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다가오면서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안철수 식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방안을 살펴보는 책이 나왔다. 제목이 길다. '박근헤 안철수식 경제,정치문제 풀기 대한민국은 지금 분노하고 있다' 첨에 이 책이 기성 정치인들을 비판하고, 보수와 진보의 대세로 떠오른 두 대권주자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정치서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오히려 정치서라기보다는 경제서에 가깝다.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세계화', '신자유주의'의 병폐로 보고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출생부터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다양하게 짚어주고 있는데, 1970년대 이후 그때까지 세계경제를 지배하던 케인즈주의가 붕괴하면서 대안으로 등장한 신자유주의가 당시에는 효과를 봤지만 2000년대들어 이번에는 신자유주의의 폐단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여러 문제를 겪게된 것을 케인즈주의와 신자유주의를 구별하지 못하고,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그때그때 포퓰리즘 정책을 펴며 우왕좌왕 했던 이명박정부의 아마츄어리즘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예가 정부가 적극 시장에 개입하여 취업과 복지에 관여한다는 케인즈주의에 입각한 대규모 토목공사 4대강 사업. 그렇다면 정부의 대규모 지출을 보전할만큼 세수가 확대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부자감세, 규제완화책을 편 탓에 부채가 증가하고, 국고가 비는 우를 범하게 됐다.이처럼 케인즈주의와 신자유주의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고 그때그때 여론의 흐름이나, 개인의 고집때문에 서로 다른 경제정책을 혼용하게 됐고, 이도저도 아닌 정책 탓에 시장의 혼란을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앞에서 이 책을 정치서가 아닌 경제서에 가깝다고 한 데에는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각종 경제 지표들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엥겔지수 변화가 어떻고, 고용지표는 어떻게 변했으며 부문별 성장기여도, 총요소생산성과 취업자수 변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 - 이자보상비율 등의 경제용어들로 도배되고 있다. 이때문에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전 분야에 거쳐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와 관련된 박근헤, 안철수 양 진영간의 해법을 비교해 보는데 그 과정에서 어느 편이 더 낫다, 저자는 누구를 더 지지한다 이런 언급이 없다. 두사람 모두 장점이 있지만 마찬가지로 단점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두 사람이 가진 장점을 합한것이다~ 라는게 이 책의 주제다.
어찌보면 참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다.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유권자들로 하여금 '바람'에 좌우되어 확실한 후보의 검증없이 투표하지 말자는 말이니 말이다. 반면에 제목과 다르게 오늘날 국민들이 느끼는 좌절감과 무력감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속시원히 얘기하고, 바로잡자, 바꿔보자고 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종의 양비론적인 모습도 보인다. 어느 쪽이건 간에 저자의 해박한 지식에는 감탄하게 된다. 뜬구름 잡기 식의 살기 어렵다~가 아니라 객관적인 지표로 살펴보는 대한민국의 경제문제, 정치문제, 그리고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 뿌리깊은 지연에 얽메이지 말고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할 제대로 된 선장을 뽑는데 집중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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