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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빵만으로는 살수없다' 이어령이 전하는 성경해석법

그간 이어령이라는 이름을 무지 많이 봐왔다. 주로 다른이들이 쓴 책의 추천사를

통해 단골로 봐오던 이름이다. 나는 그가 초대 문화부 장관이자 국문학자로만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그가 책을 쓰면 '우리말 바로알기' 같은 국어사랑에 관한 책이지

않을까? 하고 지레짐작 했던것 같다. 근데 엉뚱하게 종교서적을 냈다. 그것도 인류

최대의 베스트셀러이자 수많은 유사종교들이 악용했던 성경 해석이라는 금기시되는

주제로 말이다. 그렇다면 저자 이어령이 자칫 논란의 중심이 될수도 있는 성경해석

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설전을 벌일 자신이 있는걸까? 국문학자이면서 종교학자

라거나 신심이 깊은 기독교인일까? 했는데 그건 아닌것 같다. 스스로 밝히길 이제

종교에 입문하는 초기 신자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세례를 받자마자(기독교 세례인

듯) 민감한 주제인 성경해석을 둘러싼 자신만의 소신을 책으로 펴냈다고 밝히고

있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말을 하지 못할것 같아서란다. 익숙해 지기전

순수한 마음으로.

 




이 책의 도입부는 '빵'으로 시작한다. '예수님이 사십일을 금식하고 기도중일때

마귀가 나타나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맹이를 빵으로 바꿔봐라~'하고 예수님

을 시험하는 장면이다. 그 후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알려진 빵 한조각으로 오천명을

먹이셨다는 부분, 마지막 성찬에서 '이 빵은 내몸이요, 이 술은 내 피다'라고 하시는

부분등을 예로 들며 여기서 언급된 '빵'에 대한 의미를 해석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

한다. 우리 기독교 교회에서는 이 대목을 한국 실정에 맞춰 '떡'이라고 의역한 것을

두고 원서에 맞게 직역을 해야하느냐, 나라별 실정에 맞게 의역을 해야하느냐 하는

문제제기다. 단순히 빵을 예로 든 것일뿐, 실제 빵의 번역 문제가 주는 아니다. 바로

성경을 읽고, 예수님의 말씀을 배울때 원어민이 아닌 우리들이 어떤 마음자세로

예수님을 배워야 하는가! 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시학'이라는 거다. 우리가 외국의 소설을 읽고, 시를 읽을때

다소 어색한 번역이 나오거나, 문맥에 맞지 않더라도 전체적인 흐름을 알고, 작가의

의도를 알면 그 감동이 변하지 않는다는 데서 착안한 발상이다. 직역이든, 의역이든

'떡'이든 '빵'이든 그 단어에 집착하지 말고, 그 이야기를 통해 예수님이 하고자 하는

말씀에 귀를 기울이자라는 얘기다. 성경을 읽으면서도 마치 소설을 읽듯, 시를 읽듯.

'신학'에서 'ㄴ'받침 하나만 빼면 '시학'이 된다.


그렇다면 제목에서 처럼 <빵만으로는 살수없다>면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걸까?

이에 대한 답을 독자들더러 만들어 보라고 저자는 권유한다.

" '빵만으로는 살수없다'는 완성된 문장처럼 보이지만 그 뒤가 비어있습니다.

빵만으로 살수 없다면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지 그 빈칸을 찾아 채워줘야만 합니다"


나도 조심스레 빈 칸을 채워본다. 그것은 '말씀'이 아닐까? 하느님이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 이를 우리에게 전해주는 예수님의 말씀. 그 말씀은 말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삶의 기준이 되고, 의무가 되고, 우리 마음 깊숙히 소중하게 간직되어야 하며,

실천해야할 구속력이 되는 것이다.

책속에 나온 대목이 그러하다. 예수님을 너무나 사랑하던 마르다는 예수님이 마을에

오실때면 항상 따뜻하고 포근한 잠자리를 준비했다고 한다. 깨끗한 씻을 물과, 맛있는

음식과, 포근한 잠자리를 마련하고 예수님을 기다렸다고. 그런데 그 동생 마리아는

예수님께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단다. 설교를 마친 후의 예수님 옆에서 끝없이

질문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경청했다고. 두 자매들중 예수님은 누구를 더 맘에 들어

하셨을까?


기독교인들에게 신선한 교양서적이 될듯하다. 그리고 이어령 작가는 제 2탄을 예고

하고 있다. 그간 방송이나 미디어를 통해 밝혀온 본인의 생각을 본격적으로 다룬,

'성경 독서 고백'이란 주제로 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국내도서>종교/역학
저자 : 이어령
출판 : 열림원 201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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