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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신예 여성작가가 쓴 러브스토리 '흑백의 행성에서'

최조은이라는 이름이 낯설다. 작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와있지 않지만 20대 중반(?) 가량의 여성작가인듯 하다. 딱히 수상경력이 있는것도 아니고 화려하게 문단에 등단한 것도 아니다. 처음에 시로 등단했고, 그리고 이 소설이 소설로서는 그녀의 처녀작이라고 한다. 여러면에서 아마츄어틱한 냄새를 풍긴다. 일단 책 자체부터 세련되지 못하다. 출판사는 '보민출판사'라는 곳인데 잘나가는 대형 출판사에서 나온 책같은 경우, 화려한 컬러와 입체감이 느껴지는 프린팅, 감각적인 표지디자인은 기본이다. 책 내용은 몰라도 시각적인 면에서만큼은 책을 사고 싶게 만드는 기술을 가졌다. 대형출판사의 책이 스마트폰이라면 이 책은 2G폰 느낌이 묻어난다. 두번째는 꽤 훌륭한 극의 전개를 보여주고 있으면서도 인물들간의 대화가 어색하다는 점이 눈에 걸린다. 자연스런 구어체가 어울릴텐데 왠지 7,80년대 문어체를 보는것 같다. 아니 군대식 어법에 가깝기도 하고.. 다,나,까로 끝나는 말이 연상된다. 주인공의 생각이나 독백 부분은 자연스러운데 대화부분의 어색함만 극복하면 더 소설에 몰입 할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사실 처음부터 트집을 잡으면서 글을 써서 자칫 오해할 수도 있긴 한데, 총론으로 보자면 기대이상의 재미를 안겨준 소설이다. 스펙타클한 전개도, 호쾌한 액션도, 웅장한 스케일도 없고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자 주인공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성장소설이라고 볼수 있지만 소재가 식상하지 않고, 적절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어 읽으면서 지루하거나, 시시하다거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특히 주인공이 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희귀병인 '인지기능왜곡현상'을 앓고있다는 설정이 특이하다. 어떤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해 부분 기억상실증과 함께 찾아온 색맹현상.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미니시리즈 보다는 명절날 하루 방영되는 단편 드라마 같다고나 할까?


사진전이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사진감상의 팁을 제시해준다거나 혹은 군데군데 자료 사진들을 배치시켰다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첫 작품이라 그런지 분량도 부담스러운 페이지가 아니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다음 작품에서는 좀더 장편에 도전해 보는것도 좋겠다. 만약 다음 작품도 나온다면 기꺼이 읽을 의향이 있다. 이틀동안 푹 빠져서 읽었을 정도니,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재주는 뛰어난 작가라고 생각된다.




흑백의 행성에서
국내도서>소설
저자 : 최조은
출판 : 보민출판사 201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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