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영화,읽은책2011. 12. 13. 06:50


오랜 역사속 사건들 중에서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는 숱하게 존재한다.

오로지 전해 내려오는 문헌들에만 의지할 뿐이니, 그 사관에 따라 진실이 숱하게 왜곡되기도

한다는걸 알고있기에 궁금증만 커가는 사건들 말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순신의 죽음과

관련된 음모론이다. 임진왜란, 정유재란을 거치며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하던 최고의 장수가

왜 비단 마지막 전투였던, 그것도 치열한 격전이 아니라 도망가는 왜적을 쫒던 전투에서

장렬히 최후를 마쳤을까? 그리고 그가 죽으면서 남겼다는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의 대상은

누구일까? 교과서에서 배웠던 대로 아군의 사기에 영향을 줄까봐 알리지 마라는 뜻이 아니라

다른 뜻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거라면?

오래전부터 구전되어 내려온 이른바 '이순신 생존설'중 하나이다. 당시 조선 조정은 전쟁영웅

으로 떠오른 이순신이 민심과 군을 이용해 역모라도 일으킬까봐 전전긍긍 하고있었고, 임금을

비롯한 기득권층은 이순신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처단하려고 혈안이 되어있었다. 전쟁이 끝나

면 이순신이 갈 수 있는 길은 단 두가지, 순순이 도성에 입성하여 죄를 뒤집어 쓰고 사형 당하

든지, 아니면 역모를 일으켜 스스로 왕이 되던지.. 이도저도 할수없던 이순신으로서는 전투에서

죽은걸로 위장하고 남은 생을 숨어서 살았다는 설이 꽤 신빙성 있게 전해 내려왔었다.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는 의미는 반대로 '내가 살아있다는걸 아무도 모르게 하라'라는 의미

라고... 그런데 이게 단순히 재미로만 받아 들일수가 없는게 많은 역사학자들 역시 전쟁이

끝난후 이순신의 운명을 위에서 든 두가지 중 하나로 받아 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순신이

없는 전쟁은 있을수 없었기에 눈에 가시같은 존재였어도 전쟁중에는 어찌 할수 없었지만,

전쟁이 끝난 후에는 필시 누명을 씌워 제거하려 했을거라는데 무게가 있다.

유광남 작가가 쓴 소설 '이순신의 반역'은 바로 이런 설을 바탕으로 하여 실존인물이었던

김충남(본명 사야가)를 이순신의 충복으로 등장시켜, 순순히 죽지말고 역모를 일으켜 이순신이

왕이 되는 상상을 그려내고 있다. 이순신이 불충하여 역모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충신들을

그저 권력욕으로 숱하게 누명씌워 죽이는 정부, 일본과의 전쟁에서 번번이 지면서도 자신들만

살기위해 백성들을 포기하고 도망다니던 정부, 그 난리통 속에서도 기득권을 지키기위해 끊이지

않던 당파싸움의 대신들, 이런 썩어빠진 정부를 뒤집고 백성들을 위한 나라,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를 만들어 보자는 충심에서의 역모를 뜻한다. 발칙한 상상이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

듯이 어쩌면 상상으로만 끝나지 않고 역사에서 현실이 될수도 있지 않았을까?

수많은 등장인물들중 이순신을 제외하고 단연 주인공은 김충선 이라는 인물이다.

소설 속에서는 김충선을 일본에서 특수부대 훈련을 받고 전쟁전 조선의 정세를 파악하기 위해

파견한 간자였으나, 전쟁후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조선에 투항하고, 일본의 총포기술과 화약

기술을 전래하고 뛰어난 전략으로 조선군의 편에 서서 혁혁한 전과를 올린 인물로 설정하고

있다. 이에 선조가 친히 '자헌대부'라는 직위를 주고 '김충선'이라는 이름을 하사해 줬으며,

의병장 김덕령, 곽재우, 도원수 권율, 수군통제사 이순신과 두루 교분을 쌓다가 마침내 이순신

의 양아들이자 충복이 되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이 소설의 핵심 인물이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의금부에 압송되는 이순신이 차라리 죽을지언정 왕을 배신할수 없다고 할때 이순신을

설득해 새로운 나라를 세우도록 부추기고, 영의정 유성용, 도원수 권율 등으로 하여금 역모에

가담하게 하는 인물, 상대의 심리를 한눈에 꿰뚫어보고, 신출귀몰한 전략을 세워 문제를 해결

해 나가는 인물, 일본인이면서도 모국을 배신하고 조선의 부흥과 이순신만을 위해 모든것을

바치는 인물... 그 김충선이라는 인물이 오히려 이순신보다도 더 소설의 주인공인 셈이다.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실존했던 인물이고, 소설속의 설정도 많은 부분 사실과 들어맞았다.

다만 이순신의 양아들로, 이순신을 부추겨 역모를 추진했던 부분은 아마도 소설속의 픽션인듯

하다. 왜란때 혁혁한 전과를 세워 조정의 신임을 받고, 병자호란때도 스스로 참전해 성과를

걷었으나, 조선이 청나라에 항복하고 속국이 되자, 모든 지위를 내려놓고 시골로 내려가 향악

등을 가르치다 죽었다고 한다. 죽은후 그를 기리기 위해 '김충선 신도비'가 세워졌다.



사실 영웅이자, 충신을 등용하기 보다 어떻게든 누명을 씌워 제거하려던 조정과 대신들의 모습을

나무랄 것도 못된다. 1590년대 조선중기, 치열한 당쟁으로 나라가 망해가던 때의 케케묵은 나쁜

관습이라고 할수 있을까?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고 장담할수 있나?

안철수, 박원순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며 민심을 얻어가자, 정부와 집권

여당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곰곰히 지켜볼 일이다. 인정하고, 그들의 얘기를 귀담아 들으려

하는지, 아니면 귀와 눈을 닫고, 어떻게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깎아 내리려 혈안이 되어 있는지,

어느쪽일까..


이순신의 반역
국내도서>소설
저자 : 유광남
출판 : (주)스타북스 201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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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김충선일나는 인물을 새로 알았네요-0-

    오늘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2011.12.13 07: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언젠가 들어봤던
    김충선이라는 사람이 또 한명의 주인공이군요..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2011.12.13 07: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실존인물인데다 소설속 설정이 실제와 많은부분 일치해서 흥미로웠답니다~

      2011.12.13 08:35 신고 [ ADDR : EDIT/ DEL ]
  4. 오호~ 꼭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네요~~
    소설같은 이야기가 정말이라면..ㅋㅋ

    2011.12.13 07: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실제로 있을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되요. 마지막 전투에서
      이순신장군이 전사하지 않았다면? 그후로 어찌 됐을까 생각해보면
      말이죠~

      2011.12.13 08:36 신고 [ ADDR : EDIT/ DEL ]
  5. 마치 대체역사소설같습니다. 요샌 대체역사 소설을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사보다 더 생생한 이상한 역사가 대한민국에서 펼쳐지고 있어서..
    아무 우리 아이들은 이거 역사가 아닌 소설아니었어라고 질문이 나올 것 같은 시대입니다.

    2011.12.13 07: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시대에 살고있지요~ 국민들의 투표와
      판단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으니 누구 탓할것도 아닙니다..

      2011.12.13 08:37 신고 [ ADDR : EDIT/ DEL ]
  6. 빈배

    이런 식의 역사적 해석을 '反역사'라고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꽤나 흥미롭겠는데요, 상상은 자유고 그 문학적 형상화는 사실적이어야하는데...
    사야가의 혈통이 경북 어디인가에 종족촌을 이루고 산다고 합니다.
    전에 한일 공동교과서에 봤는데, 무슨 김씨더라??ㅎㅎ.

    2011.12.13 07:37 [ ADDR : EDIT/ DEL : REPLY ]
    • ^^ 역시.. 선생님이시라~ 김해 김씨 입니다. 선조가 그렇게
      하사했답니다.

      2011.12.13 08:38 신고 [ ADDR : EDIT/ DEL ]
  7. 역사가 비워둔 행간을 상상력으로 채워놓은 책인 것 같습니다.

    예쩐에 김충선에 대한 이야기를 관심있게 읽은 적이 있는데,
    일본에 사는 후손이 한국의 후손을 만나러 온 일도 있었다고 하네요.^^

    2011.12.13 08: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런가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사야가 가문이 몰락했다는 말도 있더군요. 그래서 반감이
      있었고, 조선에 귀화한 계기였다고..

      2011.12.13 08:38 신고 [ ADDR : EDIT/ DEL ]
  8. 그때 조선이 망해서 새로운 국가가 탄생되으면 어땠을까 상상해본 적이 있습니다

    2011.12.13 08:21 [ ADDR : EDIT/ DEL : REPLY ]
    • 역사에 만약이란게 없다지만, 그 만약에~ 로 인해 숱한
      소설과 영화가 나오는것 같습니다 ^^

      2011.12.13 08:39 신고 [ ADDR : EDIT/ DEL ]
  9. 비밀댓글입니다

    2011.12.13 08:47 [ ADDR : EDIT/ DEL : REPLY ]
    • 이렇게 책을 통해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는것도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즐거움이랍니다~ ^^

      2011.12.13 11:01 신고 [ ADDR : EDIT/ DEL ]
  10. 선조는 조선조 왕 중 무능한 왕 중 하나입니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만약 그가 왕이되었다는 전주 이씨에서 덕수 이씨로 왕조개 개창되었을 것인데. 어쩌면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왕정국가가 아닐까요.

    2011.12.13 08:55 [ ADDR : EDIT/ DEL : REPLY ]
    • 이순신이 덕수 이씨인가요? 사실 왕정시대에 왕이 무능하다고
      하여 반란을 일으킨다는게 옳은일인지는 확신이 안섭니다.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위해서라면 분명 옳은것 같긴한데
      너무나 주관적인 판단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가령
      권력욕으로 반란을 일으키고 백성을 핑계대는 경우도 생겨날테니까요.
      그렇다고 죽은듯이 살수도 없을테고..역시 투표로 정권을
      평가할수있는 민주국가가 가장 나은 형태 같습니다~

      2011.12.13 11:06 신고 [ ADDR : EDIT/ DEL ]
  11. 이순신을 만든 사람들, 이라는 책을 읽고
    숨겨진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지를 알았지요.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는 말에는
    또 무슨 사연이 숨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2011.12.13 09:13 [ ADDR : EDIT/ DEL : REPLY ]
  12. 아빠소 님 글에서 당쟁과 기득권에 관한 부분에서 딱 현실 정치를 떠올렸네요. 그저 이득을 챙기기 위해 모략과 배신을 일삼는 그들이 '충'이 뭔지나 알까 싶기도 하구요. 내 죽음을 알리지마라가 저런 의미인 건 첨 알았지만 상당히 설득력있네요. 역사소설을 좋아하진 않지만 흥미가 오소솔 생깁니다. 김충선이라는 인물도 꽤 매력적이구요.

    2011.12.13 09: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예전에 잠깐 이순신에 대한 음모설을 들은적이 있는데 상당히
      흥미롭더라구요. 전사했다면 묘는 어디에 있는걸까요? 지금 묘는 가묘라고 하더군요~

      2011.12.13 11:09 신고 [ ADDR : EDIT/ DEL ]
  13. 적잖이 씁쓸하지만 잘나가는 꼴(?)을 못보니...
    저는 이런 역사적인 이야기가 너무 스릴 있어 좋더라구요^^

    2011.12.13 10:59 [ ADDR : EDIT/ DEL : REPLY ]
    • 역사속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도 많고, 사서속의 행간에
      감춰진 시간들이 많다보니 역사소설은 가설의 연속이자 흥미를
      주는 부분이 많은것 같습니다~

      2011.12.13 11:10 신고 [ ADDR : EDIT/ DEL ]
  14. 음..내용이 관심이 가네요....
    한번 찾아 봐야 겠어요~~

    다녀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2011.12.13 12:45 [ ADDR : EDIT/ DEL : REPLY ]
  15. 마지막 구절
    케케묵은 관습..
    지금도 똑같아요~

    2011.12.13 12: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줄거리가 쏙쏙 들어오네요...
    만약 이순이 장군이 반역을 한다면이라...
    픽션이기는 하지만...재밌겠네요~~ ^^

    2011.12.13 12: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이런 인물이 실제로 있었군요. 사건의 일부는 픽션이라지만
    실제로 김충선이라는 인물이 있는지는 처음 알았습니다. 무척 매력적인 소설일 것 같아요.:)

    2011.12.13 14: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스토리와 현실을 살짝 겹쳐보면, 별반 차이가 없는 것도 같고..
    묘한 책이네요.. 길어만 가는 겨울밤에 읽어봐야겠습니다.^^

    2011.12.13 15:49 [ ADDR : EDIT/ DEL : REPLY ]
  19.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라는 말의 의미가
    단순한 왜군을 가르키는 것만은 아니었겠네요..
    예나 지금이나 기득권을 가진이들의 행악은 다르지 않네요.쩝~

    2011.12.13 16:23 [ ADDR : EDIT/ DEL : REPLY ]
  20.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였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다니... 꽤 흥미로운데요?^^

    더구나 충성심 가득한 이순신 장군이 반역이라...
    제목부터가 호기심 가득이에요..^^

    2011.12.13 16: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사춘기 시절 이순신 장군과 관해 회자되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분명 살아 있었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죽은 것처럼 위장했을
    것이다..라는 내용이었는데....그 내용을 기초로 한 소설이군요.
    왠지 흥미진진할 듯 합니다. ^^

    2011.12.13 22: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