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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와 꿀꿀이

혼자서 종일 울다 끝난, 눈물의 유치원 졸업식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난 금요일이 유치원 졸업식이었는데 졸업식에 참석한 아내가 배꼽 빠진다고 웃으며 하는 얘기가 주원이가 혼자서 졸업식 하는내내 슬프다고 울었다고 한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고~ 요즘 시대에 시골 중,고등학교 졸업식에서도 볼수없는 슬픔의 눈물을 우리 딸이 제대로 서비스 한 모양이다. 대뜸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고 했더니 안그래도 사진 찍어놨다고 보내온다. 역시 블로거의 아내는 다르다. ^^;

 



졸업식장 모습. 유치원 내에서 조촐한 졸업식을 거행했다. 작년에 처음 생긴 유치원이어서 이번 원아들의 졸업이 제1회 졸업식이 됐다. 난 사실 어렸을때 유치원을 안다녀서 잘 모르는데 완전 정규 학교과정하고 비슷해 보인다. 그럴듯하게 학사모까지 씌워놨다 ^^




선생님의 소개에 이어 졸업생들이 촛불을 들고 입장한다.






큰 딸 주원이의 의젓한 뒷모습.


 
 


선생님의 말씀 도중 잠깐 고개를 돌려 엄마를 쳐다보는걸 카메라에 담았다. 제1회 졸업생이다보니 원장선생님이나 담임선생님들도 감회가 남달랐을 법하다, 그리고 아이들도 잘은 몰라도 이런 분위기가 느껴졌을테고~





선생님으로부터 졸업장을 건네받은 큰 딸 주원이. 달덩이같은 얼굴은 어디서든 빛이 난다 ^^
그리고 동생들의 축하 노래와 졸업식 답가도 불렀다고 한다. 그 유명한 졸업식 노래.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 그리고 졸업생들은 하모니카 연주로 답가를 대신했다. 찐한 감동의 물결이 쓰나미로 몰려왔다는 후문.






그리고 이 연주 이후 여기저기서 눈물이 터졌다. 감동의 쓰나미~ 그런데 문제는 조금 울다가 다시 환해진 분위기와 다르게 우리 딸은 이후 끝날때까지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왜 우냐고 물어보니 너무 슬프단다. 선생님도, 친구들도 이제 다시 볼수 없지 않냐고... 감정이 풍부하고 고와서 너무너무 예쁜 우리딸.





1년간 함께 했던 담임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었다. 처음 여수에서 어린이집을 다니다가 한번 옮겼었고, 다시 광주로 이사오면서 한번 더 옮긴 유치원. 3년동안 세곳을 돌아다녔지만 다행히 가는곳마다 잘 적응해서 신나게 다녔었다. 어린이집을 처음 가던날도 엄마는 불안하고, 대견스러워서 눈물을 흘리면서 배웅하는데 정작 주원이는 뒤도 안돌아보고 노란 버스를 타고 신나게 출발해버렸다는. 하루종일 궁금해서 슬쩍 선생님께 전화를 해보니 엄마를 찾지도 않고 친구들과 잘 논다고 했단다. 끝나고 집에 돌아온 후에 어땠냐고, 엄마 생각 안나더냐고 시시콜콜 물어보는데 너무 잘 보내고 와서 엄마가 오히려 서운해 하던 기억이 난다.




이제 3월초에 초등학교 입학식이 있다. 재롱잔치때는 연차를 내고 참석했지만 유치원 졸업식이나 초등학교 입학식에는 참석하지 못해 아쉽다. 초등학교도 유치원때처럼 선생님과 친구들과 잘 어울려 재밌는 학교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주원아, 졸업 축하해~

ps. 이제까지 두 아이의 이름을 꼬꼬와 꿀꿀이라고 썼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커나가다 보니 애칭보다는 이름을 써줘야겠다 싶어 앞으로는 이름으로 부를 예정이다. 꼬꼬와 꿀꿀이라는 애칭도 실생활에서 불렀던 이름은 아니었다. 사랑스런 큰딸 박주원, 작은딸 박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