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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미치다

<6월15일 한화전>운없는 데폴라,운좋은 양현종,정신없는 조범현

1회 연속 4안타로 2득점, 6회 안타4, 볼넷2개로 5득점 7점이란 점수를 빼냈고 승리로 이어졌다.

하지만 기아의 고질병이던 선취득점후 무득점 경기가 재발되지 않을까 뒷목을 부여잡으며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다행히 6회 전혀 기아스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추가득점에 성공하길래 마음을

놓기는 했지만...

호투하던 데폴라가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된후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비슷한 상황

에서 흔히 볼수있는 경우다. 투수들은 경기전 어깨근육을 충분히 풀어주기 위해 애쓰고, 경기중에는

달궈진 어깨가 식지않도록 주의한다. 그런데 오늘처럼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면 기온도 내려가고

휴식시간이 길어지면서 어깨근육이 풀리는 경우가 생기게된다. 다행히 빨리 경기감을 되찾고 호투

가 이어지기도 하지만 많은경우 잘던지던 투수가 갑자기 무너지거나 또는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양팀 모두 5회를 마쳤던터라 선발투수 역할은 수행했다고 보면 투수교체 타이밍이었다.

그런데 한화의 경우 0대2로 지고있는 상황에서 데폴라보다 강한 중간계투가 없는 형편이라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한 데폴라를 그대로 올릴수도 있었겠다 싶다. 결과는 안좋았지만...

 

(불운했던 데폴라. 어쩌면 승리투수가 될수도 있었으련만 찬스에서 한화 타자들의

무기력한 공격과 우천중단후 무리한 등판으로 패전투수가 되버렸다)

 

반면 기아는 데폴라가 흔들리자 전혀 기아스럽지 않게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공격을 끌어갔다.

김상현의 볼넷, 김상훈, 안치홍, 나지완의 연속안타, 박기남의 볼넷, 이 과정에서 어느 타자 하나

쉽게 배트를 돌리지않았고 모두 나쁜볼은 걸러내고 가운데 몰리는 실투를 공략해서 좋은타구를

만들거나 볼넷을 만들었고, 이어 나온 이용규의 초구안타, 김선빈의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모두

칭찬해줄 만한 플레이였다. 특히 김선빈의 삼진이후 반응은 적절했다. 최단신 선수로 불안한 주전

자리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조범현감독에게, 동료들에게, 또한 심판들에게 결코 만만해 보이지

않으려는 오기가 보였다. 여기서 혹자는 최근의 김선빈 플레이를 보면 결코 불안한 주전이라는

내 말에 동의하지 않을수 있다. 물론이다. 김선빈의 유격수 수비가 안정감에서는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이현곤에 밀리지 않고, 타격에서는 이현곤을 압도하고 있음에 당연히 주전자리를 꽤차는게

맞다. 그러나 이제까지 봐온 조범현감독 스타일로는 김선빈이 만에하나 주춤할 경우 언제라도

이현곤에게 밀릴수 있다고 보여진다. 새로운 선수보다 부진해도 예전선수를 중용하는 감독의 스타일.

거기다 타격은 약하지만 안정감 있는 수비를 보여주는 이현곤을 조범현 감독은 신뢰하고 있다.

그러기에 유격수 김선빈, 3루수 박기남의 틈에 결코 끼지 못할것 같은 이현곤이 박기남의 대수비

로나마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고 있지 않은가.

 

(앞으로 계속해서 발전해나갈 화순의 이종범이라는 김선빈의 가능성을 보는것만으로도

즐겁다. 타석에 들어서면 투수가 던질곳이 없어보인다)

 

양현종은 승리투수가 되었지만 최근의 호투에 비하면 오늘의 투구는 실망스럽다.

5와 2/3이닝동안 7안타와 4볼넷을 내줬고 번번이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가는 바람에 투구수가

많아졌다. 투구수 94개중 스트라익은 54, 볼이 40개로 비율이 안좋았고, 특히 변화구 제구가 안돼

고전했다. 이 와중에 5회 우천으로 중단된후 6회에 다시 내보내는건 무슨 생각으로 그런걸까?

앞에서 데폴라의 경우에도 언급했지만 우천중단때에는 투수들의 어깨가 식을수있고 무리하게 던지

다가는 부상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어서 보통 오랜시간 경기가 중단되면 투수를 교체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데폴라의 경우에는 근소하게 지고있는 경기여서 역전시키겠다는 한대화감독의 의중

이라고 이해해줄만 하지만 양현종의 경우는 6회초가 끝난후 7대0으로 앞서고 있었고, 오늘 양현종

의 구위도 뛰어나지 않았다. 결과론적으로 본다면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투수가 잘마무리해주서

승리투수가 됐으니 된거 아니냐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난 결과론을 좋아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그 상황에서

6회말에 양현종을 내보낸 조범현감독을 이해할수 없다. 손영민이 적시타를 맞았으면 2실점이었고

그뒤로 또 어떻게 경기가 뒤바뀔지 알수가 없다. 지금 기아에서 유일하게 승수를 챙기며 승승장구

하고있는 양현종이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남은 4이닝동안 7점의 리드를 지킬만한 중간계투가 없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이해할수 없는 선수기용이다.

 

(우천중단시 덕아웃에서 즐거워하는 양현종.이대로 경기가 끝나기를 빌고 있을게다)

 

손영민의 공은 시즌초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예전 이강철을 보는듯 한데 이강철에 비해 제구력에서는

부족하고 볼끝은 더 나아보인다.

조태수도 잘던졌다. 지금은 패전처리나 큰 점수차에서 나오는 계투조이지만 경기를 풀어가는 힘을

키우고 성장해 간다면 내년시즌 필승계투조 투입도 기대해 볼만하겠다.

정용운은...정용운은 130km대의 느린직구와 예리한 맛이 없는 평범한 변화구.

그저 그랬다. 그만의 특별한 메뉴를 개발하지 못한다면 성공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타이거즈 오늘은 잘했다. 다시 내가 계속해서 리뷰를 쓸 맛이나게 플레이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