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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심령술과 과학의 대결 '레드 라이트'

요즘 상영하고 있는 영화들중에서 이름값에 밀려 슬그머니 뒤쳐져 있지만 결코 무시하지 못할 영화가 있다면 바로 '레드 라이트'를 들 수 있다. 왜? 일단 영화의 소재부터가 무척 흥미롭다. 심령술과 과학의 대결을 다룬다. 모든 심령술은 사기라고 믿는 여성 심리학 교수, 그리고 그녀를 도와 과학적으로 사기행각을 파헤치는 천재 물리학자. 이들은 나라 곳곳을 돌아다니며 불가사의한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심령술사들을 조사해 사기행각을 밝혀내는데 30년만에 돌아온 전설적인 심령술사 사이먼 실버를 만나 벽에 부딪치게 된다. 아무리 노력하고 조사해도 밝힐수 없고, 설명이 안되는 초자연적인 현상. 그리고 생명의 위협을 무릎쓰고 정면대결을 펼치는 주인공들~어떤가. 느낌이 팍! 오는 소재 아닌가? 게다가 구미를 당기는 한가지 이유가 더 있으니 바로 출연진들의 면면이다~

 

 

 

매티슨 박사는 이 세상에 초능력이나 심령술 따위는 없다고 믿는 심리학자다. 그 사실을 증명하고자 그들의 속임수와 사기를 파헤치는 전문가로 활동하며 명성을 얻어간다. 이 매티슨 박사역은 시고니 위버가 연기했다. 10대나 20대 중에서는 시고니 위버의 이름을 모르는 분들도 많을거다. 하지만 70~80년대생들이라면 그 유명한 에일리언 시리즈의 여전사 시고니 위버를 다들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한때 우주 괴물들과 맞서 싸우는 섹시 여전사였던 시고니 위버가 세월앞에 장사 없다고 이제 중년의 여교수 역을 맡았다.

 

 

매티슨 박사와 대척점에 서있는 세기의 심령술사 사이먼 실버를 연기한 로버트 드니로. 놀랄만한 초능력으로 세계를 놀래켰고, 그의 초능력이 사기라고 주장하던 기자가 그의 공연장에서 언쟁을 벌이다 심장마비로 죽는 사고 이후 은퇴했었다. 30년이 흐른 어느날 갑자기 현역복귀를 선언하고 전국 순회 공연을 시작한다. 그의 공연장에 오면 암에 걸린 사람이 완치되고, 앉은뱅이가 일어서고, 장님이 눈을 뜨고, 멀쩡하던 숟가락이 제멋대로 휜다. 역시 60~70년대생들에게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유리겔라'가 연상되기도~ 유리겔라 기억하시는지. 티비에 출연한 그는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할수있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숟가락을 문지르면 구부릴수 있다고 주장했고, 그 순간 전국의 가정집은 어른부터 아이까지 너나 할것없이 한손에 숟가락을 들고 눈을감고 문지르기 바빴다. 나 역시 열심히 따라했지만 숟가락은 야속하게도 너무나 멀쩡했는데 뒷날 학교에 가니 친구들이 서로 정말로 구부러졌네 누구집은 국자도 휘었다더라 하며 난리도 아니었었다. 지금도 정말 궁금하다. 숟가락을 휘게하고 고장난 시계도 정신집중만으로 뚝딱 고쳐내던 잘생긴 유리겔라가 정말 초능력을 부린건지 아니면 전세계인을 상대로 사기를 친건지. 그리고 정말로 숟가락이 휘었다고, 또 시계가 움직였다고 주장했던 당시 80년대 한국사회의 수많았던 사람들은 다 뭐였는지...

 

 

이들 쟁쟁한 연기 선배들과 함께 주연을 맡았던 킬리언 머피다. 극중에서는 매티슨 박사의 조수로 박사를 따라다니며 과학적인 실험과 분석으로 심령술사의 사기행각을 파해치는 천재 물리학자 탐 버클리를 연기한다. 하지만 그가 왜, 어떻게 매티슨 박사와 연결이 되었는지는 박사도 알지 못한다. 뛰어난 머리와 실력을 가진 물리학자가 어느날 갑자기 박사를 찾아와서는 온갖 궂은일 마다않고 따라다니며 조수 역할을 해오고 있다.

 

헌데 로버트 드니로, 시고니 위버와 킬리언 머피가 공동주연으로 소개되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은 킬리언 머피다. 나에게는 생소한 배우다. 얼굴도 그다지 잘생긴지 모르겠고, 연기도 그렇게 뛰어나 보이지 않는데~ 킬리언 머피에 비하면 로버트 드니로나 시고니 위버는 실상 조연에 가깝다.

 

 

거짓 심령술사들의 수법에 능통한 매티슨 박사는 독심술 따위는 누워서 떡먹기다.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받으며 초능력과 심령술이 실재하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하던 동료박사가 매티슨 박사를 테스트 하는데 카드의 뒷모양만 보고도 무슨 모양의 카드인지 척척 알아맞춰 버리는 매티슨 박사~

 

 

사이먼 실버의 놀라운 염력. 과연 사이먼 실버는 진짜 초능력자일까? 그가 희대의 사기꾼임을 밝히려는 매티슨박사와 버클리가 끝내 사이먼의 사기행각을 밝혀낼수 있을까? 영화는 끝내 어느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과 함께 끝나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허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 반전은 반전이더라. 예상치 못했으니까. 그런데 꼭 이렇게 끝내야겠니? 영화를 보실 분들은 최대한 스포에 노출되지 않게 조심하시길 바란다. 미스테리 스릴러 영화에서 범인은 누구라더라~ 하는 소리 듣고 영화보면 그 영화가 재밌을리 없잖는가~ 하지만 이 영화에 별 관심이 없는 분이라면 구태여 일부러 시간내서 꼭 보라고는 권하지 못하겠다. 원체 영화를 보는 눈이 높은 분들이 있어서...나야 휴가기간 내내 내리는 비때문에 당시에 극장에서 상영하던 영화는 모조리 섭렵했기에 보게된거였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부러라도 볼만한 영화였다. 난 그리 보는 눈이 높지 않거든. ^^;;

 

여러분은 어떤가? 초능력, 심령술, 독심술, 염력, 과학으로 설명할수 없는 신비로운 힘들이 존재한다고 믿으시는가?

 


레드라이트 (2012)

Red Lights 
7.7
감독
로드리고 코르테스
출연
로버트 드 니로, 킬리언 머피, 시고니 위버, 엘리자베스 올슨, 토비 존스
정보
스릴러 | 스페인, 미국 | 113 분 | 2012-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