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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제목에 낚여서 보게된 '하트브레이크 호텔'


풉~ 재밌다. 책이 재밌다기 보다 작가의말을 읽다가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시종일관 소설을 읽으면서 명쾌하다거나, 몰입된다거나, 재밌다거나, 긴박감이 느껴지지
않고 어렵다, 난해하다, 무슨말을 하고싶은 걸까, 등장인물들은 왜 이럴까만 되뇌이다가
책의 맨 뒤에 있는 작가의 말을 읽게되자 나도모르게 웃음이 나온 것이다.
바로 이 대목이다.

"이 책은 단순한 소설집도 아니고, 그렇다고 연작소설도 아니고, 장편소설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과학소설도 아니고, 로맨스나 스릴러도 아니다. 그냥 야한(야하고 싶었던) 소설
이라고 해두자. 혹은 입구는 있지만 출구는 없는 소설...(후략)"
독자들의 불편한 심정을 눈치채버렸다. 작가가..

어찌보면 별개의 일곱가지 이야기가 옴니버스 식으로 묶여있어서 단편집이라고 생각될수도
있지만 이 모든 이야기들이 결국 전세계에 같은 장소 '하트 브레이크 호텔'을 공간적인 배경
으로 삼고있어 완전히 다른 별개의 이야기라고 볼수도 없다. 몽환적인 분위기가 시종일관
흐르면서 각각의 단편들이 난해한 메시지를 남긴다. 작가는 이 소설을 야하게 쓰고싶다고
말했다. 에로스적으로 야한게 아니라 작가가 생각하는 야함은 가슴을 파헤치고 지지직, 심장을
긁어내릴수 있는 소설이 야한소설이다.

작가가 2005년 자비로 출판했던 소설 '하트 모텔'을 리메이크 한 작품이 이 '하트브레이크 호텔'
이다. 처음에 네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던 소설이 일곱개의 단편으로 늘어났고, 제목도
모텔에서 호텔로 승격됐다. 소설속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세상의 모든 하트브레이크 호텔은
연결되어 있다" 어쩌면 이 소설의 핵심 문구가 아닌가 싶다. 서로 다른 도시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모여드는 곳이 하트 브레이크 호텔이었다. 그리고 이 책도
각각의 다른 일곱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하트브레이크 호텔이 등장한다. 서로 다른
이들 일곱이야기는 연결되어 있다. 그 점을 보여주려 첫번째 에피소드였던 '황령산 드라이브'
가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다시 나오는거 아닐까? 마치 사회생활 하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을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가깝게는 두어다리, 멀게는 서너 다리 연결하면 전부 아는
사람을 공통분모로 삼고 있는것이 밝혀지듯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는 사람들, 사건들, 고민,
걱정, 기쁨, 행복이 모두 모르는듯 보이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허무하게 보여주는 소설이
아닌가 싶다.

호텔이 들어간 제목과 묘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표지는 정녕 철학적인 낚시밥이었던가!

하트브레이크 호텔
국내도서>소설
저자 : 서진
출판 : 예담 201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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