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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코미디언이 쓴 눈물나는 책 '웃기고 자빠졌네'

김미화가 책을 냈다. 우리가 일부러 의식하든 안하든 간에 어느 사이에 김미화란 이름은 코미디언보다는 소셜테이너, 진보 연예인, 정치 연예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잘 알려진 바대로 KBS의 블랙리스트 사건을 시발로 국정원과 국무총리실의 대대적인 민간인 사찰때 소위 야성이 강한 연예인으로 지목돼 사찰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 MBC의 인기 라디오 시사프로인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 자리에서 쫒겨나듯 물러나야만 했던 전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마이크를 놓지않고 지금도 CBS에서 '김미화의 여러분'이라는 시사프로의 진행을 맡고있다.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KBS의 블랙리스트 사건, 그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김미화가 트위터를 통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고, KBS는 이를 부인하며 방송국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고소했던 사건, 결국 유야무야 소를 취하하면서 잊혀져 갔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그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믿었고, 실제 그 리스트에 나온 연예인들이 차별을 겪고있다고 알고있다. 그 사건의 당사자 김미화가 사건의 발단부터 결말까지, 그리고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겪어왔던 방송환경의 변화와 정권의 언론장악 기도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김미화는 방송인, 소셜테이너, 진보연예인등 자신의 이름앞에 붙여진 수많은 수식어구 중에 '코미디언' 김미화라는 이름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죽어서 묘비에도 '김미화 웃기고 자빠졌네'라는 글귀를 새겨주길 바란단다. 자신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스스로가 좌네 우네, 한나라당이네 민주당이네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상하게 이명박 정권 출범이후 좌파 연예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버렸다고. 돌이켜 보건데 92년도에 행사장에서 노무현 국회의원을 만났던 일, 2002년 대통령 개표방송에서 야외 진행을 하다 당선자에게 선물을 전달했던 일 -그때도 대통령이 된 사람이 노무현이었다- , 청와대에서 진행된 행사에 몇번 사회를 본 일 등이 모여 반대세력에게 미운 털이 박히게 되었다고. 책을 읽다보니 김미화가 좌익이라서, 혹은 진보 연예인이라서 현 정부에 미움을 받은게 아니라,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의 실세들이 자꾸 좌익으로 몰고가면서 차별하고, 탄압 하다보니 자연스레 점점 더 그쪽으로 갈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누가 뭐래도 반 이명박, 반 새누리당의 선봉에 서있는 연예인이 되버렸으니까. 일명 '명쫒사'의 멤버란다. '명박에 의해 쫒겨난 사람들'. 이 멤버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한마디씩 위로를 주고받는데 멤버들의 명단이 화려하다. KBS에서 쫒겨난 정연주 사장, MBC 뉴스데스크에서 쫒겨난 신경민 앵커, KBS와 MBC에서 중도하차한 김미화, MBC에서 쫒겨난 이근행 피디, YTN에서 쫒겨난 노종면 기자, 판사 재임용에서 '각하의 빅엿' 트윗으로 쫒겨난 서기호 판사, 쌍용자동차 집행부 사람들, MB정부 초기 유인촌 장관에게 쫒겨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김정현 위원장과 국립현대미술관 김윤수 관장, 명진스님까지~

 

 

잘나가던 코미디언 김미화가 별안간 좌파 연예인으로 낙인찍혀 KBS 프로그램에 출연을 시키지 말아라는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다는 사실을 KBS의 작가에게 전해듣고, 황당하고 허탈한 마음에 올렸던 트윗 문구. 이 트윗으로 인해 KBS는 김미화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했고, 이때부터 김미화의 수난이 시작됐다. 지금 읽어봐도 뭐가 문제가 되는건지 알수가 없다. 그리고 사실 이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는걸 지금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MB정부 임기말을 향해 가면서 그동안 탄압받던 언론인들이 당해왔던 믿기지 않는 추악한 과정들이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다. KBS정연주 사장의 해임과정을 증언한 '정연주의 증언'을 필두로 신경민 앵커도 책을 냈고, 얼마전엔 YTN 해고기자 노종면 기자도 책을 출간했다. 그리고 이번 김미화까지. 다시는 우리 사회에 있어서도 안되는 이런 비민주적이고, 악질적인 정권을 이들의 증언을 통해 역사에 남기고 똑똑히 기억해야 할것이다. 그리고 정치보복이라는 허튼 소리 집어치우고 이런 비민주적인 일에 앞장서고 과잉충성했던 자들이 어떤 길을 걸을지 분명히 지켜보도록 하자. 누구보다 우리에게 웃음을 주고 싶어하는 코미디언이 쓰는 책을 읽으면서 눈물이 나는 지금의 현실, 2012년 MB의 추억을 기억하자.

아래에 소개되는 책들은 모두 비슷한 증언을 담고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김미화의 웃기고 자빠졌네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김미화
출판 : 메디치미디어 201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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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소리나는 이야기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정재홍
출판 : 미다스북스 201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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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의 증언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정연주
출판 : 오마이북 201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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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면의 돌파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노종면
출판 : 퍼플카우 2012.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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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의 개념사회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신경민
출판 : 메디치미디어 2012.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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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라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유한이
출판 : 헤르츠나인 201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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