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달라도 이리 다를까. 큰 딸 주원이는 이맘때 스스로 한글을 깨치고 혼자 조용히 앉아서 책에 빠져 살았었다. 아이때부터 아내가 책을 많이 읽어줬고, 그러다보니 책 내용을 통째로 외워서 혼자 책장을 넘기며 읽는 시늉을 하다가 그대로 한글을 깨친 -많은 아이들이 그러하듯이- 과정을 거쳤다. 주말에 다들 늑장부리며 이불속에서 뒹굴다가 조용해서 뭐하나 나가보면 혼자서 책을 읽고있어 엄마, 아빠를 놀래켜 주기도 했고. 그런데 이놈 둘째 주하는 어찌된게 낼모레 여섯살이 되는데도 아직 한글을 깨치지 못했다. 받침이 없는건 그럭저럭 읽기도 하는데 받침이 있는 단어는 어려운가 보다. 그러면서도 책하고 노는 시간보다 활동적인 놀이를 좋아한다. 쉴새없이 이리저리 쫄쫄거리면서 돌아다니고, 궁시렁궁시렁 혼자서 소꿉놀이를 하다가 또 오랫만에 집에 아빠가 오는날이면 나무타는 원숭이처럼 아빠를 가만놔두질 않는다. 천방지축, 예측불허, 통제불능...
어제는 장난감 통을 뒤져 온 집안에다 장난감들을 숨기고 다니더니 제일 아끼던 인형을 어디다 숨겼는지 기억하지 못해 울고불고 난리가 났단다.
울먹울먹 - 인형좀 찾아주세요오오... 어흑어흑...
니가 잃어버리고 누구한테 찾아달래? 어디다 숨겼어, 가서 끝까지 찾아봐!
으아아아아앙~~~~~~
저러고 우는놈이나 울려놓고 카메라 들이대고 있는 아내나... 내보기엔 둘이 똑같다 ㅡㅡ;
그래서 어찌됐느냐.. 결국 엄마랑 언니가 집안을 싹싹 뒤져 찾고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숨긴 저도 못찾는걸 다른사람이 어찌 찾을수 있을라고 빨리 찾아달라고 징징거리는지. 결국 아내가 서랍장 속에서 찾았단다. 꼭 저 닮은 인형이었다.
인형 찾았다고 전해주니 헤벌레~~ 언제 울었냐는 듯이 배고프다고 밥달래서 밥먹는 중이다..
주원이가 일곱살때 밸리댄스를 배우면서 사놨던 옷이 아깝다고 문화센터 밸리댄스반이 개설되자 주하를 등록했다. 안그래도 집에서 백설공주 옷 입고다니며 공주놀이 하는걸 제일 좋아하는 주하가 신기하게 생긴 이 옷을 얼마나 좋아했을지는 말안해도 알만하다.
그래 이 옷입고 신나게 흔들어봐라. ^^ 그러고보니 이번주 목요일이 주하 유치원 재롱잔치 날이다. 기왕에 주말에 하면 좋으련만 평일 저녁시간이라 참석하기가 참 애매하다. 금요일 저녁만 되도 좋은데. 안가면 많이 서운해 할걸 알기에 어떻게든 가보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 회사일이 한참 바쁜데다 섬에서 나가야하니.
이런 사진들 잘 모아놨다 나중에 시집갈때 액자 만들어 선물로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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