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짐작들 하실테다. 이 책의 제목만 봐도 무슨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그리고 아마 이렇게 되뇌이겠지. '드디어 올것이 왔구나...'
일본인 가와기시 히로카즈씨가 쓴 책 '소비자이기에 용서할수 없는 마트 신선식품'
은 엄밀히 말하자면 일본 대형마트의 위생상태를 고발한 책이다. 하지만 일본의
마트 유통시스템과 한국의 유통시스템이 비슷한 점을 감안할 때 이 책의 내용은
한국의 대형마트들에 그대로 적용시켜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수있다.
아홉시 뉴스시간에 심심찮게 터져나오는 원산지를 속이는 행위, 유통기한을 멋대로
바꿔다는 행위, 보관상태의 불량, 비위생적인 조리법등의 고발로 인해 우리도 암묵적
으로는 마트에서의 이런 문제점을 어느정도 인지는 하고있을거다. 하지만 그래도,
이름있는 대형마트가 설마~ 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문제가 터져도 일부 매장에서만~
이라고 애써 자위하고 있지는 않는가?
만약 여러분이 그런 마음을 갖고 있었다면 지금부터 소개하는 책의 내용을 보고 기겁을
하게 되리라 확신한다. 일단 목차부터만 살펴봐도 질리게 만든다.
오늘의 마트에서는 세상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 사건1. 어제 팔다 남은 토막생선이 오늘의 참치회로 둔갑 사건2. 아침에 잡았다는 꽁치는 언제 아침에 잡았나? 사건3. 마트는 바퀴벌레와 쥐에게 최고의 서식지 사건4. 마트의 최고 골칫거리는 초파리 사건5. 마술처럼 오늘의 날짜로 탈바꿈한 슬라이스 햄 사건6. 마트의 주방 쓰레기통은 판도라의 상자 사건7. 세상에서 똑같이 생긴 식품은 절대 없는 법 사건8. 이물질을 대표하는 최강 단골손님 사건9. 유통기한은 곧 식품의 신선도
소비자만 모르는 유통기한의 실태를 파헤치다 01. 제품의 유통기한은 마트에서 정한다 02. 간담이 서늘해지는 제조일의 비밀 03. 모든 제품의 제조시간은 엿장수 마음대로 04. 거꾸로 가는 식품위생법
조리식품은 팔다 남은 재료를 처리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01. 마트의 최고 인기상품은 조리식품 02. 팔다 남은 재료는 조리식품으로 재가공 03. 팔다 남은 빵과 과일의 변신 04. 재가공 지시는 누가 하는가?
거의 매일 먹는 달걀이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하다니! 01. 잘 팔리는 주말에는 달걀의 개수를 어떻게 늘리는가 02. 달걀은 어떻게 팔든 무조건 남는 장사 03. 달걀은 꼭 여기서 사야한다 04. 모든 식품의 문제는 달걀로 통한다
이제는 소비자가 좋은마트, 나쁜마트를 구분해야 한다 01. 어떤 마트가 좋은 마트인가 02. 마트에서 두 눈 크게 뜨고 확인하자 03. 고객의 행복을 생각하는 마트 04. 가장 필요한 것은 소비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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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목차만 살펴봐도 기겁하게 되지 않는가?
저자 가외기시 히로카즈는 일본에서 축산대학교를 졸업하고 냉동만두 공장, 햄,소시지 공장,
편의점용 조리식품 공장, 달걀가공 공장, 배송,유통센터, 대형마트, 소형 슈퍼마켓, 고급 식품
매장등에서 상품의 품질과 위생관리 지도를 맡는 일을 해왔다. 그 기간이 25년간이다.
그간에 그가 보고, 들은 이야기가 얼마나 많겠는가! 햄을 맛보면 그 속에 들어간 식품첨가물과
조미료의 종류와 양까지 알아맞출 정도라고 하니 말이다. 그러다 달걀 가공공장에서 일하면서
달걀 전문가가 됐고, 이후에는 마트전문가가 됐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합리한 문제, 비위생적인 과정들을 숱하게 봐오다가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을 위해
책을 펴내게 됐다.
정작 문제는 마트의 비위생과 불량식품이 아니라고 한다. 이게 무슨 얘기냐하면, 이를 지도하고
단속하고 처벌해야 하는 식품위생 관련 법규가 워낙 허술하다보니 실제로는 문제 투성이인
허울좋은 신선식품들이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위 목차중 가장 관심있게 읽은 두 부분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마트에서는 식재료 뿐만아니라 조리가 끝난 조리식품도 함께 판매를 한다. 예를 들자면 구운김
이나 젓갈류, 혹은 해물탕 재료, 삼계탕 재료, 김치, 양념통닭 등등.
그런데 이런 음식들이 신선한 재료들로 만들어지는 걸까? 아니다. 식재료 코너에서 팔리지
않은 오래된 재료들이 최종적으로 향하는 곳이 조리실이고, 그 곳에서 조리된 식품들은
또다시 오늘 날짜가 붙어 소비자를 기다린다. 아래 문제에서 정답을 맞춰보자.
다음중 생선회의 제조일자로 쓸수 있는 것은?
1. 냉동된 상태로 입하된 생선을 해동한 날
2. 생선을 회로 만든 날
3. 생선회를 포장하면서 용기 뚜껑을 덮은 날
4. 랩으로 포장한 날
5. 포장면에 라벨을 붙인 날
눈치 챘다시피 정답은 1~5번, 어떤 날도 상관없이 가능하다. 물론 생선회의 경우 생선을
회로 썰어 그 자리에서 포장하고 라벨을 붙이는 경우가 많겠지만 예를 들자면 그렇다는 거다.
닭튀김이라고 한다면 냉동상태 닭을 해동하고, 닭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썰고, 기름에 튀기고,
용기에 담아 포장하고, 라벨을 붙인다. 이 과정이 한날 한시에 이뤄진다면 상관없겠지만
다르다고 해도 맨 마지막 라벨을 붙인 날을 제조일자로 표기해도 현행법상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말이다.
다음은 달걀에 대해 얘기해보자. 마트에서 달걀 판매량은 주말이 평일의 열배에 이른다고
한다. 가족 단위로 마트에 장보는게 생활화 된 요즘 실제 그 말이 이해가 된다. 주말에
마트에 가면 산더미처럼 달걀을 쌓아놓고 할인판매 하는 경우도 많이 봤으니까~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양계장의 닭들이 주말이라고 해서 더 많은 계란을 낳는것도 아닐텐데
왜 주말에는 마트에서 달걀을 대량으로 쌓아두고 판매하는 것일까? 평일에 파는 달걀이
유통기한이 더 길고, 주말에 파는 달걀이 유통기한이 짧은것도 아닌데 말이다. 답은 역시
예상대로다. 매일매일 입하되는 달걀의 양은 평일이나 주말이나 차이가 없다. 다만 판매
가 주말이 열배이상 높으므로 평일에 판매되지 않은 물량까지 유통기한을 새로 달고
주말에 판매되는 것이다. 유통기한은 팔리지 않으면 몇차례에 걸쳐 계속 늘어난다.
그러기에 우유가 유통기한과 함께 생산일자를 기록하는 것처럼 달걀도 산란일 또는
생산일자를 기록해야 하는데도 지켜지는 곳이 거의 없다. 다음 또 한가지. 마트에서 달걀을
팔때 냉장고에서 구입하고 있나? 아니다. 대부분 마트에서는 공산품이나 과자를 파는곳
처럼 매대에 진열해놓고 판매하고 있다. 그럼 마트안 창고에는 냉장상태로 보관되고 있을까?
아니다. 역시 상온에서 보관되고,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 가정에서 달걀을 사오면
상온에서 보관하고 먹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사오자마자 냉장고에 달걀을
보관한다. 그런데 왜 오랫동안 보관하고 판매하는 마트에서는 상온에서 보관하는걸까.
달걀껍질에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이 있다. 이 균은 70도 이상으로 가열해야
사멸되므로 반숙으로 먹거나 생달걀을 먹는 식습관은 좋지않다. 따라서 닭이 계란을
낳으면 바로 세척해서 냉장보관 하는것이 위생적으로도 올바른 보관방법이지만 잘 지켜
지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아주 일부분만 소개해 봤지만 참 막막할 뿐이다. 재래시장의 불편함을 마트가
해결해 주었고, 가격은 재래시장보다 비싸지만 그래도 주차와 카트이용의 편리함 때문에
온 가족의 주말 쇼핑문화로까지 자리한 마트가 이렇게 믿을수 없는 곳이었다니...
그렇다면 우리는 마트를 이용하지 않아야 하는걸까? 그렇지는 않다. 바뀌기 힘들다면
그 안에서 최대한 현명한 구매를 하는것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 그 대안을 소개한다.
마트 전체에서 체크해야 할 다섯가지 포인트(좋은 마트 구별법) 1. 매장에 직원이 있다 vs 없다 2. 직원의 상태가 청결하다 vs 불량하다 3. 상품의 적재 한계선을 지키고 있다 vs 그렇지 않다 4. 페트병은 차갑게, 상표가 고객을 향하고 있다 vs 아니다 5. 바닥에 직접 내려놓은 상품이 있다 vs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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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내 코너별로 체크해야 할 포인트 1. 수산물 코너 : 모든 생선에는 '산지' 표기가 되어있어야 하고, 생선회는 '제조시간'이 표시되어야하며, 폐점시간에 임박하여 할인판매를 하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할인 판매를 하지 않는 곳은 재활용을 의심해볼수 있다. 2. 육류 코너 : 라벨을 확인하여 가공자가 현재 마트가 맞는지 확인한다. 가공자가 해당 마트가 아니라면 절단된 고기를 납품받았다는 얘긴데 이경우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 이다. 3. 채소 코너 : 언제, 어디서 수확했는지 표기가 되어있어야 하고, 담당 직원이 항상 상주 하는지 확인한다. 4. 조리식품 코너 : 조리식품 코너 근처에는 주방이 있으므로 주방의 청결상태를 확인한다. 또한 유통기한 뿐만 아니라 제조시간이 명시되어 있는지, 또 폐점때 할인판매를 하는지, 초밥코너는 직접 보는데서 김초밥, 유부초밥을 만드는지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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