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와 꿀꿀이2012. 6. 26. 06:40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큰 딸, 주원이다.

작은딸 주하가 천방지축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으면서도 작고, 귀여운 아기새, 혹은 똥강아지 같다면, 큰 딸 주원이는 의젓하고, 든든하고, 착하고, 속이 꽉 찬 느낌의 아이다. 첫아이라서 엄마, 아빠의 온갖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지만, 또 엄하게 키우느라 어리광이나 고집 부리는걸 용납하지 않았다. 게다가 저도 어린 나이에 동생을 보고나서는 항상 언니니까 양보하고, 포기하는 생활에 익숙해져야만 했다. 그러면서 세상 모든 큰딸들이 그러하듯 어리광 철부지가 아니라 조숙하고 어른스럽게 자라고 있다. 그치만 마음 한켠에선 항상 동생에 대한 불만과 피해의식에 싸여있기도 하고~

 

 

그런면에선 미안하기도 하지만, 또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 가족의 모든 관심은 항상 작은딸 보다도 큰 딸 주원이에게 맞춰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주원이가 유치원 다닐적 유치원에서 누에고치를 가져왔을땐 먹이로 주는 뽕잎을 따기위해 엄마, 아빠가 여수 변두리 산길을 헤매고 다니면서 뽕나무를 찾아 다녔고, 재롱잔치를 할라치면 연차휴가를 쓰고 참석을 했다. 배우고 싶어하는 건 뭐든지 뒷바라지 하고있고, 옷이나 신발도 항상 새걸로만 장만해준다. 반면에 둘째 주하를 돌이켜보니 항상 언니에게 밀려 뒷전이다. 주하가 유치원에 다니고 있지만 그보다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언니의 학창생활이 항상 우리의 관심대상이다. 주하를 위해서 유치원 행사에 참석한 적도 기억에 없고, 숙제 해주느라 부산을 떤 기억도 없다. 게다가 옷이나 신발은 항상 언니가 쓰다 작아진것들을 물려 받고 있고, 뭐하나 제대로 시키지도 않는다.

 

주원이는 요즘 주말에는 발레를 하고, 평일에는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아빠가 피아노에 대한 로망이 있다. 나 어릴적 길을 가다 어느집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연주소리가 너무 예쁘고, 인상적이어서 길을 멈추고 그 집앞에서 한참동안 연주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잘 치지는 못한 연주였지만 피아노 소리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었다. 그 뒤로 내 이상형은 '피아노 잘치는 여자'였다. 지금 아내는 자칭 '피아노 잘치는 여자'라지만 결혼후 지금껏 한번도 제대로 된 연주를 들려준 적이 없다. 왜 실력을 안보여주냐고 물으면 연장을 탓하지만 -집에는 디지털 피아노만 있다- 아무래도 가끔씩 애들에게 들려주는 동요, 거기까지가 실력인것 같다... ㅡㅡ; 우리애들은 피아노를 잘 쳤으면 좋겠다.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기회가 된다면 지금이라도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 나 어릴적에는 남자들이 웅변학원, 태권도학원을 많이 다녔고 피아노는 그리 대중적인 특별활동이 아니었다. 피아노 하면 대부분 여자애들이 배웠었고, 일부 소수정예 부잣집 아들들이 피아노를 치기도 했었다.

 

주원이가 피아노를 배운지 6개월여가 지나자 소나티네 라는 단계에 입문했다고 했다. 전에는 바이엘, 체르니 이런식으로 진도가 나가더니 요즘엔 소나티네라는 단계로 넘어간다고. 그러더니 피아노 학원에서 지역 콩쿨에 참가하라고 연락이 왔다. 큰 대회는 아니지만 무대 경험 측면에서 한번 해보는게 좋겠다는 생각인듯 했다. 콩쿨에 참가한다고 하면 현란한 손놀림에 격정적인 연주가 떠오르지만 초등부부터 성인부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콩쿨이라서 각기 실력도 제각각이었다고 한다. 나는 평일이라 참석하지 못하고 아내가 어머니와 함께 주원이 콩쿨에 다녀와서 보내온 사진이다.

 

 

참가자들중 가장 어린 초등1년부다. 8명이 참가했다고 하는데 저 조그만 아이가 저보다 훨씬 큰 그랜드 피아노와 그보다도 훨씬 큰 무대에서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연습했던 곡을 연주했다. 참 대견스럽다. 그리고 최우수상 수상!

오늘 드디어 상장이 도착했다. 개인에게 직접 주지않고 학교로 보내왔기에 선생님이 전해주셨다고 한다. 얼굴에 자랑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


 


어른들도 큰 무대에 서면 덜덜 떨게 마련인데 주원이는 무대 체질인가 보다. 더 어렸을때도 밸리댄스로 무대에 서 수상한 경험도 있고하니 무대공포증에 단련이 된건지 아님 아직 어려서 그런걸 모르는건지~ 싫증내지 않는다면 오래오래 피아노는 가르치고 싶다. 아빠를 위해서 엄마도 안해줬던 피아노 연주를 멋지게 들려준다면 바랄게 없겠다. 얼마전에 읽었던 최문정 소설 '아빠의 별'에 보면 발레리나로 성공한 딸과 아빠의 이야기가 나온다. 비록 소설속에서 아빠와 딸은 보이지 않는 벽을 두고 거리감이 있지만, 아빠는 딸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 모든것을 희생할 각오가 돼있는 존재다. 그리고 그런 뒷바라지를 받고 성공한 딸은 아빠의 가슴속에 '별'이 된다. 우리 딸들도 훌륭히 자라서 아빠의 별이 되줬으면 좋겠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이쁜 따님들을 두셨군요...
    어느 집이나 비슷한거 같아요..
    큰애랑 작은애랑 하는거 보면 많이 다른거 같습니다..
    최우수상 무척 자랑스럽겠습니다...축하드립니다^^

    2012.06.26 08: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감사합니다~ 보통 피아노 하는 애들 보면 어느정도 올라서면
      싫증을 내고 포기하더라구요. 우리애는 오래오래 재밌게
      피아노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2012.06.26 08:47 신고 [ ADDR : EDIT/ DEL ]
  3. 너무나 예쁘고 자랑스러운 따님이네요.
    축하드려요.

    2012.06.26 08:23 [ ADDR : EDIT/ DEL : REPLY ]
  4. 알 수 없는 사용자

    저는 피아노랑 악기 체질이 아니였나봅니다. 피아노도 체르니 100에서 끝내고
    풀룻도 배우다가 때려치고.. -_-?바이올린도 하다가 손가락 아파서 안하고..
    예체능은 영 꽝이라는 ㅠㅠ
    암튼 이렇게 최우수상을 받으니 기분 좋으시겠어요 발레에도 수상을 했다고 하니
    상복이 터졌습니다 ^^

    2012.06.26 08:32 [ ADDR : EDIT/ DEL : REPLY ]
    • 그와함께 꽃씨님이 하고싶어하는건 다 시켜준 부모님도
      대단하시네요. 피아노에 플룻에 바이올린까지~ ^^

      2012.06.26 08:47 신고 [ ADDR : EDIT/ DEL ]
  5. 축하드립니다.
    아빠의 별...잘 자라주길 바래 봅니다.ㅎㅎ

    2012.06.26 08: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게요. 큰딸은 사춘기도 무난히 지날것 같은데 작은놈, 저놈이
      걱정이에요. 벌써부터 ㅡㅡ;

      2012.06.26 08:48 신고 [ ADDR : EDIT/ DEL ]
  6. 강춘

    피아노 수상한 것 축하해야지만 너무 예쁘게 생긴 주원이입니다.^^*

    2012.06.26 08:38 [ ADDR : EDIT/ DEL : REPLY ]
  7. 최우수상 축하합니다. 앞날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12.06.26 09: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와~ 효리사랑님 오랫만입니다. 지금도 축구계는 잘 돌아가고 있지요? ^^;;

      2012.06.26 13:13 신고 [ ADDR : EDIT/ DEL ]
  8. 대견합니다. 멋진 모습 보기 좋고요. 행복이 느껴집니다.
    자리에 함께 하셨으면 더욱 좋았을텐데요.
    아이들 발표 자리에 아빠가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은 정말 아쉬워요.
    학교에서 상장까지 받았으니, 기분도 최고였겠는데요? ^^

    2012.06.26 09: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게요. 같은 지역에만 있었어도 어떻게든 나와보려고 했는데
      섬에서 근무하는지라 여의치 않더라구요~

      2012.06.26 13:12 신고 [ ADDR : EDIT/ DEL ]
  9. 알 수 없는 사용자

    저도 로망이 피아노치는 여자~~~~~~~~~~
    그래서 딸에게 약 5년이상을 시캬보았으나~
    역시 무리인듯....ㅎㅎ

    2012.06.26 09:43 [ ADDR : EDIT/ DEL : REPLY ]
    • ㅎㅎㅎ 그래도 5년이면 대중적인 곡들은 연주하지 않을까요?
      뭐든 아이들이 재밌어해야 지속될것 같습니다~

      2012.06.26 13:12 신고 [ ADDR : EDIT/ DEL ]
  10. 이야...
    정말 대단합니다+_+
    아빠소님 뿌듯하셨었겠어요~ ㅎ

    2012.06.26 09: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참 기특하고 뿌듯하셨을 것 같아요 :-)
    저도 어릴적에 피아노를 배웠었는데 전공을 할지 말지를 놓고 어른들께서 참 많이 고민을 하셨더랬죠.
    그 사이 전 매일같이 피아노에 앉아 있어야 하는 현실에 슬슬 질려가고 있었고요.
    그래서 어느 날 갑자기 관두겠다고 이야길 하게 됐답니다.
    그리고 거의 몇년간 피아노 근처에 가지도 않았고요.
    아이가 즐기면서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부모님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2012.06.26 10: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피아노뿐만 아니라 어떤 악기 혹은 운동도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하고, 재능이 있으면 발전속도가 빠르지만 위기가 닥쳐옵니다.
      싫증,짜증,미래에 대한 불안, 진전이 없는 답보.. 훌륭한 예능인들은
      이런 위기를 잘 극복하고나서 성공하게 되고, 보통 일반인들은
      거기서 좌절하고 포기하게 되는것 같아요. 근데 꼭 재능이 있다고해서
      업으로 삼을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그냥 취미생활로 만족해도
      삶이 즐거울테니까요. 스트레스 받으면서 매달리지 말고 말이죠~

      2012.06.26 13:08 신고 [ ADDR : EDIT/ DEL ]
  12. 지금도 충분히 빛나는 아빠의 별이지만
    앞으로 훌륭하게 자라서 모든 사람에게 빛나는 별이 될 것 같습니다.

    2012.06.26 10: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아이에게는 정말 큰 무대일텐데 참 대견하겠어요 . 보는것만으로도 흐뭇한 미소가 띄워지는데
    아빠소님은 뭐 입이 귀에 걸리시겠군요.ㅎㅎ

    2012.06.26 11: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 연주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았으면 좋았을텐데
      망원렌즈가 없어서 너무 멀었다고 하네요. 그게 아쉽습니다~

      2012.06.26 13:03 신고 [ ADDR : EDIT/ DEL ]
  14. 대단한데요?? 비록 작은 콩쿨이지만,,
    이게 다 시작인거 같아요~~아주 흐뭇하셨을거 같아요

    2012.06.26 11: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게요. 대번에 상받았다고 피아노 사달라는 통에 혼났습니다 ㅡㅡ;

      2012.06.26 13:02 신고 [ ADDR : EDIT/ DEL ]
  15. 정말 일상의 피로가 싹 풀리는 순간이셨겠는데요.~~~ ^^
    이렇게 예쁜 따님을 두시다니 정말 행복하시겠습니다.

    2012.06.26 12: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대범한 면(?!)이 부럽습니다.
    저는 아직도 셋 이상 모인데서 뭔가 이야기를 하려면 가슴이 두근두근두근...
    약간 여담이지만, 저도 악기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어떻게 시간을 내서 배워볼까 합니다 -_-;
    그러니 아빠소 님께서도 과감히(?!) 배워보시는 건 어떨까요?! 피아노 잘 치는 남자, 매력있잖아요:)

    2012.06.26 12: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게요. 저도 포기하지 않고 언젠가는 꼭 배워볼겁니다~
      레이니아님은 어떤 악기에 대한 로망이신지?

      2012.06.26 12:58 신고 [ ADDR : EDIT/ DEL ]
    • 질문이 하나 더 달린걸 이제 봤...*-_-*
      전 오카리나와 피아노요:)
      어렸을 때, 피아노는 배웠다가 지금 다 까먹어서 다시 배우고 싶고
      오카리나는... 가지고 있고 이제 대충 불 줄도 아는데 손이 작아서 예쁜 소리를 낼 수가 없더라구요...^^;

      2012.06.29 15:40 신고 [ ADDR : EDIT/ DEL ]
  17. 그래요.
    주원이와 주하가 예쁘게 잘 자라서 아빠의 별이 될 겁니다.
    아무튼 주원이의 최우수상 수상을 축하하구요.
    아빠소님의 기뻐하시는 모습이 연상이 됩니다..^^

    2012.06.26 13:42 [ ADDR : EDIT/ DEL : REPLY ]
    • 정말 부모가 되는 순간부터 온통 아이들에게 올인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2012.06.26 12:59 신고 [ ADDR : EDIT/ DEL ]
  18. 와`~축하 축하드립니다.
    공주님 얼굴도 예쁘고 솜씨도 짱입니다..
    아빠소님 넘 부러운데요?

    2012.06.26 14: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왜 그러세요~ 물론 제눈에야 제일 이쁘고 멋진 딸입니다만,
      모든 부모들이 다 고슴도치 잖아요 ^^

      2012.06.27 00:22 신고 [ ADDR : EDIT/ DEL ]
  19. 오호 대단합니다~~~ 아마 아빠를 닮았나봅니다~~

    2012.06.26 15:42 [ ADDR : EDIT/ DEL : REPLY ]
    • 전 손재주가 없어요. 엄마를 닮은겝니다..근데 무대 체질인건
      아빠를 닮은 영향도 있겠네요. 제가 무대에서 떨지 않거든요 ^^

      2012.06.27 00:24 신고 [ ADDR : EDIT/ DEL ]
  20. 이야, 최우수상
    정말 대견하겠어요.
    저는 남자임에도 피아노를 한동안 배웠는데
    소질이 덜한지 어느정도 수준에서부터는 잘 안올라서 간뒀어요.

    2012.06.26 19: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부럽습니다. 저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요~

      2012.06.27 00:24 신고 [ ADDR : EDIT/ DEL ]
  21. 알 수 없는 사용자

    상장도 받아오고 기특하고.
    너무너무 기분 좋으시겟어요..ㅎ
    이뻐용..ㅎㅎ

    2012.06.27 06:3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