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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이 세상의 중심은 나다! 정혜신 박사의 심리처방전, '홀가분'


 

우리가 보통 홀가분하다~ 라는 말은 언제 쓰고 있을까?

오랜시간 나를 짓눌러온 어떤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때, 혹은 지독히도 신경쓰이는 어떤 문제에서

해결될때, 기지개를 쭈~욱 펴며 혹은 긴 한숨을 몰아쉬며 "아~ 이제 홀가분~하다" 라고 한다.

책 이름이 홀가분이다. 모든걸 털어내고, 스트레스 받지말고 홀가분하게 살자는 뜻일게다.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하지만 스트레스라는게 내 스스로 옭아메는 스트레스보다

주위에서 나에게 가하는 스트레스가 많은법이니 머리깎고 절에 들어가지 않는한, 사회생활하며

다른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동안 어찌 스트레스를 안받을수 있겠는가... 자동차 운전도 나만 아무리

주의하며 잘한다해도 상대방이 와서 들이받는것 까지 막을순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런데 어찌 홀가분해

질수 있는 것일까.


저자는 정혜신 정신과 박사다. 심리처방전이란 부제도 달려있다. 이 책을 읽으면 조금이나마 나를

짓눌러온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홀가분해질수 있는걸까? 책을 관통하고 있는 홀가분의 비법은 바로

휴머니즘이다.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중에서도 특히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라~가

핵심이다. '이기적이어도 괜찮아', '내 이름 부르기', '나만이 희망이다', '누구에게나 스타본능이 있다'

라는 소단원들의 제목만 보더라도 이 세상의 중심은 나다, 고로 세상은 내 위주로 도는거다. 이기적인

마음? 괜찮다. 나부터 사랑하고, 나 먼저 아끼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스스로 인정하자~ 그 다음에

다른이들을 존중하고, 위해주며 살자. 세상을 살면서 무엇보다 중요한게 사람이다... 라는 내용인데,

이 모든건 내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는 자존감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다 맞는 말이지만 읽으면서 맞다, 맞아~하며 혼자 무릎을 때릴만한 임팩트는 없었다. 그냥 좋게

말하자면 순진하게, 순수하게, 마음을 맑게 하는 명심보감 같은 책이고, 나쁘게 비평하자면 특별한

개성이 없는 책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우리가 어떤것을 판단하고 평가할때 진정성이라는 항목을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이 책을 쓴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는 책속에서 얘기한대로 휴머니스트

일까? 사람을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생각하고, 남을 위하면서 살고 있을까? 언행이 일치한다면

이 책속에서 얘기한 것들이 진심을 담고있다고 할수 있겠지..그래서 인터넷으로 정혜신 박사에

대해 검색해봤다.



꽤 유명하신 분인가 보다. 방송출연도 많이 하고, 저서도 많았는데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2011년

봄에 있었던 쌍용자동차 파업현장에 참여한 부분이었다. 가수 박혜경, 방송인 김제동, 진보신당 심상정

대표, 명진스님등과 같이 파업현장을 방문하고, 그들을 위로하고, 노동자 및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상담치료를 8주간 진행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쌍용자동차와 무슨 관련이 있는것도 아니고, 근로자들을

개인적으로 아는것도 아닌데 어느날 언론보도를 보고 자발적으로 참여를 했다는 거다. 쌍용자동차

전체 5,000명의 근로자들중 절반인 2,500 여명이 해고되었는데 그렇게 회사를 떠난 분중 14명이
죽었고,
그중 7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해고 노동자 뿐만 아니라 그 가족중에서도 목숨을
끊은
사례도 있었는데 이 기사를 보고 안타까워서 자발적으로 연락을 취해 상담을 시작했다고 한다.
 

(사진 위 : 평택시청 대회의실에 모인 파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발언하는 모습

사진 아래 : 제일 좌측이 정혜신박사, 가수 박혜경, 진보신당 심상정대표, 명진스님이 평택시청에서

시장을 만나 쌍용자동차 파업과 관련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출처 : 심상정대표 블로그,
원문은 여기

 
)




괜히 입바른 소리만 적은 책은 아닌듯 싶다. 저자의 이력을 알고나니 책을 다시한번 보게 된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읽을때는 입에발린 평범한 글들이, 진정성을 받아들이고 읽어보니 처음과는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이렇게 사람 마음이 간사한가 보다. 그래서 심리치유가 필요하고, 효과가
있는거구나~싶다.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언제나 당신이 옳습니다'라는 단원.

모두가 부러워하는 공기업의 임원이 밤늦게 전화를 걸어와 작은규모의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옮긴다며

조언을 구했을때, 저자는 "잘했다. 아마 그 결정이 백번 옳을 것이다"라고 말해준 일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너무나도 고마워하며 목이 메이더랜다. 알고보니 이 사람 주위에 그같은 결정을 지지해주고,

잘했다고 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다. 가족들도, 친지들도, 친구들도 하나같이 왜 바보짓을

하느냐며 그 좋은 공기업을 나와서 이름없는 중소기업으로 옮기겠다는 그를 이해해주지 않았다.

심지어 아내도 그랬다. 주위사람들의 걱정과 반대논리도 물론 그를 걱정해주는 것일거고, 논리적으로도

맞는 말일게다. 하지만 한 가족을 책임진 가장이 그 누구보다 가장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
해서
내린 결정이니 그럴때는 그럴만한 사정이 충분히 있지 않겠냐는게 저자의 생각이었다. 마치
임산부가
갑자기 어떤 음식이 먹고싶다고 느낄때는 그 음식이 산모나 태아에게 필요한 음식일테니
먹어주는게
좋겠지만, 왜 그 상황에서 꼭 그 음식이 먹고싶은건지 설명할수 없는것과 마찬가지라는
거다. 
어떤 결정을 내리건 '당신이 항상 옳습니다'라는 믿음과 지지를 보낼때 그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200% 발휘할수 있을거다.


 자기계발 서적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씩 이런 심리치유 에세이들은 와닿은 문구들이 많더라.

'마음 주치의' 정혜신 박사의 조언대로 남들이 나를 안믿어준다 해도 나라도 내 자신을 믿고 사랑해
 보자.



홀가분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이명수,정혜신
출판 : 해냄출판사 2011.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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