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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개콘보다 더 재밌는 코미디 'PD수첩 무죄, 그런데 MBC는 사과?'

요즘 재밌는거 뭐 없나? 티비를 돌려대고, 인터넷을 둘러봐도 딱히 재밌는 일을 발견하지
못한때 눈에 띄는 기사가 있다. 어찌나 웃기고 재밌는지 도저히 혼자보기 아까워 블로그를
찾은 분들과 함께 웃고 싶어 소개한다.

9월 2일, 대법원에서는 역사에 오래오래 남을 재판의 최종선고가 있었다. MBC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광우병에 대해 허위보도를 함으로서 국민들을 선동하고,
당시 농림부 장관이었던 정운찬 장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농림부가 고발한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재판부는 보도 내용일부가 허위인 점은 인정되지만, 공직자에 대해 악의적으로 공격하거나
명예를 훼손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보도가 국민의 먹을거리를 다루는 정부
정책과 관련해 공개토론
이나 여론형성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공공성을 지닌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PD수첩의 보도중 일부 허위사실이 포함되어 있으나, 국민 먹거리에 대한 공공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고, 허위보도 자체가 법적인 책임을 물을 정도로 중하지 않다~라는 뜻으로
볼수있다. 먼저 다들 잘 아시겠지만 1심, 2심, 3심을 거치면서 재판부의 입장을 되짚어 보자.
농림부의 고소로 시작된 본 재판은 1심재판에서 "일부 보도내용이 과장됐을뿐 허위사실이라고
볼수 없다"고 판단하여 전원 무죄를 선고한다. 이에 정부는 항소하고 2심 재판부는 "일부 보도
내용에 허위사실이 포함되어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면 상당한 근거를 갖고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과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을 비판한 것이어서 공직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유지했다. 이에 정부는 불복, 또다시 대법원에 상고를 하게됐고 이날 대법원 판결이
나오게 된 것이다. 무려 3년을 거쳐 끌어온 기나긴 재판이 '무죄'를 확정지으며 끝이 나게됐다.
그간 재판과정을 통해 PD수첩의 근거있는 우려와 의혹제기를 '유언비어'이자 '허위사실 유포'
수준으로 몰아부치며 국론분열의 책임이 PD수첩에 있는것인양 진실을 호도해온 이명박 정부는
당연히 다시한번 국민들에 사과하고, 재판 당사자에게 사과해야 옳을 일이다.

                  

   (한국일보 9월 5일자 자료사진. 피고인 조능희,송일준 PD가 무죄판결후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어느 검사가 수사해 기소했는지 꼭 기사에 실명으로 써 달라. 이들의 이름을 영원히 기록에 남겨야
한다." 조능희 MBC PD수첩 전 책임프로듀서는 대법원 판결 직후 참았던 울분을 토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자~ 지금까지의 재판 이야기는 당연한 수순이자 결과일 뿐이다. 개콘보다 웃긴 코미디라는 제목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 뭐가 웃긴 이야기냐..지금부터 시작된다.
예상했던 대로 대법원의 이같은 판결은 이명박 정부와 보수언론, 그리고 그들에게 통제되고,길들여진
언론들에겐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이다. 조,중,동은 일제히 '무죄'라는 최종판결을 평가
절하한채 '일부사실의 허위'만을 부각시키며 신문에 도배를 해대기 시작한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기사출처 미디어스 9월5일자 원문보기, 마지막은 동아일보 9월5일자 사설.


그러다가 오늘 MBC뉴스데스크 시작과 함께 김재철 MBC사장은 사고를 통해 PD수첩이 허위사실을
보도하여 국민들에게 혼란을 준 점을 사과한다면서 "문화방송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당시 문화방송의 잘못된 정보가 국민의 정확한 판단을 흐리게 한 점은 언론사의 사회적 책무를 왜곡했다는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 'PD수첩'이 한미 쇠고기 협상 절차를 점검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려 한 것은 정당한 취재 행위였다. 그러나 기획 의도가 정당하다 해도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핵심 쟁점들이 '허위 사실'이었다면 그 프로그램은 공정성과 객관성은 물론 정당성도 상실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취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점검하고 바로잡겠다. 취재 제작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준수하고 시사 프로에 대한 심의 등 내부 시스템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에서는 무죄라는데, 언론에서는 MBC더러 부끄러운줄 알고 사과하라고 적반하장격이고, 또 실제로
MBC 사장은 사과를 하고있다. 노조 표현대로라면 “모두가 ‘PD수첩’의 정당한 승리를 축하하고 있는데
(사측이) 혼자 구석으로 가서 무릎꿇고 손들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인터넷에서는 건전보수가 아닌
꼴통보수들이 득의양양 도배질이 시작됐다. "허위사실이란다. 촛불들 이제 뭐라고 변명할래?",
"그렇게 나라를 뒤흔들어놓고 사죄하면 끝?" 이같은 댓글들을 보고있다가 웃겨서 뒤집어지는줄
알았다. 이쯤되면 개콘보다 웃기면 웃겼지 못하지는 않을것 같다. 아침에 시사프로를 진행하는
손석희 교수에게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한나라당 후보로 국회의원 출마하라고 권하자,
(너도 나도 다 정치하겠다고 나서면) 소는 누가 키우냐고 답했다.

방송통신위원장에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정신적 멘토라는 최시중이 들어앉을때부터 예견되온
언론장악이다. YTN, KBS, MBC, 스카이라이프, EBS, 아리랑 TV까지 죄다 이명박 대선캠프 특보거나
자문단 출신이다. 거기다 한겨례, 경향등 일부 신문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신문에 인터넷 매체까지.
앞으로 얼마나 더 코미디를 보게될지 남은 임기나 계산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