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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지네 이야기

지네를 아십니까?
당연히 알겠지...
그럼 지네를 본 적이 있습니까?
본 적? 지네를 봤던가? 갸우뚱~

아마 시골 출신분들을 제외하고 여러분이 순수 도시에서 나고 자란 '도시촌놈'이라면
위와 같은 문답이 오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네가 뭔지는 잘알고 있지만 실제로 지네를 본 기억은 가물가물~
나 역시 그랬다. 지네가 사람을 문다는것도, 물리면 독이 상당히 세서 물린 사람이 
고생한다고 들었다. 또 주위에 지네를 아는 사람들도 의외로 지네를 무서워하는 것이 아닌가!
난 뱀도 아닌 그깟 벌레가 뭐 무섭다고...그냥 조심하면 되는거지..했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근무하는 섬은 유달리 벌레들이 많은데 그중 내가 싫어하는 놈들의 집합소같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뱀. 그 뱀이 이 섬에는 유독 많다.
원래 섬지방에 뱀이 많다는 말도 들었고. 근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같이 근무하는 동료들은
모두 한두번씩 뱀을 봤다고 하는데 유독 나는 아직까지 직접 본적이 없다.
심지어 사무실 앞에서도 종종 목격된다고 한다.
그래서 더 무섭다 ㅡㅡ; 
사무실이 산 중턱을 깎아 만든 가건물인데 주로 밤중에 퇴근해서 숙소로
내려가는지라 깜깜한 밤길이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다. 발 밑이 안보이니까...
아니, 내가 이곳에서 한번도 뱀을 안본건 아니다.
일이 있어 차를 타고 산간도로를 넘어 오가다 보면
콘크리트 포장도로 위에 차에 깔려 죽어있는 뱀을 몇번 보긴했다.
그땐 그냥 차에 타고있어 무서운게 없었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요놈들이 얼마나 많이 돌아다니면 차도 몇대 없는 이 섬에서 차에 깔려
죽었는지...또다시 심각해진다.

또다시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지네 이야기다.
이 지네는 뱀처럼 길거리를 돌아다니거나 사무실 앞에 출몰하는게 아니라
꼭 숙소에서 나타난다.
한 동료의 경험담.
자고있는데 뭐가 얼굴에 기어다녀 놀라 잠결에 손으로 훝어냈는데
따끔하면서 잠이 확 깨더란다. 일어나 불을 켜고 봤더니 커다랗고 기다란
끔찍하게 생긴 지네가 무지하게 빠른 속도로 방을 기어다니고 있더라는...
소름이 쫙 돋았단다. 그런데 물린 자리가 퉁퉁 불어오르고 쓰라려서
다음날 보건소까지 갔다고 한다.
주로 지네에 관한 직장 동료들의 경험담은 비슷한게 거의가 밤에 자다가
발견한다는 점.
사각사각 소리가 나 놀라 눈을 떠 불을 켰더니 바로 베게옆에서 
지네가 기어가고 있더라~
자는데 뭐가 이불위로 툭 떨어져 일어나보니 지네가 천장에서 떨어졌더라~등등..
눈뜨고 있을때보다 눈감고 자고있는데 나타나는 이 녀석은 속수무책이다.

난 사실 한번도 지네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기에 저런 말을 듣고도 무감각했다.
그러다 지네를 보게됐다...


(사무실에 나타난 지네)


숙소에서 본 녀석은 정말 징그러웠다. 생각보다 훨씬 큰데다가 그 많은 발들이
쉴새없이 움직이며 빠른속도로 이동한다.
게다가 "나 독 있어" 하고 외치듯 빨간 대가리는 보기만해도 위협적이다.
모기약을 뿌리니 꽤 오랜시간 버둥거리긴 해도 죽긴 죽었다.
보통 작은 벌레들은 휴지를 뜯어 잡기도 하지만 요 지네는 그럴 단계를 한참 벗어나있다.
둔기를 이용해 때려잡거나 아니면 약뿌리고 죽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ㅡㅡ;;;;;
윗 사진은 사무실에 나타난 지네를 찍은 사진
아직까지 지네를 경험하지 못하신 분이나 이 글을 읽고 예전 지네잡고 놀던(?)
어린시절이 생각나 추억에 잠기실 분들을 위해 생 동영상으로 준비했다.
감상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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