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할매 김태원의 네버엔딩스토리 '우연에서 기적으로'

예능프로 <남자의 자격>에서는 국민할매로,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에서는 따뜻하면서도

예리한 조언을 보여줘 '국민 멘토'로 자리잡은 김태원의 인생이야기다. 음악에 관심을 갖고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세대를 아울러 모르는 이름이 없을 정도였던 부활의 김태원이 처음

TV 예능프로에 나온다고 하니 다소 의외였다. 그간 티비에서도 자주 볼수없었고, 그가 노래

하는것도 직접 듣기가 어려웠지만 떠도는 소문으로 이미 대한민국 3대 기타리스트라고까지

알려진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김태원. 거기다 음악적 자존심도 대단할걸로 알려져 있던

그가 음악이 아닌 예능으로 티비에 나온다니... 그 사실만으로도 놀라운데 더 놀라운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대중들의 웃음코드를 적절히 파악하고 적응해 나갔다는 점이다.

책에서 본인 스스로도 사람들이 '곧 저러다 말겠지~', '김태원이 얼마나 오래 가겠어?'

했다고 돌이키고 있다. 그러나 곧, 금방이 벌써 3년을 넘기고 있으니 모든 이들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 버린 셈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김태원을 포장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다. 읽어보면 대부분이 자기 고백,

후회스러웠던 지난날, 그럼에도 희망을 갖고 미래를 기약하는 글이다. 마치 일기장을 보는것

같다. 김태원 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오르는 이미지가 '대마초 연예인'이다. 한때 그가 여러번

대마초에 손을 대 감옥을 갔다온 과거가 있었으니까. 숨기고 싶은 과거였겠지만 그는 담담히

고백한다. 그러면서 놀랍게도 솔직한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미 언론에서도 보도되어 잘

알려진 일이지만 대마초에 손을 댄 계기가 부활을 탈퇴하여 솔로로 데뷔해서 성공을 거둔

이승철과의 애증 때문이란다. 솔직히 배도 아프고, 부럽기도 하고... 그당시 음악으로 뭔가를

보여주고 싶지만 뭘해도 잘 되지 않는데 대해 많이 뒤틀린채 살고있던 시절이었다고...

뿐만아니라 자신은 철저하게 자신의 벽에 갇혀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왔다고도 했다.

학창시절 자신의 모습을 돌이켜보면 단순한 문제아 수준의 아이가 아니라 꽤 심각하게

'문제가 있는' 아이였다고. 거기다 거짓말이 습관이 되어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지어내 사실인

양 친구들에게 하면서 그 순간만큼은 관심을 받는게 즐거웠다고 한다. 내성적이고, 소극적

이고, 자기안에 갇혀있고, 거짓말을 하는 아이, 초등6년때 자살에 관한 글을 지어 선생님을

놀라게 했던 우울한 아이, 어른이 되어 음악을 하면서도 철저하게 자기자신의 음악세계에

빠져 타인의 의견과 소통하지 못했던 그가 조심스럽게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자기 고백서를

출간한 것이다.

사실 예능프로에서 '웃기는' 모습이 진짜 김태원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끊임없이 반전을

주어 사람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 어떠한 경우라도 내 본연의 모습을 감추어서

본전을 드러내지 않는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김태원.

그가 살아온 삶을 이해하기도, 동정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그의 음악은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김태원이 만든 부활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절로 눈이 감아지고, 절로 눈물이

흐르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되니 말이다. 그가 고등학생때 작곡이 뭔지도 모르고 흥얼거리며

만들었다는 '비와 당신의 이야기'부터 회상, 네버엔딩 스토리, 생각이 나, 사랑할수록,

Lonley night 등등.

  

                                         1집 데뷔당시의 부활 멤버

또한 그룹의 보컬로서의 이승철과의 갈등, 3집에서 보컬로 영입한 김재기의 교통사고 사망,

이승철과 화해 및 재결합, 다시 헤어짐, 김재기의 동생 김재희의 보컬활동등 그간 궁금했던

그룹 부활의 역사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태원의 바램이 있다면 훗날 한권의 책을 더

내는 것이란다. 지금껏 마흔일곱해를 수줍게 고백했다면, 앞으로 남은 생애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고 더 많은 할말을 가지고 한번 더 독자들과 만나게 되기를 나 역시 바래본다.

우연에서 기적으로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김태원 출판 : 청어람미디어 2011.11.21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