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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청소년 필독서 세더잘 시리즈, 사형제도에 대해서

'세더잘' 시리즈라는게 있다. '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시리즈다. 소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강좌 격인데 하나하나 살펴보면 그 시기에 누가 따로 알려주진 않지만 마땅히 알고 있어야 하고, 심지어 한번쯤 고민해 볼 만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제목처럼 청소년 필독도서라 할 만 하다.


① 공정무역, 왜 필요할까?
② 테러, 왜 일어날까?
③ 중국, 초강대국이 될까?
④ 이주, 왜 고국을 떠날까?
⑤ 비만, 왜 사회문제가 될까?
⑥ 자본주의, 왜 변할까?
⑦ 에너지 위기, 어디까지 왔을까?
⑧ 미디어의 힘, 견제해야 할까?
⑨ 자연재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길은?
⑩ 성형 수술, 외모지상주의의 끝은?
⑪ 사형제도, 과연 필요한가?
⑫ 군사개입, 과연 최선인가?

오늘 소개할 책은 이 중에서 11권 '사형제도'에 관한 내용이다. 사형제도, 찬반의 논란이 뜨거운 풀리지 않는 숙제임에 틀림없다. 




사형제도의 기원과 전세계의 사형제도 유지현황, 사형의 징벌적 의미와 인권적 접근, 과연 흉악한 범죄자를 사형으로 처벌했을때 사회가 더 살기좋아 지는지 곰곰이 살펴보는 시간이다.




일단 사형제도를 다루면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논쟁의 핵심은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하는가, 존속시켜야 하는가의 문제다. 세계 96개 국가에서 사형제도를 폐지했고,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폐지국'에 해당하는 35개 국가를 포함하면 전세계 2/3 이상이 사형제도를 사실상 폐지했다고 할수 있다. 반면에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고, 국제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대국들인 중국과 미국은 여전히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고, 해마다 수많은 사형수들을 대상으로 형을 집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김영삼 정부때 마지막으로 사형의 집행이 이뤄진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며 한건의 형도 집행을 하지 않았고, 이는 그대로 노무현 전 대통령 기간까지 유지되어 10년동안 형집행이 없는 '사실상 사형폐지국' 대열에 합류했다. 이명박 현 대통령도 집권 마지막 해인 올해까지 사형집행을 하지 않고있다. 그럼에도 형법에는 엄연히 법정최고형이 사형으로 명시되어 있고, 반인륜적인 흉악범에 대해서는 드물게 지금도 사형선고가 내려지기도 한다.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사형제도에 찬성하시는지 반대하시는지...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쪽은 특정범죄에 대해 가장 적절하고 효율적인 처벌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흉악범을 사형에 처하면 이들이 앞으로 저지를 범죄를 예방할수 있고, 잠재적 범죄자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범죄율을 낮출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들에 의해 희생당한 범죄 피해자 가족들을 대신해 단죄함으로서 위로해 줄수 있다고 한다. 궁극적으로는 사형제도 유지를 통해 선량한 사람들에게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준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쪽은 살인자를 처벌하기 위해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국가가 합법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말한다. 또한 가장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형벌인 사형이 모든 이에게 동등한 법의 잣대로 선고되는 것이 아니라 인종, 학력, 재산, 거주지 등에 차별적으로 적용될수 있다고 의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잘못 집행된 사형은 돌이킬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이같은 사형제도가 범죄율의 하락과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사형반대론자들의 주장은 상당히 근거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명백한 증거라고 해서 사형을 시켰는데 후에 더 발달된 과학 수사기법이 도입되고 난 후 진범이 잡힌 경우도 있고, 목격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신빙성이 있어서 사형을 집행했는데 후에 또 진술이 번복되기도 한다. 미국에서 백인을 살해한 흑인은 거의가 사형을 선고받는 반면 흑인을 죽인 백인은 사형을 받는 확률이 현저히 낮다. 똑같은 죄를 짓고도 못배우고, 가난할수록 사형선고를 받을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쯤되면 형평성에 의문을 갖게된다. 또한 사람들은 사형제도의 부당함에 고개를 끄덕이고 동조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한번씩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흉악한 범죄가 발생하게 되면 또다시 사형제도에 찬성하는 여론이 들끓게 된다. 



위 표는 전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사형제도 찬반 여론조사 결과인데 52%가 사형제도를 찬성하고 있고반대하는 사람은 39%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데도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사형제도가 없어지고 있는 추세다. 사실 이 책에서도 찬반 입장을 공정히 다루려고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사형제도 폐지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사형제도에 찬성한다.

우리 사회는 너무나 가해자의 인권을 우선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사형이 집행되는 과정이 너무나 잔인하고, 사형수를 불안에 떨게 만든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전기의자에 앉히든, 독극물을 주사하든, 교수대에 목을 매달든 그 순간에 느낄 공포심이 비인간적이라는 거다. 그럼 그들의 손에 아무 잘못도 없이 끔찍한 죽임을 당한 피해자의 인권은 어디에 있는가. 그 피해자의 한은 누가 달래줄 것인가. 왜 잔인하게 살인을 한 살인자를 탓하는 대신 고통스럽게 죽어갈 살인범의 인권을 걱정해 주느냔 말이다. 

죽어서 말이 없는 피해자와 남겨진 그 가족들의 고통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흉악한 범죄자에 대한 사형집행은 필요하다. 다만 몇가지 조건이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는 범죄에 대한 확실한 증거, 둘째는 가해자의 자백, 셋째는 사형 선고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다. 억울한 사형수가 생기지 않도록 명확한 물증이 있어야 하고, 오래전 행해졌듯이 고문등으로 인한 거짓자백이 아닌 자발적인 자백이 있어야 한다. 거기에 덧붙여 내란음모, 연쇄살인과 같이 사형을 선고할 기준을 사법부에서 명확이 제시할수 있을때에야 비로소 사형제도를 유지할수 있다고 믿는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11 (양장)
국내도서>아동
저자 : 케이 스티어만(Kaye Stearman) / 김혜영역
출판 : 내인생의책 201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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