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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재치가 번뜩이는 카툰 '달링은 외국인'

가볍고, 재치있는 일본 도서의 진수를 보는것 같다. 이런 책 분류를 뭘로 해야하는걸까?
카툰이라고 하기도 어색하고, 그렇다고 에세이나 산문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어쨋든
만화다. 책 표지에는 '토니와 사오리의 폭소 연애 르포'라고 되어있다. 그렇다.
<달링은 외국인>은 일본인 주인공 사오리가 이탈리안 토니와 함께 살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담고있다. 아직 혼인신고를 안했다고하니 일종의 동거를 하고있는건데
책을 보면서 놀라운 점은 일본인과 한국인의 사고가 이렇게도 비슷한가? 하는 점이었다.




주인공은 사오리,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일본여성 사오리가 사랑하는 서양인 토니와 살면서
느끼는 가치관의 차이, 문화적인 차이를 만화로 재미있게 묘사해 놓은 이 책이 일본에서는 선풍
적인 인기를 끌며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달링은 외국인1>에 이어 <달링은 외국인2>, <달링은
외국인 with baby>까지 300만부가 넘게 팔렸다고 하니 사오리가 느끼는 문화적인 차이에 대해
일본인들도 다같이 공감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다~ 근데 책을 읽으면서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
적인 한국인의 가치관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나 역시 사오리가 느끼는 문화적인 차이를 똑같이
느끼고 있더라.. 일본인의 가치관과 한국인의 그것이 서로 다르다면 사오리가 느끼는 문화적인
차이를 나는 못느끼던지 혹은 다른부분에서 느끼든지 해야할텐데 의외로 사오리에게 쉽게 동화
되 버렸다. 이는 일본과 한국의 차이로 볼게 아니라 동양인과 서양인의 차이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원래 직업이 만화가여서 사오리가 그린 그림에는 풍자와 해학, 유머가 가득하다.

또 이 책이 특이한건 일본에서처럼 책장을 왼쪽으로 넘기게끔 출간됐다는 것. 보통 우리들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글을 읽어나가고, 책장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기지만 일본에서는
반대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글을 읽어나가고, 책장을 넘긴다. 한국에서 출간된 <달링은
외국인> 이지만 일본 방식을 따르다보니 처음에는 많이 낯설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사오리에 감정이 이입되고,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이해할수 없는 서양인 토니의 모습을
보며 쉴새없이 그래, 맞아를 연발하게 되버렸다.

토니로 대표되는 서양인들의 특징은 감정이 풍부하고, 감수성이 예민하면서, 철저히 실용주의
라는거. 또 유머감각이 우리네와는 다른 정서를 가지고 있고, 자립심이 강하다는 것등이 글
속에서 보여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결론은 사오리가 얘기하듯 동양인과 서양인이어서 자라온
환경에 따른 차이는 물론 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건 외국인이냐 일본인이냐 하는 문제보다
결국 두사람이 어떤 성격이며 어디가 비슷하고 어디가 다른가 하는 문제일 게다. 좁은 땅덩어리
인 우리나라도 지역별로 나눠서 전라도 남자는 이렇다느니, 경상도 남자는 이렇다느니 하며
특징을 일반화 시키지만, 그사람이 어느 지역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단순히 그사람의 성격이
그런것일 뿐이다.

예로 흔히 경상도 남자들이 과묵하다고 미디어에서 세뇌시키듯 특징지어
놨지만 내가 지금껏
살면서 만나온 경상도 남자들은 죄다 말이많고 시끄러웠다. 어딜보고 이사람들이 밥뭇나?
아는? 자자 이 말만 하고 산단 말이냐.. 또 내가 전라도 남자라고 선입견을 가지고 보는 사람
들도 많았지만 나중에는 그들 스스로 다 선입견일 뿐이었다고 고백하더라.
환경에 따른 차이는 인정하되 사람에 대한 막연하고, 근거없는 선입견은 없어야 하겠다.
그럼 이쯤에서 책의 주인공들 실물을 한번 봐주자.


끼가 넘치는 사오리가 쓰는 토니와의 알콩달콩한 다음 이야기가 사뭇 궁금해진다.


달링은 외국인 1
국내도서>만화
저자 : 오구리 사오리 / 윤지은역
출판 : 살림comics 201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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