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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미국사가 궁금할땐, '미국사 다이제스트100'

미국사가 궁금했다. 한국사를 좋아하다보니 처음에는 한국사 관련 책들만 주의깊게 읽었지 세계사에는 별 관심이 없었더랬다. 그러다가 어느날 우연히 '천일의 앤'에 흥미를 느껴 자료를 찾다 보니 영국사도 여간 흥미진진한게 아니었다. 자연스레 영국사를 뒤지다보니 영국과 앙숙인 프랑스사가 함께 공부가 되었고, 차츰 세계사에도 관심이 가게됐다. 당연한 수순일까? 요즘엔 미국사가 궁금했다. 영국에서 분리해 나온 미국이란 나라가 어떻게 오늘날 영국보다 훨씬 강한 국력을 갖게 됐는지, 아니 애초에 어떻게 본토보다 훨씬 더 넓은 아메리카 대륙을 미국이 독차지 할수 있었는지, 어떻게 캐나다와 미국은 칼로 자른듯한 국경선을 갖게 되었는지, 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롬버스의 국적은 스페인이었는데 영국이 스페인보다 먼저 진출할수 있었는지 등등... 그러던 차에 좋은 책을 발견하고 읽게됐다. <미국사 다이제스트100>.

 

 

이 책은 '다이제스트100'이라는 시리즈중 하나이다. 미국사 외에도 라틴아메리카, 이집트, 러시아, 한국현대사, 세계전쟁사, 세계사, 한국사, 일본사, 중국사 다이제스트가 나와있다. 한 나라의 역사를 책 한권으로 다루다보니 깊이있는 내용까지 파고들수는 없겠지만 개략적인 역사를 알기에는 손색이 없다. 나 역시 미국사에 관해 궁금하던 모든것들이 책을 읽으면서 말끔히 해소가 됐다. 더 깊은 얘기까지 알면 좋긴 하겠지만 머리 아플것같고, 이쯤만 되도 만족스럽다 ^^ 인상깊었던 대목을 잠깐 소개해본다.

 

 

1492년 콜롬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고 하지만 이는 당시 유럽인들의 관점에서 봤을때 신대륙 발견이었지, 엄연히 당시에도 그곳은 사람들이 살고있는 임자있는 땅이었다. 그리고 그 원주민들의 뿌리가 아시아에서 건너간 몽골인이었다고. 전혀 몰랐던 사실을 첫장부터 알게됐다. 몽골인들이 아메리카로 이주했던 당시는 빙하기라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이 시베리아와 알라스카가 육로로 연결되었을거라고 추측한다고 한다. 왜 아메리카 원주민을 인디언이라고 불렀는지는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콜롬버스가 발견한 땅이 인도로 알고 있었던 이유였다. 인도에 살고있는 원주민이니 인디언이라고 불렀을 수 밖에. 당시에도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은 아시아와 육로 혹은 해로를 통해 소규모의 무역을 하고있었고, 뱃길을 이용해 인도도 오갔던 시절이다. 다만 유럽에서 동쪽 뱃길을 통해 인도를 오갔는데 한번 항해를 하면 몇달씩 걸리곤 했다. 이때 콜럼버스는 지구가 둥글다는 믿음을 가지고 동쪽이 아닌 서쪽 바다를 항해하면 신비로운 동양으로의 단축된 새로운 항로를 개척할수 있을거란 확신을 가지고 당시로서는 대단한 모험을 시도하게 된다.

 

이후 100년간 아메리카 대륙은 스페인의 독무대였다. 당시 세계 패권을 다투던 포르투칼은 아프리카 강탈에 정신이 없었던 탓에 스페인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않고 아리카를 대신하여 아메리카를 독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페인의 식민지 경영방식은 사람들의 이주를 통한 식민지 개척이 아니라 군대를 파견해 금은등의 자원을 수탈하고, 원주민들을 강제 동원해 농장을 경영하는 식이었다. 따라서 원주민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혔고, 그때마다 무력을 통한 무자비한 살육이 뒤따르는 식이었다. 당시 아메리카에는 두개의 거대한 왕국이 존재했는데 오늘날 멕시코 지역과 페루지역에 있던 아즈텍 왕국과 잉카 왕국이었다.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며 수천년을 지속하던 두 문화권은 하루아침에 스페인의 소규모 군인들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어 버린다.

 

아즈텍왕국을 정복한 사람은 스페인의 에르난도 코르테스란 인물이었다. 1519년 불과 서른둘의 나이로 군인 5백명, 말 10필, 대포 몇문을 가지고 아즈텍 원정을 떠났다. 당시 마야인들은 폭군의 폭정에 시달리고 있어서 코르테스의 군사를 환영했다고 한다. 내부 반란군과 함께 손쉽게 수도를 함락시킨 코르테스는 왕국의 금은보화를 강탈하고 도시를 철저히 파괴했다. 잉카 왕국은 이보다 더 어이없이 무너져 내렸다. 코르테스의 무용담이 퍼지자 프란시스코 피사로라는 이가 1532년 106명의 보병, 62명의 기병을 거느리고 잉카왕국을 쳐들어갔는데 이에 맞선 8만명의 잉카 군대를 격파하고 왕을 사로잡아 처형해 버렸다. 그 스페인이 아메리카를 독점하던 100년 사이에 스페인은 로마가 4세기에 걸쳐 정복한 것보다 더 광활한 땅과 재물을 차지하게 되었다. 식민지로부터 들어오는 엄청난 재화로 인해 당시 스페인은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맞게된다. 하지만 아메리카 대륙은 너무 넓어서 스페인이 운영하던 지역은 주로 페루인근 중남미 지역이었고, 뒤늦게 아메리카에 눈길을 돌린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은 주로 북미지역에 진출하게 됐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다시피 오늘날 미국은 영국이 세워놓은 식민국가였다. 스페인 뒤를 이어 세계 최고 국가가 된 영국은 스페인을 몰아내고 아메리카 대륙을 경영했는데 자원만 강탈해 가는 스페인과는 달리 주민들을 이주시켜 자국민들로 새로운 거주지를 만드는 방식으로 식민지를 개척해 나갔다. 하지만 하나의 식민지를 개척하기 까지는 오랜 시간과 자본과 인원이 필요했기에 정부 주도가 힘들었고, 따라서 오늘날 주요산업을 민영화 하듯이 식민지에 관한 경영을 민간에 위탁하는 방식을 취했다. 정부로부터 경영권을 받은 민간인이 스스로 식민지를 개척했고, 세금등 일부의 간섭 말고는 일체의 자치권을 보장받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미국에 초기 13개의 주가 성립됐다.  훗날 산업화된 북부와 농장 위주의 남부가 여러 현안에서 이견을 표출하며 하나의 연방국가를 구성하는데 장애가 됐는데 이 과정 즉, 미국의 각 주들이 연방을 구성하는 과정, 이 연방이 본국에 반란을 일으켜 독립을 이뤄내는 과정, 이후 북부와 남부의 갈등, 또 영국과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최고 국가가 되가는 과정등이 흥미진진하게 묘사된다.

 

미국에 대해, 미국의 역사에 대해 나처럼 궁금해 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개략적인 미국의 역사가 재밌게 기술되어 있는데 이는 딱딱한 역사책같은 기술 방식이 아니라 우리가 관심을 가질만한 중대한 사건 위주의 기술을 통해 미국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기에 더 흥미를 가지고 읽을수 있게 꾸며져 있다. 다음번엔 이 시리즈중 일본의 역사에 관해서도 읽어볼 예정이다.

 

 

미국사 다이제스트 100
국내도서>역사와 문화
저자 : 유종선
출판 : 가람기획 201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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