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을 떠나서, 여자는 서운하고 남자는 억울하다. 여자가 왜 서운한지 남자는 모르고, 남자가 왜 억울한지 여자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남존여비 사상이 지배적이던 시절에는 여자가 서운하든 말든 관심사가 될수도 없었는데 연애에 있어서만큼 여존남비 시대가 되버린 오늘날엔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자가 억울하든 말든 관심이 없다. 단지, 여자가 서운하다는게 중요할뿐~
남존여비 사상이라면 유교문화가 뿌리깊은 동양얘기 아닐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왠걸? 남녀평등 사상이 일찍부터 발달됐다고 알고있는 서양문화에서도 여성이 투표권을 가진지 백년이 채 안됐고, 사람대접(?) 받기 시작한건 그보다 조금 일찍일 뿐이다. 서양에서도 여자는 공부도 할 필요없이 조신하게 집에 있다가, 부모가 짝지워진 신분 비슷한 남자 만나서 결혼하고, 애낳고, 살림하는 숙명적인 삶이 되풀이되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나라만 그랬던게 아니고~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남녀평등이란 얘기는 요원하기만 하지만 적어도 남녀간의 연애에 있어서만큼은, 혹은 결혼후 가정생활에 있어서만큼은 여성의 파워가 남자를 능가하는게 현실이다. 남자가 화성에서 온 외계인이고, 여자는 금성에서 온 외계인이라지만 그래서 서로의 언어가 틀리고, 사고방식이 틀리다지만 금성이 미국과 같은 강대국 행성인가 보다. 연애만큼 레이디 퍼스트가 적용되는 분야가 없으니 말이다. 이럴때 남자들은 항상 쏟아져 나오는 연애서를 들먹이며 "이봐, 나만 그러는게 아니잖아. 원래 남자들은 다 이래~", "난 그런뜻으로 말한게 아냐, 책에서도 남자들의 언어구사력이 여자들보다 떨어진다고 하잖아~", "남자는 하나부터 열까지 말을 해줘야 아는거야. 원래 뇌구조가 그렇다고!" 라고 항의해보기도 하고, 대들어 보기도 하지만 여자들에겐 씨알도 안먹힌다. 여자들도 그건 안다. 남자가 여자와 다르다는거, 하지만 그걸 이해해줄 필요를 못느끼는 거다. 다르니까 뭐 어쩐다고. 니가 나한테 맞춰!
책을 쓴 저자는 미하엘 아이히함머 라고 하는 독일 여성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한참 붐처럼 출간되고 있는 연애블로거들의 남녀 연애 참고서와 같은 부류의 책이다. 내용도 비슷하다. 다만 독일의 상황이고 번역서다 보니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부드럽고 매끈하다는 느낌보다 왠지 좀더 전문적인 서적같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사실 전문가는 전문가다. 아무 학위없이 인생경험(?)에 의해 남녀관계를 코치해주는 블로거들보다 적어도 미하엘은 대학에서 독문학, 사회심리학을 전공했으니까. 유명한 남성잡지 <플레이보이>와 <FHM(For Him Magazine)> 에서 편집장을 역임했다.
결론은 뭐 누구나 예상하듯이 건전한 남녀관계와 연애생활을 위해 상대방의 성을 이해하자고 설득하고, 연애에서 어려움에 처해있는 사람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코치 역할을 자임한다. 다만 내 생각엔 단순히 연애에 대한 코칭을 얻고자 한다면 국내 유명 블로거들이 내놓은 연애참고서가 더 도움이 되지 않나싶다. 그것들이 좀더 세부적이고 현실적인 방법들을 제시해 준다면, 이 책 <여자는 서운하고 남자는 억울하다>는 개괄적이고 총론적인 조언을 하고있다.
요새는 뭐든 모르는건 배워야 한다. 물어봐야 한다. 예전처럼 배울곳이 없고, 물어볼 곳이 없었다면 혼자서 끙끙 앓다가 비참한 연애 찌질이로 전락하고 말겠지만 요즘 세상에 얼마나 배울곳이 많단 말인가. 자신없다면 공부하자. 연애만큼 공부해서 남주지 않고 내것이 되는 분야도 없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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