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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깊어가는 가을 대나무 향기에 취하는, 담양 죽녹원

담양에 있는 죽녹원에 들렀다. 담양? 그렇다. 전라남도 담양군. 수없이 미디어를 통해 소개된 곳. 메타세콰이어길이 있고, 무등산과 추월산이 있고, 죽통밥과 떡갈비가 유명한, 대나무의 고장이 바로 담양이다. 그중에서 죽녹원은 시원스레 뻗은 대나무 숲 사이로 산책코스가 잘 가꿔져 있어 우리 가족이 자주 찾는 나들이 코스다. 깊어가는 가을날 다시 이곳을 찾았다.


매표소를 지나서 대숲길을 걷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목각 소가 관광객을 맞는다. 주하는 다리가 아프다고, 업어달라고 -언제나 그렇듯이- 투정을 부리다가 소를 발견하고는 덥석 등에 올라탄다. 근데 사실 이 소가 그리 튼튼해 보이지는 않았다. 소의 표정도 힘겨워 하는듯~




시원하게 뻗은 대나무 사잇길을 따라 산책을 하다보면 중간중간 사진도 찍고, 휴식을 취할만한 아기자기한 공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판다곰들이 점령하고 있는 폭포수 연못에서 주원이가 코믹 포즈를 취했다.



코믹포즈가 시작되자 주원이, 주하 이 두놈들이 경쟁적으로 사진찍기에 재미를 붙였다. 




배좀 집어느면 안되겠니... ㅡㅡ;



절정을 이루는 두 딸래미들...

그렇게 길을걷다 나즈막한 언덕 정상에 이르렀더니 이정표에 한옥마을이 나온다. 1박2일 촬영지라는 설명과 함께~ 이제껏 온통 대나무에 포위된 길을 걷다가 갑자기 확 트인 잔디밭이 등장! 이때 즈음 다시 뭔가에 토라진 꼬맹이가 홀로 떨어져 달래주기를 기다리고 서있다. 쓸쓸한 뒷모습과 함께 ^^. 이럴때 그냥 모른척 지나치면 어떻게 될까? 




마을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광풍각이라는 정자가 눈에 띈다. 담양은 앞서 말한대로 무등산과 추월산에 인접한 고장인데 조선중기 가사문학의 산실로 알려진 여러 정원과 정자들이 무등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어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그 중 소쇄원은 자연과 인공을 조화시킨 정원으로 유명한데 그 소쇄원에 있는 광풍각을 그대로 재현해 이곳에 조성해놨다. 그런데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한 분이 이곳에서 부채만들기 체험 공예를 운영하고 계셨다.




부채 방명록에 이름을 남기는 주원이. 그리고 아직 글을 못써서 구경꾼이 된 주하. 이곳에서 부채만들기를 체험하기로 했다.




할아버지 선생님의 설명을 잘~ 듣고



컷다고 스스로 만드는 주원이와 엄마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만들어보는 주하.



드디어 완성. 짠~~



부채살은 미리 만들어진 것. 종이도 주는대로 사용했으니, 그럼 도대체 뭘 체험한거냐. ㅡㅡ;     종이를 접어서 풀칠하고 대나무살에 붙이는 체험이다~



어딜가나 이 팀이 왔다 간 곳이면 관광명소로 유명세를 탄다. 바로 죽녹원에도 이곳 한옥마을 우송당에서 1박2일을 촬영했다고 한다.



우송당을 보니 왠지 사진으로는 1박2일 보다는 예전 '패밀리가 떳다' 프로가 더 어울릴것 같다. 저 넓은 평상에서 밥해먹고 멤버들이 노는 그림이 절로 그려지니... 이렇게 멋진 한옥에서 숙박 체험도 할수있다. 몇 곳이 실제 운영중에 있었고, 또 몇 곳이 신축중에 있었다. 대향 가득한 이런 한옥에서 하룻밤 자면 그것만으로 멋진 추억이 되겠다~ 아래 사진은 현재 숙박이 가능한 한옥동.




이곳이 생각보다 둘러볼 곳이 많아 여기저기 둘러보고 다녔는데 의외로 볼거리들이 많았다. 서당도 있었다. 사진촬영용이겠지~ 했는데 실제 훈장님도 계신가보더라.




이 곳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간단한 서당 체험을 하는것 같다. 우리가 간 날은 훈장님이 축제에 참여하느라 부재중 공지가 붙어있었다 ^^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해 애틋하다는 상사화도 곳곳에 피어있고




주인없는 서당 마당에서 지게도 지어보고, 장작도 패보고 우리끼리 신나게 놀고왔다. 훈장님이 있었으면 이놈들~~ 하지 않았을까? ^^ (훈장님이 이놈아저씨일지도..)



한옥마을을 실컷 즐기고 다시 대나무 산책로로 돌아왔다. 이젠 완만한 경사를 내려가는 길이다. 한참 걷다보니 아까 연못을 점령하고 있던 판다들이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신명나게 사물놀이를 하는 판다들~




거의 다 내려왔을때 기념품을 파는 샵도 나온다. 죽녹원을 한바퀴 도는데 두어시간 정도 소요되는것 같다. 그 안에서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고, 휴식도 하고, 매점도 있으니 반나절 가족들과 소풍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옛 선비들이 사군자중 하나로 추앙했던 대나무를 만끽할 수 있었다. 



담양에는 이런 다 큰 대나무 마디를 잘라 쌀을 넣고 찐 대통밥이 유명하다. 근데 사실 나는 개인적으로 비추다. 밥에 대나무향이 베어있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대나무를 밥 한번 짓고 버릴리가 없으니 얼마나 재활용 했을지 모를 일이다. 실제로 먹어보기도 했는데 대향은 무슨 개뿔.. ㅡㅡ;  그냥 밥 먹는게 낫다. 대통밥이라고 1,2천원 더주고 먹는것보다. 그보다는 담양에 많이있는 떡갈비나 돼지갈비를 먹는걸 추천한다. 담양이 떡갈비의 원조라는 말도 있다. 그런데 담양 떡갈비는 쇠고기가 유명하고, 돼지고기로 만든 떡갈비는 광주의 송정동 쪽이 유명하다. 담번에 집에 올때는 용인 에버랜드에 가기로 아이들과 약속했다. 작년 이맘때 에버랜드를 갔는데 마침 할로윈 축제기간이어서 볼거리가 풍성했다. 그래서 올해도 축제기간에 가기로 했는데, 이렇게 나들이 한번씩 갈때마다 가을이 점점 지나가는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또 금방 겨울이 되고 올해도 저물겠구나 싶은 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