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이솝우화 안읽어본 사람은 없을거다. 아이들이 친근하게 접하는 동물들을 의인화해 많은 교훈을 주는 아주 유익한 아동도서다. 나 역시도 많은 에피소드들이 기억나는데 아마도 초등학교 1학년때 교과서에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가 '개미와 사냥꾼'이다. 아니 아니 '개미와 비둘기' 던가? 그 외 비둘기를 향해 총을 쏘려던 사냥꾼의 발가락을 개미가 깨물어 비둘기를 구해주는 얘기 말이다. 그게 초등 1년때 교과서에 실려있었다고 기억한다. 우리 아이들이 세살 무렵부터 자기전에 침대맡에서 이솝우화를 읽어줬다. 그때는 글밥이 작고 그림 위주로 되어있던 책이었는데, 그러다보니 내용이 너무나 간추려져서 앞뒤도 안맞고, 이야기가 시작하자마자 끝나버리더라. 그래서 아이가 커서 스스로 책을 읽을수 있을때면 좀더 글이 많은 이솝우화를 접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마침 이 책을 만났다. '1학년 이솝우화'. 초등 1년생을 대상으로 나온 책이니 딱 내가 바라던 바로 그 책이다. 더군다나 우리 큰 딸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니 이 책을 선물해줘야겠다~ 싶었다.
무엇보다 맘에 든건, 이야기가 이야기로만 끝나는게 아니라 이처럼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수 있도록 풀이글이 첨부되어 있다는 점이다. 위의 '곰과 친구' 이야기는 친한 친구가 산길을 가다가 갑자기 곰이 나타나자 옆의 친구를 버려두고 혼자만 살겠다고 나무위에 올라간 친구 이야기다. 기억 나시는가? 이때 남아있던 친구가 죽은체 하고 누워있는데 곰이 다가와 킁킁 냄새만 맡다가 돌아갔는데, 그 모습이 의아해 나무에 올라갔던 친구가 내려와서 "곰이 뭐라고 하는것 같던데, 뭐라던가?" 하고 묻자 "어려울때 나를 버리는 친구는 진정한 친구가 아니라고 하더군" 하고 재치있게 대답하는 이야기. 여기서 끝나면 아이들은 뭔가 짚힐듯 짚힐듯 하다가 뭔지 모르고 그냥 넘어가 버릴수 있는데, 이야기가 주는 교훈을 명확히 알려주고, 실생활에서 아이들이 접할수있는 예시를 들면서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알려주는 구성이라 아이들이 혼자서 읽어도 큰 도움이 될듯싶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라면 한번 관심을 가지고 이 책을 살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에게 선물하겠다고 이 책을 손에 들고서는, 사실은 내가 더 재밌어서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어렸을적 '이솝우화'를 읽으며 내가 느꼈던 재미를, 우리 아이들도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솝우화가 전해주는 교훈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현명하게 세상을 살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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