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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티비속에서 배운다 '이말에 내마음 움직였어'

TV 칼럼니스트라고 불리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 '대중문화평론가'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는 저자 정석희씨. 이런 말에 낯간지러워하며 겸손해 하지만 소위 드라마, 영화, 대중가요등으로 대변되는 대중문화의 숨은 코드와 유행코드를 정확히 보고 이를 주제로 칼럼을 쓰고, 방송에 출연하는등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분이다. 낯간지럽더라도 딱 그 이름이 제대로다. 대중문화평론가. 책을 읽다보면 친근한 이웃집 아줌마인데 그것도 티비 드라마를 너무 좋아해서 하루종일 티비만 보고, 드라마 이야기로 하루종일 친구들과 수다를 떨어도 지칠것 같지 않는 이미지다. 흔히들 '티비는 바보상자'라고 얘기한다. 수험생들은 물론이거니와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앞둔 초등학생들 마저도 시험기간에 티비를 맘놓고 볼수 있는 가정이 얼마나 되겠는가. 대번에 엄마의 눈이 '매의 눈'으로 빙의되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치거나, 장장 30분에 달하는 잔소리가 시작되기 일보 직전 상태일거다. 그런데 우리의 대중문화평론가께서는 이같은 선입견과 고정관념에 과감하게 태클을 거신다.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처럼 '우리가 살아가면서 알아야 할 모든것은 티비에서 배운다'라는 신념을 갖고 계신 분이었다. 오죽하면 자녀들에게 틈만나면 티비를 보라고 권하신다고 하니... 사람사는 세상의 쓴맛도, 단맛도, 기쁨도, 슬픔도 모두 다양한 형태의 대중문화로 티비에서 확인할 수 있단다.


 





저자는 제목처럼, 항상 보는 티비 드라마 혹은 예능프로라 할지라도 어느날 갑자기 들린 그 말에 마음이 움직이는 놀라운 경험을 하고나서는 티비 예찬론자가 되버렸다. 티비를 보다가 감명받은 얘기나 연에인들에 관한 이야기다 보니 이 책에는 수많은 연예인들, 그것도 일명 '개념 연예인'들이 등장한다. 첫타자가 하지원이고, 이어서 이효리, 장근석, 천정명, 한혜진, 김연우, 배두나, 박경림등... 이들의 진솔한 말속에서, 어린시절 어려웠던 환경을 딛고 꿈을 키우고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큰 감동이 전해져온다.




이 책을 읽기전까지는 나 역시 '티비는 바보상자'라는 명제를 믿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티비의 순기능도 무시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됐다. 하긴 나도 혼자서 티비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감동을 받아 한참을 멍하니 여운을 느낄때도 가끔 있었으니까~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대목이 있다. 바로 박재범을 소개하는 부분인데 너무도 예의바르고, 올바른 생각을 하는 참한 젊은이로 표현하고 있다. 그가 가진 꿈과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들, 특히 우리나라에서 이름만 들어도 내노라 하는 대형기획사와의 마찰을 겪었음에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곧바로 복귀해 활동하는 모습등을 예로들며 극찬했다. 하지만 박재범이라는 가수가 복귀를 하기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했던 관문이 있었다. 쫒겨나듯 한국을 떠났다가 다시 복귀를 하게됐다면 과연 그 '차마 말할수 없을 정도의 큰 잘못'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본인이 결백했다면 결백을 호소했어야 했고, JYP에 의하면 그 뭔지모를 엄청난 잘못이 사실이라면 그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과정이 꼭 필요했다고 본다. 그럼에도 이런 해명이나 용서를 비는 과정도 없이 슬그머니 다시 복귀해서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연예계 활동을 하는 모습은 칭찬할수가 없다. 아주 개인적으로 이 대목이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었다...

흔히 보통사람들은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를 자주 보는걸로 만족하고 끝내는 경우가 있다. 어떤 사람은 티비를 좋아해서 하루종일 티비앞에만 사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과 저자 정석희가 다른점은 그냥 보고마는데 그치는게 아니라 그 속에서 배울건 배우고, 또 그 감동을, 그 지식을, 그 여운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려는 부분이 다르다고 하겠다. 어쩌면 글재주 없는 내가 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읽었던 책에 대한 서평을 남기는 이유도 이와 같다고 할수 있다. 분명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제목도 낯익은데 정작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다거나 혹은 다른 사람이 내가 읽었던 책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데 끼어들지도 못했던 난감한 경험을 하고나니 뭔가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이 책의 저자 정석희씨도 이와 비슷한 동기로 칼럼을 쓰기 시작했고, 입소문이 돌면서 티비에도 출연하고, 마침내 책을 내기에 이르렀다. 결국 직업이 되버린 것이다. 대중음악, 티비 드라마 뭐든 하나 허투로 듣고, 보고 할것이 없다.

이 말에 내 마음 움직였어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정석희
출판 : 책찌 2012.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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