에 며칠 정신없이 지내느라 포스팅을 못했는데, 근래 2년사이에 주말을 제외하고 주중에 포스팅을 빼먹은게 아마 처음이지 않나 싶다... 그나마 한꺼번에 몰아치듯 바쁜일들이 어느정도 정리되고, 이번주부터는 숨좀 돌릴수 있지않나~ 기대하고 있다. 2. 주말에 섬에서 당직근무를 서고 있는데...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던지, 폭풍 한가운데 서있는듯 했다. 전국적으로 바람이 세게 불었겠지만, 도시에서 부는 바람과 섬에서 부는 바람은 '급'이 다르다! 건설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항상 일기예보에 유의해야 한다. 언제 비가오는지, 언제 바람이 부는지... 특히 섬에서는 바람이 세면 배가 안뜰뿐 아니라 현장작업도 위험.. 더보기
소소한 일상 이야기 회사일에 바쁘게 치여 살다보면 계절의 변화도 느끼지 못하고, 또는 느낀다 해도 금새 다음 계절로 바껴버리는, 반복되는 삶속에서 정신없이 나이만 먹어가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다. 복잡한 도시속 고층 빌딩안에서 근무하는 일반적인 직장인들에 비하면, 넓은 자연속에서 자유스럽게 근무하며 현장과 사무실을 오가는 내 직업이 좀더 나아보이는 유일한 때다. 이주만의 귀가를 마치고 다시 섬으로 돌아오면서 날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지나쳐서 별 의미를 못찾던 소소한 환경에 관심을 가져봤다. 그랬더니 하나하나가 사랑스럽고 흔히 볼수 없는 광경들이더라... 지금부터 아빠소가 일하는 섬의 소소한 일상들이다. 먼저 이름 모를 꽃이다. 참 예쁜 꽃인데 꽃과 별로 안 친하다보니 꽃이름도 모르겠다. 섬마을 곳곳에 심어진 꽃. 이렇게 보.. 더보기
수렵과 채집으로 연명(?)하는 일상생활의 인증샷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아빠소는 섬에서 생활하고 있다. 건설회사에 근무하는지라 현장따라 돌아다니는데 지금 있는 섬의 공사가 내년까지 예정되어 있어 내년까지는 이곳에서 생활해야만 한다. 가족들은 광주로 보내고, 홀로 떨어져서 숙소생활을 하는데 함께 근무하는 직원이 둘 더 있어, 셋이서 생활하고 있다. 문제는 회사가 작년부터 어려워진 탓에 식당에서 밥해주던 아주머니를 감원하면서부터... 당장 한끼, 한끼 먹는게 눈앞에 문제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아침은 굶고, 점심은 라면, 저녁은 마지못해 밥을 먹는데 밑반찬을 할줄 모르니 김치 하나를 가지고 하루는 끓여먹고, 하루는 볶아먹고, 하루는 잘게 썰어 비벼먹는 생활을 하게됐다. 그런데 이런 생활도 하루 이틀이지 1년이 넘어가다 보니, 순전히 살아야겠다는(!) 생존.. 더보기
물통속의 청개구리 고교시절 국어시간 교과서에 실려있던 염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 지금은 기억나지도 않는 소설의 내용이지만 그 제목이 주는 강렬함에 언제까지나 잊혀지지 않는 제목의 소설이다. 평화로운 섬의 어느 따스한 봄날, 길을 걷다 어느 농부가 만들어 놓은 간이 물통이 눈에 들어왔다. 어라? 이게 뭐야?  제목 그대로 '물통속의 청개구리'다. 어쩌다 저 속으로 들어왔을까? 들어오긴 했는데 나가는 방법을 몰라 검은 호스만 꼭 붙들고 있는건 아닐까? 청개구리를 보는것도 참 오랫만이다. 도시에서 살때는 어디서 무슨 재주로 저런 청개구리를 볼 수 있겠는가~ 엄지손가락만 한 조그만 청개구리. 이렇게 작은 녀석도 개굴~ 개굴~ 소리를 내며 울수 있을까? 엄마 무덤이 불어난 물에 떠내려갈까봐 울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힘에.. 더보기
점심때 뭐 먹을까? 해삼..성게.. 잡으러 가자~ 이번엔 낚시질 아니다. 정말 제목 그대로다. 반찬도 없고, 남자들만 셋이서 모여 날마다 밥해먹기 귀찮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주로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면서 살다가 지난 목요일, 현지 수렵에 나섰다. 사냥이라도 나가면 좋으련만 바닷가 섬마을에 특별히 사냥할건 없고 (있어도 할줄 모르고 ^^;) 물이 많이 빠졌길래 혹시 동작 굼뜬 소라나 고동이나 주울까 하고.. 그런데 왠걸? 성게가 있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나도 섬생활만 5년째 접어들지만 사실 그간 물이 많이 빠져 동네 할머니들이 바닷가로 바구니 들고 다니는것만 봐왔지 내가 직접 그리 해본건 그날이 처음이었다.. ㅡㅡ; 역시 배고프면 길을 찿게 되나보다 ^^ 보이시는가? 저 살아 꿈틀대며 움직이는 성게 가시가~ 사실 도시사람들은 성게가 발밑 바.. 더보기
이것도 로드킬? 내가 근무하는 곳은 섬이다. 섬에서 근무한다면... 등대지기? 아니, 건설회사. 건설회사가 가지 못하는 곳이 어디랴, 뜨거운 사막에도, 내전이 일어나고 납치가 횡행하는 아시아나 아프리카에도 가서 일하는 곳이니 섬이라 해도 국내근무만이라도 감지덕지 해야지. 오늘 포스트는 다름아니라 국립공원이나 강원도 깊은 산간에서만 일어날것 같은 로드킬에 대해서다. 그렇다고 이 섬에 노루나 멧돼지가 뛰어다니는건 아니다. 아니 사실 노루는 많긴하더라. 가끔씩 겨울에 등산할때 보면(사실 산이 크질않아 등산이 아니라 뒷산 산책 정도) 노루가 옆에서 빤히 쳐다볼때가 있다. 때론 조용히 있다가 옆을 지나갈때 갑자기 뛰어나와 도망가는 바람에 오히려 사람들이 놀래 자빠지는 경우도 있고... 꿩도 많다. 밀렵하고 사냥하는 사람이 없어서.. 더보기
섬생활 하는 아저씨들의 특별한 점심식사 난 섬에서 직장생활을 하고있다. 직원 셋이서 생활하는데 아저씨 둘, 총각 하나. 그런데 도시촌놈들이 섬생활 하면서 따라붙는 다른 모든 불편한걸 차치하고서라도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식사문제다. 재작년까지 섬에 계신 아주머니 한분을 고용해서 식당을 운영해왔는데 건설회사의 침체기에 따른 긴축 경영의 일환으로 아주머니를 내보내고 작년 부터서는 직원들 스스로 밥을 해먹게 된 것이다. 그럭저럭 두어달은 버텼는데 그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완전 대학생때 지저분한 자취생활의 모습을 닮아가게 된다. 아침은 생략, 점심은 라면, 저녁은 김치찌게, 라면, 된장찌게, 라면, 또 김치찌게, 라면... 대충 끼니를 챙기고 나면 나오는 설거지 감은 또 어찌나 귀찮은지~ 설거지 하기 싫어 끼니를 생략할때도 있다. 이렇게 비참한 생활을.. 더보기
지네 이야기 지네를 아십니까? 당연히 알겠지... 그럼 지네를 본 적이 있습니까? 본 적? 지네를 봤던가? 갸우뚱~ 아마 시골 출신분들을 제외하고 여러분이 순수 도시에서 나고 자란 '도시촌놈'이라면 위와 같은 문답이 오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네가 뭔지는 잘알고 있지만 실제로 지네를 본 기억은 가물가물~ 나 역시 그랬다. 지네가 사람을 문다는것도, 물리면 독이 상당히 세서 물린 사람이 고생한다고 들었다. 또 주위에 지네를 아는 사람들도 의외로 지네를 무서워하는 것이 아닌가! 난 뱀도 아닌 그깟 벌레가 뭐 무섭다고...그냥 조심하면 되는거지..했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근무하는 섬은 유달리 벌레들이 많은데 그중 내가 싫어하는 놈들의 집합소같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뱀. 그 뱀이 이 섬에는 유독 많다. 원래 섬지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