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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말의 눈을 통해 본 전쟁의 참상 '워 호스'

"나는 태어난지 채 여섯달도 안된 호리호리하고 껑충한 망아지였다"

전쟁터를 누비는 말이 주인공인 소설인지는 알았지만 설마 화자가 말일줄이야!

전쟁의 참상과 전쟁으로 파괴되어지는 평화롭던 인간들의 삶의 모습을 말의

눈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주인공 말인 로이와 그가 처음 만난 주인 앨버트간의

길고 긴 믿음과 사랑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소설 '워 호스'가 스티븐 스필버그에

의해 영화화 작업중이라고 한다. 2012년 2월에 개봉예정작이다.

 


굉장히 짧은 소설이라 세시간만에 읽어버렸는데 이 소설이 영화화되면 어떤 모습으로

탄생할지 굉장히 기대가 된다. 더군다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라니! 사람과 교감하는

말과, 훌륭한 말을 첫눈에 알아보고 모든 정성과 사랑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그런데 행복하게 이야기가 전개되면 좋을텐데, 전쟁의 참상을 알리기 위함

인지 너무 많은 좋은 인물들이 비극적으로 죽어가는게 안타깝다.



주연은 제레미 어바인이라는 모르는 배우다. 사람과 말과의 교감과 사랑을 그린 영화로는 작년에

개봉했던 차태현 주연의 '챔프'가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은 혹평을 하던데, 스필버그가

만든 영화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관심있는 분들은 두 영화를 비교해 보는것도 재미있겠다.

그런데 여기서 절대 묵과하고 넘어가서는 안될 사실 하나. 사실 이 소설과 영화는 말과 인간과의

사랑과 교감을 그린 영화이긴 하나 그에 앞서 전쟁에 대한 고찰을 담고있다. 소설속에 완충지대

를 사이에 두고 독일군과 영국군이 잠시 소강상태를 갖고 있던 중에 짙은 안개를 뚫고 지친 말

한마리가 나타난다. 기병대의 말이었다가 주인을 잃고 헤매던 주인공 '조이'

이 말을 데려가기 위해 독일군 병영에서 회색군복을 입고 한 병사가 완충지대로 들어오는데 동시에

영국군 병영에서도 카키색 군복을 입은 젊은 병사가 완충지대에 들어왔다가 조이를 사이에 두고

긴장감을 형성한다. 그러다가 대화를 통해 경계를 풀고 동전던지기로 말의 소유권을 결정하기로

하는데 이들이 나누는 대화가 인상적이다.

 "한두 시간 뒤에는 서로를 죽이려고 발버둥 칠거야. 우리가 왜 그래야 하는지 하느님만이

 아시겠지. 내 생각에 하느님도 그 이유를 잊어버렸을지 몰라. 잘 가게. 우리가 직접 보여준

 셈이야. 그렇지 않나? 서로 믿기만 한다면 사람들 사이의 문제는 얼마든지 풀수 있다는걸

 보여준거야. 믿음만 있으면 되는거야. 그게 전부인데. 안그래?"

 "여기서 한두 시간 정도만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게 해준다면 이 불행한 상태를 말끔하게

 정리할 수 있을텐데. 우리쪽이나 당신쪽 마을에 남편을 잃고 슬퍼하는 미망인들도 없을

 거고. 울부짖는 아이들도 없을텐데. 상황이 더 나빠지더라도 동전 던지기로 결정하면 될

 테고. 안그래?"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전쟁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일으켰고, 이제 이란을 정조준 하고있다. 언제 다음차례로 북한을 지명할지도 모를일이다.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그런데도 너무나 안일하게 소 닭보듯

국제정세에 관심을 갖지않거나, 남의 일 얘기하듯 쉽게 '전쟁이나 나면 좋겠다' 하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특히 대북정책을 두고 그런 말들이 많다. 평화롭게 남과 북이 서로에게 적대감을 버리고 신뢰

를 쌓아가기 위해 우리가 손해보더라도 북한을 설득하고, 국제사회로 이끌어 내려했던 햇볕정책도

지금은 거의 파기된 상태다. 지난 정부 10여년에 걸쳐 쌓아왔던 신뢰가 무너져 버렸다. 이제는 서로가

서로에게 비난하면서 위협한다. 연평도 포격, 천안함 사태, 과연 지금의 정부가 나아가려는 방향이

옳은 것인지. 전쟁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존심을 지키고 상대를 무너뜨리는게 옳은 일인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워 호스
국내도서>소설
저자 : 마이클 모퍼고(Michael Morpurgo) / 김민석역
출판 : 풀빛 201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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