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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매일이 즐거운 DSLR 촬영테크닉

포스팅 제목이 책 제목이다. <매일이 즐거운 DSLR 촬영테크닉>

작년 10월 결혼기념일날 큰맘먹고 꽁꽁 숨겨두었던 비자금을 통틀어 아내에게 DSLR을 선물했다. 월급은 고스라니 월급통장으로 들어가고, 거기서 모든 생활비가 지출되고 있었기에 비자금을 조성할 여지가 없었지만, 블로깅 하면서 다음뷰에서 지원받은 지원금, 구글의 애드센스 광고료를 차곡차곡 쌓아놓으니 1년여가 지나자 백여만원이 생긴 것이다. 이 돈으로 뭔가 특별한걸 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나를 위해 쓰고싶었다. 항상 집과 회사, 아내와 아이들, 가족만 위해서 살아온 나를 위로하는데 사용하고 싶었다. 그런데 결국 쓰게된건 결혼기념일 아내를 위한 선물이었다...  ㅡㅡ;

 

사실 딱히 하고싶은 것, 갖고싶은 것이 생각나지 않더라. 게다가 오래전부터 사진에 관심이 많아 디카만 세번을 갈아치운 아내가 DSLR을 몹시도 갖고싶어 했지만, 워낙 고가인 장비라 포기하고 사는것이 안쓰러워 깜짝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DSLR을 선물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1년여가 지났지만 난 DSLR로 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다. 사진에 그다지 욕심도 없기도 하거니와 그 흔한 디카도 잘 안가지고 다닌다. 그래도 명색이 블로거인데 카메라 하나쯤은 항상 들고다녀야 하겠지만, 요즘 스마트폰이 좀 잘나와야 말이지.. 갤럭시S 하나로 왠만한 사진은 다 커버했다. 또 책 블로거다 보니 책표지 사진 찍는데 핸드폰 하나면 충분하기도 했고~ 그러다 문득 나도 DSLR 다루는 법좀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관심은 없는데 그래도 고가의 카메라를 사놓고 똑딱이 디카처럼 사용하는건 뽀대가 안나지 않는가.

 

 

저자는 남코 고남희. 이름은 고남희고 남코는 호인건가? ㅡㅡ; 전문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고 온라인에서 남코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단다.

 

 

목차를 살펴보면 WHO, WHAT, WHEN, WHERE, HOW, WHY 6하원칙을 차용해서 누가 찍을것인가? 무엇을 찍을것인가? 언제 찍을것인가? 어디서 찍는게 좋을까? 어떻게 찍어야하나? 왜 찍는걸까? 라는 단원으로 사진찍기의 기술적인 기법을 설명하고 있다. WHO에서는 카메라 장비이야기를, WHAT에서는 피사체와 시선에 대해, WHEN은 시간과 날씨와 계절에 대해, WHERE는 장소와 배경, HOW는 촬영기법과 색감, 그리고 구도에 대해, WHY는 사진이 전하는 추억이야기에 관한 단원이다. 이 밖에도 사진의 주제에 따라 일상, 인물, 동물, 풍경, 여행으로 분류해 세부적인 예를 들며 감성적인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역시 사진을 주제로 한 책답게 저자가 직접 찍은 멋진 사진들이 참 많다. 열공하는 모드로 첫장부터 파기 시작했다. DSLR 카메라의 종류, CCD, CMOS같은 렌즈의 특징, 크롭 바디와 풀프레임 바디, 초점거리에 따른 광각렌즈와 표준렌즈, 망원렌즈 각각의 장단점, 얕은 심도, 깊은 심도.. 이상이 첫번째 단락인 WHO 누가 찍을것인가?에 소개된 카메라 장비 이야기 부분이다. 창피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딱 여기까지만 정독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턴 후루룩 책장을 넘기며 사진감상하는데 치중했다. 그러다 재밌는 부분 나오면 대충 읽어보고... 아~ 만약 당신이 나처럼 DSLR 생초짜라면 이 책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것 같다. 저자가 상당히 고심해서 체계적으로 DSLR을 소개하고 멋진 사진을 얻기 위한 테크닉등을 소개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DSLR의 용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생초짜들에게는 55~250mm F4~5.6 IS 이런 암호같은 기호들이 뭘 의미하는지 어렵기만 하니, 이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이 들어올리가 만무하다. 내 무지의 소치다... 그러기에 이 책은, 내 생각엔 생초짜말고 그냥 초급자 또는 중급자 정도의 내공을 가진 DSLR애호가들에게 적합한 책이다. 이렇게 찍어볼까? 저렇게 시도해볼까? 왜 이런 노출에 셔터 속도로 사진이 이렇게 나올까? 뭐 이런 레벨 정도?

 

하지만 너무 어려운 책인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지만 저자가 이 책을 쓸때는 초보자용으로 쓴거라고 한다. "이 책은 DSLR 초보자들이 사진을 찍을때 생길수 있는 질문을 쉽게 설명하였다" 라고 표지에 씌여있기도 하다. 그러니 난이도는 하급일 터이다. 다만, 나같은 경우는 마치 스키를 처음 타러 간 사람이 슬로프 밑에서 넘어지는 법, 일어서는 법, 속도를 줄이는 법도 배우지 않고 당당하게 초급자용 슬로프에 올라간 격이다. 그러니 그 완만하고 짧은 슬로프를 내려오면서도 데굴거리고 내려와서는 "아이고~~ 스키라는게 무지 힘든거구나. 골병들겠다~~"고 엄살을 떠는 거겠지...

 

 

 

인물사진 잘 찍는 법, 풍경사진 찍는 법 등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들도 많다. 난 특히 와닿았던게 사진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다. 인물 사진 찍을때 꼭 얼굴이 나와야 하는 법이 없단다. 그래서 저자는 가끔 혼자 셀카를 찍을땐 주로 자신의 발을 찍는다고 한다. 지금 내가 서있는곳, 가고있는 곳, 땅과 거리들이 더 사실감 있게 찍혀 나온다. 또 손은 어떤가? 뭔가를 하고있는 손, 잡고 있는 손이 주인공이 될수도 있다. 그리고 또 하나, 꼭 멋지고, 신기하고, 아름다운 것들만 주인공이 되라는 법은 없다. 길가에 자라난 풀 한포기, 혹은 동네 슈퍼 앞에 파라솔, 먼지 잔뜩낀 도로변 가로등, 이런것들도 사진속에 주인공이 될수 있다. 그리고 어느 사진 못지않게 아름답게 표현되더라.. 앞으로 내가 사진찍는데 취미를 들이거나 한다면 꼭 잊지 않아야겠다. 그리고 다음번엔 이보다 더 낮은 레벨의 책을 구해서 DSLR에 대해 이해할수 있게 되기를 바래본다.

 

 

매일이 즐거운 DSLR 촬영 테크닉
국내도서>예술/대중문화
저자 : 고남희
출판 : 정보문화사 2012.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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