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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약도 사용설명서가 필요하다!

우리가 매일매일 접하고 있는 약. 그런데 우리는 너무 단순하게 약의 효능을 맹신하고 있는듯하다. 숱하게 약의 올바른 복용법이랄지 약에도 궁합이 있다라든지, 약의 부작용에 대한 경고를 매스컴을 통해 들으면서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리기 일쑤고, 설마 몇천분의 일이라는데 그게 나한테 걸리겠어? 하는 맘으로 부작용에 대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마음 한편에는 정부가 어련이 알아서 안전한 약을 시판허용 했겠지, 부작용이 있거나, 잘못 복용했을때 위험한 약이 버젖이 팔리도록 방치했을리 없다는 믿음에서 근거한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약은 쉽게 볼 녀석이 아니다. 책을 읽고나니 말 그대로 잘만 복용하면 약이지만, 잘못 복용하면 우리 몸을 망치는 독이 될수 있겠다는 소감이다.

 

 

15년간 부산,경남 지역에서 약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 김정환 약사는 그동안 사람들이 너무나 약에 대해 무지하다는 점을 안타까워 하다가 2009년부터 '약국에서 온 편지'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약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올바른 약 선택에 대해, 그리고 '약에도 리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영양제나 의약품에 대한 사용후기를 올리는등 '약을 리뷰하는 약사'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책은 제1장 '약이란 무엇인가'에서 약에 대한 개론을 다루고, 2장 '제대로 알고 먹어야 약이 된다'에서는 평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약에 대한 의문점들에 대해 소개한다. 약에 대해 우리가 귀찮더라도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은 3장 '약을 복용할때 주의사항'에서 다루고 있다. 왜 많은 약들이 하루 세번, 식후 30분에 먹어야 하는지, 약은 꼭 물과 함께 먹어야지 커피나 콜라, 음료와 함께 먹으면 안된다는 상식 같은 얘기들이다. 카페인을 하루 100mg이상 섭취하면 불면증, 과민증, 불안감, 흥분성, 이명, 근육경련, 두통, 현기증 등의 반응이 일어날수 있는데 원두커피 한잔이면 이미 100mg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왜 아무 이상이 없는걸까? 이미 우리몸은 카페인에 내성이 생긴 셈인데 더 많은 카페인이 들어와야 위에서 말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 말은 이미 카페인 성분에 중독(?)이 되어있다는 말이 되겠다. 어린 아이들에게 카페인 섭취를 금하는 것은 어른들과 달리 아직 내성이 생기지 않았기에 카페인의 부작용이 직접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어 아이들에게는 커피와 같은 음료를 금해야 한다. 왜 아이들은 커피를 마시면 안되는거냐고 묻던 사람도 있었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복용하는 진통제도 쉽게 볼 녀석이 아니다. 가장 많은 진통제에 들어있는 성분이 아세트 아미노펜인데 대표적인 제품으론 '타이레놀'이 있고, 복합성분으로는 게보린, 펜잘등이 있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 발생하는 약물 과다복용의 상당수가 아세트 아미노펜으로 인해 일어나고 있다. 하루 허용치 이상을 복용하면 치명적인 간부전 증상을 불러온다. 또한 유아나 소아가 아세트 아미노펜으로 인해 간세포 괴사가 발생한 사례도 보고된다. 모든 약물은 간에서 대사되는데 간 건강이 좋지 못한 사람들에겐 이런 약들이 독이 되기도 한다. 아세트 아미노펜 외에 두통약에 자주 쓰이는 성분은 위에서 말한 카페인과 '이소프로필안티피린'과 같은 피린계 성분인데 이 역시 부작용이 심해 일부 국가에서는 시판이 불허되고 있고 특히 15세 미만에겐 사용을 금해야 하며, 성인이라 할지라도 장기복용은 제한해야 한다. 이런 내용을 알고 있다면 15세 미만 아이들에게 게보린이나 사리돈을 줘서는 안된다는걸 알게 되는거다. 또한 습관적으로 타이레놀을 복용하는게 얼마나 간에 안좋은지를 알고 습관적인 약물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넘어지거나 부딪히거나 상처가 났을때 가장 쉽게 찾게 되는게 상처연고다.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 후시딘, 박트로반, 복합 마데카솔 같은 제품들이다. 이런 제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상처연고는 일단 상처를 통한 감염을 막기위해 항생제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항생제는 살균제와 정균제로 구분된다. 살균제는 말 그대로 세균을 죽이는 성분이고, 정균제는 세균의 증식속도를 늦추거나 중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상처연고의 대부분은 정균제를 함유하므로 심한 상처나 세균의 감염이 확실한 경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약효를 높이기 위해 일부 제품에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있기도 한데 이 성분은 염증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지만 피부조직을 자극하여 상처회복을 더디게 할수도 있다. 식물성 성분에서 추출한 센텔라 아시아티카라는 성분은 새살이 돋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과도하게 사용하면 주변 조직보다 더 도톰하게 새살이 돋아 흉터가 돋보이게 될수도 있다. 이런 점을 알고나서 아래 표를 본다면 이들 제품들의 특징과 어떨때 어떤 연고를 사용하는게 맞는지 알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약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할 상식들로 책은 꽉 차있다. 하지만 이제껏 우리가 그래왔듯이 꼭 필요한 내용이라는걸 알면서도 설마 이렇게 부작용이 많을거라고는 믿기지 않기에 내용이 지루하게 느껴질수도 있다. 하지만 제목에서 말한것과 같이 다소 귀찮더라도 이런 내용은 약에대한 상식 수준에서 꼭 알아두도록 하자. 약에 관한 내용만 있는건 아니다. 약과 함께 우리가 자주 접하는 영양제에 대해서도 책의 절반정도의 분량을 할애해서 설명하고 있다. 각각의 영양소가 우리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부족하면 어떤 문제를 불러 일으키는지, 좋은 영양제를 고르는 법을 알려주고, 시판되는 영양제들의 성분을 비교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이제껏 이런 의학서적이 두리뭉실하게 표현했다면 이 책에서는 약들의 실명을 그대로 언급하면서 객관적인 지표를 보여준다. 그러니 소비자 입장에서 더 와닿을수 밖에. 저자를 소개할때 '약을 리뷰하는 약사'라고 했는데 왜 그런 말이 붙었는지 알수 있었다. 아래 표는 시중에 종합영양제로 팔리고 있는 제품들을 비교해 놓은 표다. 표의 좌측에 있는 RDA는 '영양 권장량'으로 결핍을 막고, 일상생활을 할수있는 최소한의 양을 뜻하고, ODI는 '최적 섭취량'으로 최적의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양을 뜻한다. 좌측열의 각각의 영양소가 우리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한 설명이 뒷받침 돼있다.

 

꼭 챙겨 먹어야 하는 기능식품, 영양제에 대한 내용, 요즘 한참 인기를 끌고있는 좋은 오메가-3 선별법 등 알아두면 살이되고, 피가되는 약에 대한 상식들로 꽉 차있는 책이다. 소장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와 우리 가족 건강을 위해서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약 사용설명서
국내도서>건강/뷰티
저자 : 김정환
출판 : 지식채널 201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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