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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보성 대원사의 티벳박물관

우리 가족 나들이 단골 코스인 보성 대원사에 다녀왔다. 흔히 보는 절이 아닌, 죽은 아이들의 영혼을 달래주는 사찰이라 특이하기도 하고, 또 가는 길이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오늘은 전에 갔을때 문을 닫아 아쉽게 보지못한 티벳박물관도 보고, 대원사 계곡에서 물놀이도 할겸 느즈막이 점심먹고 출발했다. 다행히 티벳박물관이 오늘은 문을 열었더라. 근데 입구에서 보니 입장료가 성인 3천원, 초등생 이상 학생은 2천원이다. 입장료만큼 볼게 있을까? 하는 갈등이 잠깐 일었지만, 그래도 여기 보러 왔는데 그냥 돌아설수 없어서 입장하기로 한다. 근데 왠걸~ 다녀오길 참 잘했다. 불교의 세계도 참 깊고도 넓더라. 그냥 잠깐 수박 겉핧기 식으로 알고있는 불교가 다가 아니었다. 티벳이라면 흔히 달라이라마로 알려진 불교지도자가 떠오르는데 중국에서 티벳불교를 비하하려는 의도로 '라마교'란 이름으로 부르던 티벳불교의 정교함은 관람 내내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게다가 적은 면적임에도 어찌나 볼게 많던지...

  

 

 

이곳에서 키우는 듯한 백구가 입구에서부터 환영해 준다. 티벳박물관과 나란히 마주보고 있는 곳. 입구부터 우리나라 보통 사찰과의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고 불상 또한 항상 보던 불상과 다른 분위기다.

 

 

 

 

본격적으로 박물관 안에 들어가 관람하기 시작하는데 보는것마다 쇼킹하다. 불교의 스토리를 잘 몰라서 그냥 항상 보는 절, 항상 보는 부처님, 각종 보살님, 사천왕 뭐 이런정도만 알았는데 이곳에서 보는 각종 상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의 창세기나 구약처럼 불교의 이야기를 알아야 제대로 감상할수 있을 내용들이다. 아래 사진도 '죽음의 신(야마천)을 죽이는 야만타카'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용을 잡아먹고 사는 전설의 새 가루다'


 

그러다 아래 불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인자한 부처님 무릎위에 올라탄 여인. 아니 이 무슨 19금 불상이란 말이냐~ 그런데 얼핏보면 퇴폐불상 같지만 내용은 부모를 상징하는 불상이란다. 지금 내가 있는것이 모두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몸과 정신이라는...  그런데 정통 불교가 아니라 밀교라고 하는 종파의 유물이란다. 흔히 무협지에서 비밀의 종파로 등장하던 밀교를 여기에서 만나다니.. 이 외에도 밀교의 미술과 유물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모두 생소하기만 했다.


 


그리고 박물관 지하전시실에 가장 구석에 위치하고 있던 '죽음 체험실'. 캄캄한 방에 으시시한 해골이 있고 밑에 빈 관이 있다. 입구에 있는 테이블은 유서를 작성하는 곳이고, 유서를 작성한 후 이곳에서 관에 들어가 뚜껑까지 닫아 완전한 어둠속에서 죽음을 체험하는 곳. 이곳이 그리 유명한 관광지가 아닌 탓에 그 시간에 이 지하 전시관을 둘러보던 사람들은 우리 네가족이 전부였는데 가만 있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각종 미술전시물(마치 무당집에서나 볼수있을 그런~ ㅡㅡ;) 속에서 관까지 나타나자 감히 체험해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우리집 까불이 작은딸과 점잖은 큰딸이 티벳 전통 모자를 쓰고 달라이라마상 앞에서 기념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