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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가벼운 일본 추리소설 '밀실의 열쇠를 빌려드립니다'

일본은 추리소설 분야가 발달한 나라다. 사실 추리소설 뿐만이 아니고 출판업계 자체가

우리와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발달된 나라다. 성인들의 1년 독서량 부터서가 비교가 되지

않으니 말 다한거지... 기껏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팔리는 책들은 중,고등학생용 참고서류

지만 일본에서는 다양한 소재를 다양한 측면에서 다루는 책들이 많다. 아기자기한 잔 재미를

주는 책에서부터 대하 역사소설, 국제관계를 다루는 전문적인 책까지!

그중의 한 분야가 추리소설인데 그렇기에 우리 문학의 추리소설에 만족하지 못한 독자들이

일본의 추리소설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오늘 읽은 책은 히가시가와 도쿠야가 쓴 <밀실의 열쇠를 빌려드립니다> 이다.

밀실, 외부세계와 완벽하게 차단되어 있는 공간을 뜻하는 밀실은 일본 추리소설에서자주

등장하는 공간적 배경이다. 밀실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밀실 안에는 피해자와 소설의

주요인물 두사람 밖에 없었다. 그런데 주요인물은 살인자가 아니다. 그럼 누가 어떤 방법으로

피해자를 죽였을까? 이 소설 역시 이런 뼈대를 가지고 진행된다. 다소 치밀하지 못해 보이는

주인공들이지만, 결국에는 냉철한 추리력을 바탕으로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 무척 흥미

진진하다.

 

 

소설은 살인사건이 일어난 날을 기준으로 나흘동안 있었던 일과, 범인을 추적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사망자와 밀실에 함께있던 유일한 인물인 주인공을 범인으로 단정하고 추격하는

형사들과, 형사들을 피해 달아나면서 진범을 찾기위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주인공 두 시각

을 교차시키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소설을 읽다보면 나오는 인물 모두가 범인같고, 또

모두가 범인이 아닌것도 같다. 이런게 바로 추리소설의 진정한 묘미 아닐까?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한번 간단히 추리해보자. 외부에서 침입할수 없는 밀실(방)에 두사람이

함께 있다. 한사람이 잠깐 정신을 다른데 쏟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함께 있던 사람이

죽어있다. 심장마비 같은 자연사가 아니라 흉기에 찔려 죽어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수

있을까? 이 경우에는 함께있던 다른사람이 100% 범인일게다. 그렇다면 밀실의 범위를 약간

크게 봐서 문이 안에서 잠겨져 있는 집이고, 모든 창들도 안에서 잠겨있는데 욕실의 조그마한

창이 반쯤 열려있었고, 욕실에서 샤워하다가 죽은채로 발견됐다. 이 집은 1층이다.

다른사람이 방음이 완벽한 방에 머물러 있다 나와보니 함께있던 사람이 욕실에서 죽은채 발견

됐다. 칼에 찔린채... 이런 경우는 어떤 가설을 세울수 있을까? 아마 함께 있던 사람이 범인일

가능성이 90%쯤? 나머지 10% 확률에 희망을 걸고 주인공은 자신의 누명을 벗기위해 사력을

다한다.

 

너무 소설 내용을 디테일하게 까발리는것 같아 찜찜하지만 두가지 가설이 나온다.

첫째는 다른사람이 방음방에 들어가 밖의 상황을 모를때 사망자가 스스로 집밖으로 나갔다가

칼에 찔려 돌아오고, 돌아온 다음 안에서 문을 잠근후 상처가 악화돼 죽었다는 가설.

둘째는 욕실의 창 밖에서 칼을 긴 막대에 연결해 창처럼 만들어 샤워하는 사람을 찔러 죽인다는

가설이 등장한다. 그 다음 칼을 막대에서 분리해 던져 놓았다는 것.

 

이 작품은 작가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처녀작이다. 이 작품으로 등단했다. 그렇지만 잘 짜여진

구성으로, 흔히 아쉬운 작품들을 읽을때 느끼는 용두사미의 결말이나, 개연성이 부족한

사건전개가 느껴지지 않는다. 참 재미있는 작품이다. 뭔가 엉성한듯 하면서 재미가 있던 탓에

새벽 두시까지 책을 놓지 못했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다음에 읽으려고 찜해둔 추리소설 역시

일본소설이자 '밀실'을 다룬 작품이더라...



밀실의 열쇠를 빌려드립니다
국내도서>소설
저자 : 히가시가와 도쿠야 / 임희선역
출판 : 지식여행 201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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