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본영화,읽은책

'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인도 휴양지 오로빌 이라는 곳

참 서정적인 글이다. 제목에서 물씬 풍겨나는 심리치유 에세이~의 냄새를 본문에서

실제로 확인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는다. 첫장부터 인도의 오로빌이라는 작은 마을

에서의 생활이야기는 번잡한 서울에서의, 도시에서의 경쟁과 조급함, 바쁜일상,

스트레스라는 단어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별천지의 지상낙원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왜 오로빌이라고 해서 스트레스, 경쟁, 바쁨등의 일들이 벌어지지 않겠는가~

다만 지금 우리의 삶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느긋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 뿐이지

아예 없지는 않겠지. 단, 어떤 면을 더 크게 보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쓴

시인 김선우는 한껏 지칠대로 지친 육신과 마음을 인도의 작은 외딴 마을, 오로빌에서

오롯이~ 치유하고 돌아온 듯 하다. 좋은면만 바라본 채~


 


 

사실 오로빌이라는 마을 이름도 물론 처음 들어봤거니와, 이 책을 쓴 시인 김선우란

분도 생소하긴 마찬가지다. 내가 워낙 시하고 안친한 이유도 있겠고. 그런데 분명

이름은 남자 이름으로 봤는데, 글을 써 내려간 감성이 남자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섬세하고, 다정다감하고, 작은것에 쉬이 감동받고 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여자의 감성

인지라 시인 김선우를 검색해 봤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여류 시인이었다.

작가가 오로빌을 소개하는 데는 이 한문장에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으리라.

"오로빌은 인도라고 하기에는 ’인도스럽지 않고’ 인도가 아니라고 하기엔 또

’인도스러운’ 묘한 느낌을 내게 주던 곳이다"


이전에도 가끔씩 몇몇 작가들이나 여행가들을 통해 정신수양을 위해서, 또는 ’기’를

받기 위해서 인도로 떠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다. 동적이지 않고 정적인 곳. 그러면서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 사색하는데 제격인 곳. 최근에는 최첨단 IT를 선도하며 유수한

두뇌인력을 배출하고 있는 IT강국. 그러나 또 이처럼 낭만적인 이면에는 세계에서 가장

빈민들이 많고, 구질구질 한 곳이라는 이미지를 함게 갖고있는 곳이 바로 인도라는

나라다. 하지만 오로빌이라는 작은 마을은 이같은 상식과 정형화된 인도의 이미지와는

여러모로 상반되는 곳이었다. 가장 인도스러우면서도 인도같지 않은 마을.


작가의 글을 통해서 만나는 이 곳, 오로빌에서는 모든 시간이 멈춘듯, 여유롭기만

하다. 길이 막힌다고 짜증내는 사람도, 차도 없는 곳.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이 따뜻한

미소로서 인사를 나누는 곳. 심지어 산책길에 만나는 작은 새들과 곤충들도 서로

안부를 나누며, 평화롭게 지낼것만 같은 곳이기도 하다. 작은 일에 감사하고, 서로

대결하지 않으면서 만족하고 사는 마을. 바로 이런 삶이 비록 여유롭고, 풍족하진

않을지라도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라고 할수 있지 않을까? 이런 곳에서 몇 주, 몇 달을

보내고 나면 그간 나를 괴롭히던 욕심과, 불만과, 불평, 자격지심, 소외감, 열등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저 현실에 만족하며, 감사하는 그들의 마음을 닮게 되겠지.


마치 파라다이스 같이 묘사되고 있는 오로빌에서도 최근들어 부동산 개발이 진행되고,

인도 재벌들이 오로빌 인근의 땅들을 사들이는 부동산 투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얼마전에는 살인사건이 일어나기도 했고, 절도도 빈번하게 이루어진단다.

작가는 이 얘길 듣고 깜짝 놀란다. 이곳에서? 이곳은 ’오로빌’인데?

오로빌이 관광명소로 유명해지고, 세계 여러나라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자연스레

함게 따라오는 부작용이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작가가 소개한 ’오로빌’은 사라져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참 안타깝다. 그래도 아직은 ’오로빌’이다.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에서 당신은 누구일까?

바로 오로빌이다. 그 마을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당신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만약 고통속에 몸부림 치고 있다면, 모든걸 버리고 이곳 오로빌로 오라고.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김선우
출판 : 청림출판 2011.06.10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