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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물밑에서 진행되는 또하나의 전쟁 '자원전쟁'

소설 '자원전쟁'은 일본인 작가 쿠로키료가 쓴 중동의 원유 확보를 위한 치열한 물밑협상과
트레이더들의 숨막히는 첩보전을 그린 소설이다. 작가가 카이로 아메리칸 대학교 대학원에서
중동 연구과 과정 석사학위자 인데다, 은행과 증권회사, 종합상사에서 23년간 근무하며
국제협조 융자, 프로젝트 파이낸스, 무역 금융등의 업무를 직접 수행하였기에 소설에 묘사된
원유 확보를 위한 종합상사의 업무 추진과정이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듯이 세부적이고,
현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한 건의 수출입을 성사시키기도 어려운 마당에 특히 국제적으로
민감한 중동지역의 원유를 수급하기 위한 협상은 오죽 예민하고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있겠
는가! 더군다나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기는 UN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를 이유로 무역봉쇄
에 나서 의약품과 식량을 사기위한 원유판매를 제외하고 일체의 수출입을 금지하던 시기이다.
이때 주인공 가나자와가 일본을 대표하는 종합상사 이쓰이상사 소속으로 이란, 이라크 원유
수급을 위해 좌충우돌하는 파란만장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 일본인 작가가 쓴 작품이다보니 일본인의 시각에서 치열한 국제적 원유 쟁탈전을 표현
하고 있지만, 유전 하나 갖고있지 않은 우리나라 역시 일본과 다를게 없는 처지이다 보니
남의 일이 아닌 바로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고있는듯 하다. 그러면서 일본은 이토록 치밀하게
준비하고, 움직이고 있는데 과연 현실속의 우리나라도 이처럼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는지
사뭇 궁금하다. 소설속에서 한국이 여러번 언급되기도 한다. 하지만 언급되는 부분이 자원
확보를 치열한 물밑 싸움에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란, 이라크등 중동지역에 건설된
도로, 원유수송관등 건설업계에 관련된 부분이 많더라. 현대건설, 대우건설등이 거론된다.

책 제목은 '자원 전쟁'이지만 실제로는 '원유 전쟁'을 다루고 있다. 게다가 단점이라면 종합
상사의 업무 추진 과정이나, 에너지 파생상품 트레이더의 업무가 너무 자세하게 묘사되고 있어
자칫 지루함을 느낄수도 있다는 점을 들수있다. 다행히 숨막히게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에
맞춰 온 신경을 쏟다 거래를 성사시키는 과정에 흥미를 갖고 몰입할수 있다면 꽤 근사한 소설
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독자들이 이 책을 접하게 되면 한장, 한장 페이지 넘기는것 자체가
고역이 될수도 있다.

어쨋든 이 책을 읽고 느끼는 바는 모든이들이 동일할 것이다.
원유를 비롯한 자원 확보가 '장난이 아니다~' 라는 것. 자원확보를 위해 각 나라들이 사활을
걸고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면 한방울의 기름도 아껴쓰고, 필요없이 켜놓은 전기불도 다시
돌아보게 한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수 있겠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이런 국제적인
물밑싸움속에 한국도 당당히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해본다.

자원전쟁 1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쿠로키 료 / 박은희,이진주역
출판 : 황금부엉이 2011.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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