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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한나라당 코미디 계보를 잇는 강용석의원의 최효종 고소사건

웃을일 없는 국민들을 웃기기 위해 뜬금없이 허탈한 코미디를 보여주던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떠나간 뒤에 그 빈자리가 커보이더니, 최근들어 홍준표 대표가 간간이 어이없는 웃음을 만들어
주며 계보를 잇나 싶었다. 그런데 역시 아무리 기고, 뛰고, 날아도 역시 강용석의원에게는 안되나
보다. 작금의 그 어떤 의원들도 당해낼수 없는 어처구니계 지존의 경지에 이르렀다.
개그콘서트 '사마귀 유치원'에서 개그맨 최효종이 국회의원을 풍자한 일을 두고 '국회의원을 집단
모욕' 했다하여 고소한 것이다.

                                               (사진출처 : 11월 17일자 경북일보)

최효종은 개그콘서트 '사마귀유치원'에서 유치원생들의 진로상담을 해주는 '일수꾼'선생님을
맡고있다. 이 코너 자체가 정치, 사회 문제점을 희화화해서 풍자하는 코너로 인기를 끌고있다.
그럼 최효종이 개그프로에서 뭐라고 했는지 살펴보자.

국회의원 되는거 어렵지 않아요~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집권여당'의 수뇌부와 친해져서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를 하면 되는데, 출마할 때도 공탁금 2억만 들고 선관위로 찾아가면 돼요~

선거유세때 평소에 잘 안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되고요,
평소 먹지않았던 국밥을 한번에 먹으면 돼요~

공약을 얘기할때는 그 지역에 다리를 놔준다던가 지하철 역을 개통해 준다던가,
아~ 현실이 너무 어렵다구요? 괜찮아요, 말로만 하면 돼요~

상대 약점을 개처럼 물고 늘어진다면 국회의원 될수 있어요~

눈씻고 찾아봐도 틀린말 하나 없다. 어쩜 이렇게 통쾌하게 풍자한단 말인가.
그런데 어처구니계의 지존이신 강용석 의원께는 코미디도 다큐처럼 들리나 보다. 이 발언이 모든
국회의원들을 비하한 집단모욕죄에 해당한다면서 고소한 것이다. 강용석 의원이 흔치도 않은 집단모욕
죄를 어찌 알고 찾아내서 고소한 걸까? 본인이 변호사라서? 천만에~
정작 본인이 여자 아나운서들은 '몸을 대줄 각오가 있어야' 되는 직업이라고 개념없는 말을 여대생에게
지껄여서, 아나운서협회로부터 집단모욕죄로 피소당해 유죄판결을 받은바 있기때문에 알게된 죄목
아닐까?

지금은 무소속이니 한나라당 의원이 아니라고? 강용석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마포구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한나라당 진성의원이다. 이명박 대통령과는 사돈지간이니 말해 무엇하랴.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자 국민들 눈치를 보던 한나라당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출당조치를
한 탓에 의원직은 그대로 유지한 채 무소속 의원으로 남게 된것이다. 그나마 윤리위원회에서 제명징계안이 상정돼 본회의에 투표까지 갔지만 한나라당 김형오 국회의장님께서 "이정도 일로 국회의원을
제명하면 여기있는 사람 누가 남겠느냐, 죄 없는 자 강용석의원에게 돌을 던져라~" 라는 길이 남을
명연설로 부결처리 된 바 있다. 그러니 소속은 무소속이지만 안상수 대표의 뒤를 잇는 한나라당
대표 코미디언 지존자리를 승계 받았다고 할수 밖에...

다들 아시겠지만 이쯤에서 강용석 의원의 주옥같은 어록들을 다시한번 되새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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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를 지망한다는 여대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를 할수 있겠느냐. 이화여대 이상은 자존심때문에 
그렇게 못하더라"

청와대를 방문한 여대생에게
"대통령도 너만 쳐다보더라. 남자는 다 똑같다. 예쁜여자만 좋아한다. 옆에 사모님만 없었으면
네 번호도 따갔을 것"

대학생 토론대회 참가한 학생들에게
"사실 심사위원들은 내용을 안듣는다. 참가자들의 얼굴을 본다. 토론할때 패널을 구성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 못생긴 애 2명, 예쁜애 1명으로 이뤄진 구성이 최고다. 그래야 시선이 집중된다"

전현의 민주당 의원을 가리켜
"전현의 의원은 60대 이상 나이드신 의원들이 밥한번 먹고싶어 줄을 설 정도다. 여성의원의 외모는
한나라당보다 민주당이 더 낫다"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을 가리켜
"나경원 의원은 얼굴은 예쁘지만 키가 작아서 볼품없다"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을 가리켜
"유부남의 입장에서 군살 하나 없이 날씬한 몸매에 애도없는 처녀인 박근혜에 대해 섹시하다는 표현
만큼 적당한 말을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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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엔 한나라당 중앙당 인권위원회 김연오 위원이 공지영의 소설 '도가니'가 사실관계를 과장해서 표현하는 바람에 국민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감정이 격앙됐다며 경찰에서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또 김옥이 위원은 '도가니'영화에서 경찰의 모습이 사실과 다르게 (비리경찰로)
왜곡돼 표현됐는데도 경찰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소설에서도 사실관계를 따져 허구가 들어가면 안되고, 영화에서도 특정 직종의 인물들이 비리가
있는냥 묘사되서도 안되고, 개그프로에서도 정치풍자를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그리고 이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당연하게 인식되는 곳, 그런 곳이 버젖이 한국 정치를 좌지우지
하고, 막강한 권력을 손에쥐고 한국사회의 움직이고 있다는 현실이 참으로 서글프다...
 
선진사회일수록, 민주주의가 발전한 나라일수록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활성화 되어있음은
물론이다. 사실이든 아니든 본인들의 귀에 듣기 싫은 소리엔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는 후진적인 정치
의 대표적인 부끄러운 행태다. 2011년 한국의 집권여당은 어느쪽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