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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미치다

이대형의 도루, 뭐가문제냐?

개인적인 일로 서울을 다녀오느라 화요일,수요일 경기중계를 못봤다.

모처럼 인터넷을 켜고 경기결과를 확인하는데 화요일 4:5, 수요일 4:20 참담한 기록이다.

예전에 어떤 팬이 기아가 이길확률은 5점이상 점수뺄 확률과 같고, 기아 타격으로 그건 거의 불가능

하므로 고로 기아가 이길확률은 기적과 같다..라는 공식?을 발표한적 있다. 공감가는 이야기다.

그 게시물을 4월말경 한참 기아가 헤맬때 읽은것 같은데 한달여가 지난 지금도 그 공식은 깨지지

않나보다. 그런데 대뜸 박경태가 퇴장당했고, 그 이유가 고의성 짙은 빈볼이란다.

대상은 이대형인데 7:1로 이기고있던 1회와 8:1로 이기고 있던 3회 각각 도루를 시도한 것이 상대팀

을 자극했고 결과적으로 5회 타석때 빈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흔히 야구에서 불문율이라고 하는

큰 점수차로 리드중일때, 또는 상대가 경기를 포기했을때 도루를 하거나, 폭투나 송구미스일때 한루가

아닌 두베이스를 진루하거나 하는등의 행동을 이대형이 했다고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를 LG나 이대형의 비매너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첫째 LG가 큰 점수차로 리드한건 사실이지만 7,8,9회등 경기 후반이 아닌 고작 1회와 3회 상황을

승패가 기운 경기후반 상황과 같게 볼수는 없다.

둘째 상대가 경기를 포기한 상황임에도 악착같이 주루플레이를 했던 상황이라고도 볼수 없다.

만약 기아가 3회에 이미 경기를 포기했다면 그건 프로팀도 아니지. 천하의 윤석민이 1이닝도 못채

우고 물러나는게 프로야구다. 또한 집중타가 터지면 한회에 10점이 나오는것도 프로야구다.

그것도 올시즌엔 유독 자주 나타나는 현상 아닌가? 그런데 3회 1:8로 지고있다고 경기를 포기하나?

인터넷 다음의 야구게시판에 보니 어떤분이 놀랍게도 날짜까지 세세하게 기아의 경우도 기록을

해주셨다. 08년 4월29일 이종범 6:0 7회 도루, 08년 7월22일 이용규 7:1 6회 도루, 08년 5월25일 이용규

13:2 9회 도루, 09년 5월19일 김선빈 6:0 7회 도루, 최용규 6:0 7회 도루 2개등등...

이를 보면 이대형의 1,3회 도루가 기아에서 볼때 참을수 없는 비매너로 보인건 아닐거라는거다.

그리고 비매너를 이유로 기아선수들이나 팬들이 이대형을 욕할것도 못된다는게 설명이 된다.

그보다는 이대형선수 개인과 기아의 오랜 악연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2008년 5월 18일 기아 대 LG전 LG가 11:2로 크게 앞서던 6회초 투아웃 상황에서 투수 박정태의

볼이 이대형의 머리로 날아와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진 일이 있었는데 결국 몸싸움중에 기아투수

임준혁이 이대형을 보디체크해서 아수라장이 됐었고..

그런데 이틀후인 5월20일에는 이대형이 기아와 경기를 할때 기아의 사인을 훔쳐봤고 이때문에

기아 선수들이 이대형에게 열받아 있었다는 기사가 실린다. 이종범과 조범현감독은 "이대형의 사인

훔쳐보기는 명백한 사실이고 이대형이 정중히사과까지 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그날 벌어진 빈볼이

이대형의 사인훔쳐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 일 이후로 광주 출신이면서 LG에서 맹활약중인 이대형

을 향한 기아팬들의 애증과, 선수들간 미묘한 감정이 싹튼것으로 보인다.

암튼 LG와의 경기 중계를 보고있자면 유독 이대형을 향해 기아 투수들의 빈볼이 많다는 걸 느낄수

있다. 악연은 끊고 고향후배가 아닌 상대팀의 주력선수를 대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줬으면 한다.

 

그리고 제발...

니들은 뭔생각으로 야구하니? 오늘까지 지면 스윕당하는거다. 최고의 일정이라는 5월을 겨우 5할

승부로 마무리질 생각이 아니라면 생각하고,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