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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와 꿀꿀이

우리집 두 딸들은 미운 다섯살이 없다!

예전 미운 일곱살이 지금은 미운 다섯살로 당겨졌고, 심지어 일각에서는 미운 네살이라고도
하더라. 정말 그럴까? 다행히 우리집 둘째딸 꿀꿀이는 작년 네살을 무사히 넘겼다. 그리고
맞은 올해가 다섯살이 되는 해다. 아직까진 미운짓 보다는 예쁜짓을 더 많이 하는 귀염둥이
다섯살이다. 아내와 얘길 해봐도 우리가 고슴도치 부모인지는 모르겠지만 큰 딸도 지금껏
그다지 미운짓을 하지 않고 넘어가고 있다. 큰딸 꼬꼬는 올해 여덟살~
가끔 사춘기가 온것 같긴 하지만 큰 갈등없이 유아 사춘기를 넘겼다. 그리고 둘째 꿀꿀이도
다행히 그냥 지나칠것 같다.

아이들이 품안에 있을때만 이쁜 자식이지, 어린이집, 유치원을 다니며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자아가 형성되고, 사사건건 부모의 뜻과 부딪치며, 고집이 세지고,
말을 안듣고 자기 의지대로 나가려는 시기, 그 때가 유아 사춘기다. 누구나 그 시기를 거치기
마련인데, 유아기에 부모와의 친밀감 형성 정도, 욕구 충족 정도, 가정교육 정도에 따라
수월하게 그 시기가 넘어가는 아이들도 있고, 꽤나 심각하게 부모와 대립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 나이에 무슨 사춘기~ 하고 무시할 일이 아닌것이다. 잘못하면 이 시기부터 부모와
비툴어져 엇나가는 아이들도 생길수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서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것이다.

요즘 집에가면 둘째 꿀꿀이의 재롱 부리는 모습에 웃음이 떠날 새가 없다. 노래만 나오면
시키지 않아도 일어나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추어대고, 세살 차이나는 언니와 뭐가 그리도
재밌는지 하루종일 깔깔거리며 몸싸움을 하고, 소꿉놀이를 한다. 이쁜짓! 하면 달려와
억지웃음에 두손을 얼굴에 대고 꽃받침을 만들고, 가끔씩 기상천외한 말과 행동으로 웃음을
안겨준다. 

 
근데 사실 가만히 살펴보면 꿀꿀이가 엄마, 아빠한테 기쁨을 주기위해 인위적인 말과 행동이
나오는건 아닌것 같다. 스스로는 그냥 얘기하고, 움직이는 건데 그걸 받아들이는 엄마, 아빠가
작은 행동에도 빵 터지는 것일뿐. 지난 주말에는 유치원에서 만들었다는 모자를 쓰고 나타나
아빠를 웃게 만들었다.




제법 그럴싸하게 만든 모자다. 어디선가 담요를 가져오더니 치마를 만들어 달랜다.




대충 묶어줬다. 전혀 치마같지 않아도 상관없다. 예쁜 꽃모자에 예쁜 치마 입었다며 소풍간다고
그 차림으로 돌아다닌다~





놀다가 아무데서나 엎어져 자기도 하고,




가끔은 시크한 표정으로 무단 사진촬영을 경고하기도 한다.




올 3월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꼬꼬가 파마를 해달라고 졸라댄다. 유치원에서 친구들 몇몇이 파마하고
나타나 온 아이들의 부러움을 산 모양이다. 자기도 파마를 해달라고 해서 잠시 망설이다가 허락해줬다.
그러자 옆에서 듣고있던 꿀꿀이가 자기도 파마를 하겠단다. 파마가 뭔지 아냐고 물었더니 모른댄다.
그래도 무조건 언니가 하는건 자기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욕심쟁이다. 
아빠가 2주만에 집에오면 온갖 아양을 떨며, 보고싶었다, 세상에서 아빠가 제일 좋다며 놀아달라고  
하다가, 볼일 보고 나면 뒤돌아서 사실은 아빠는 조금만 좋고, 엄마가 제일 좋다고 배신을 때린다.
다시 회사로 돌아가기 위해 집을 나설때도 큰딸 꼬꼬는 눈물을 글썽이며 배웅하는데, 요 녀석은 별
관심도 없다. 잘가라고 손을 흔들고 금방 하던일에 집중한다. 성격 참 쿨해서 좋다.. ㅡㅡ;

꼬꼬는 언제까지 눈물바람으로 아빠를 배웅할련지.. 짠하고 안쓰럽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사랑스럽고 이쁜 딸들, 무사히 넘어간 유아사춘기 마냥 진짜 사춘기가 와도 큰 스트레스 없이 무사히
넘겼으면 좋겠다. 누나들 많은 집에서 자라느라 여자들 기세에 눌려 살았는데 결혼하고 나와서도
세 여자들 사이에서 기를 못펴니 참 아빠소 인생도 여복(?)이 넘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