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본영화,읽은책

끔찍한 일본의 만행, 난징대학살에 대해 알게된 책 '역사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

역사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 이 책은 1937년 12월 중국의 난징을 점령한 일본이 6주간 철저히 도시를 파괴하면서 저지른 대학살을 기록한 책이다. 우리나라도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일본으로부터 수많은 집단학살과 인권유린을 당해왔지만 이는 비단 한국만이 아닌 일본으로부터 침략을 받고 점령당한 중국과 동아시아 대부분의 나라에서 겪은 공통적인 참상이다. 북경과 더불어 오랜 중국 역사속에서 수도이기도 했던 남경은 중국을 대표하는 문화의 도시이자 유서깊은 역사의 도시였다. 정확한 통계가 없어 확정할수는 없지만 일본의 침략 당시 인구가 대략 60~70만명이 거주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일본이 상하이를 점령하고, 난징마저 함락시킨후 6주동안 약 34만명 가량이 학살당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 서던 일리노이 대학교 명예교수 우 테인 웨이

물론 사실일 수도, 다소 과장된 수치일수도 있지만 그 어마어마한 집단학살의 규모에 입을 다물수가 없게한다.

 

 

 

작가는 중국계 미국인인 아이리스 장이다. 몹시 아름다운 여성이면서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AP와 시카고 트리뷴지에서 기자로 활동하기도 한 지식인이기도 했던 그녀는 그러나, 이 책을 발간한 이후 일본 우익세력으로부터 끊임없이 신변에 협박을 받고, 취재 당시에 알게된 참상에 심한 우울증까지 걸려 종국에는 권총자살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36세의 나이에. 
 

 

 

나 역시 난징에서 대학살이 있었다는 사실만 막연하게 알고 있다가 이 책을 통해 그 참상을 적나라하게 알게 됐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그 끔찍함에 몸서리 쳐야만 했다. 아이리스 장이 이 책을 쓰면서 가장 궁금해했던 사실이 왜 이런 끔찍한 역사가 일본은 물론, 연합국인 서방세계, 심지어 자국인 중국에서도 진상규명이 되지 않고, 묻혀져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그래서 첫번째로 난징대학살의 참상을 있는그대로 기술하였고, 두번째로 이 사건이 묻힐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엄연한 역사적 진실을 인정하지 않고 어떻게든 감추고 변명으로만 일관하는 일본의 뻔뻔수러움을 고발한다. 책 초반부에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을 소개한다.


 

 

 

이 대목을 읽고있다보면 중국계 미국인 작가지만 적어도 일본에 대해서는 한국인과 중국인의 입장이 똑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언제쯤 일본의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과오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주변국들에게 가슴에서 우러나는 사과와 참회를 하게될까. 희생자들을 위해 내어놓은 배상금이 독일의 1퍼센트도 되지않는다는 사실, 대부분의 나치들이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로 인해 투옥되거나 공직에서 추방당한 것과 달리 일본의 범죄자들은 전후에도 여전히 기업과 정부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 기회가 있을때마다 홀로코스트 희생에 대해 거듭 사과하는 독일과 달리 수도 도쿄에 전범들을 위한 신사를 지어놓은 사실, 무엇보다 명백한 증거와 기록에도 불구하고 난징에서 저지른 대학살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는 사실이 지금의 일본이라는 나라를 보여주는 것이리라. 원제는 <The Rape Of Nanking>.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