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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물리가 어렵나요? '행복한 물리여행'도 있습니다


하도 오래전 일이라 잘 기억나진 않지만 내가 고등학교 다니던때에는 과학이 크게 네개의
과목으로 분류가 됐었다.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 그래서 1학년때는 네 과목을 다같이
들었었고, 2학년때인지 3학년때부터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네 과목중 두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듣고 학력고사를 보는 식이었다.
내가 가장 자신있는 과목은 지구과학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과목중에 국사 빼곤
좋아하는 과목이 없었지만, 그나마 과학의 네분류 중에서는 지구과학이 제일 '쉬워'보였다.
그런데 나머지 한 과목을 물리로 할지, 화학으로 할지, 생물로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끙끙
앓다가 결국 화학을 선택했었던것 같다. 학력고사 점수는 물론 기억나지 않는다.
그땐 그렇게 물리가 어렵게 느껴졌었다. 지금이라고 물리가 쉽게 느껴지는건 아니지만
세상을 살다보니 물리라는 과목이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자연현상이고 간혹 재미있는
현상을 접할때는 '어? 이건 왜이러지?' 하고 관심도 갖게되기도 하는걸 보니 학창시절때
굳이 그렇게 물리를 어렵고, 복잡하고, 암기할것도 많은 과목으로만 생각할 것도 아니었다는
후회를 하게된다.

지금도 물리를 마냥 어려운 학문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그리고 고등학생
인데 물리에 흥미를 못느끼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행복한 물리여행' 이라는 책인데 물리학자 최준곤 교수가 생활속에서 만나게 되는 자연
현상들을 알기쉽게(저자 주장이 그렇다) 풀어서 재미있게(저자 말이다) 쓴 책이다.





1. 빛
2. 소리
3. 기후
4. 전기 및 자기현상
5. 물체의 움직임
6. 생활주변 이야기

이렇게 여섯개의 대단락으로 이루어져 각각의 단락에 속하는 자연현상이나 생활속에서
볼수있는 여러 현상들을 설명하고 있다. 이 중 몇가지만 간략하게 소개해 본다.

태양은 무슨색일까?

저자는 이 문제를 가지고 광학을 전공하는 선배교수와 내기를 했다고 한다.
저자 : 선생님, 태양은 흑체복사를 하잖아요. 태양표면의 온도가 약 6,000도
         이고 혹체복사는  온도에 따라 가장 센 빛의 파장을 알려주는 빈의 법칙
         대로 제일 센 빛이 노란색에서  나오니까 노란색입니다!
선배교수 :  최교수, 표면온도가 6,000도면 가장 세게 나오는 색깔은 초록색
         이라네. 그러니까  태양은 초록색이지!
태양은 노란색이라고 주장하는 최준곤 교수, 그리고 초록색이라고 주장하는 선배교수,
누구 말이 맞을것 같은가?
광학을 전공했다는 선배교수는 두꺼운 책을 들고 최교수를 찾아왔고 그 책에는 여러개의
복잡한 그림들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태양의 표면온도에 해당하는 흑체복사에서 나오는
빛의 세기와 파장 사이를 나타낸 그림이었다. 표면온도가 6,000도일때 제일 세게 나오는
빛의 파장은 520나노미터, 즉 초록색에 해당하더란다. 노란색 빛의 파장은 560나노미터
였다. 결국 최교수는 무안해 하며 밥을 샀는데...
그렇다면 태양은 초록색이란 말일까? 언뜻 납득이 되질 않는다. 최교수 역시 오랜시간이
흐르고 자기가 밥을 안사도 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태양에서 가장 세게
나오는 빛이 초록색인건 맞는데 그와 동시에 초록색이 아닌 빛들도 거의 비슷한 세기로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바로 가시광선을 이루는 빨,주,노,초,파,남,보 가 모두 나온
다는 것이다. 그중 초록색이 가장 많이 나올뿐이다. 그런데 이 일곱가지 무지개색이
비슷한 세기에서 나오게 되서 공기중에 합쳐지면 흰색이 되고만다. 즉, 태양의 빛은
흰색인 거다.

방음벽으로 눈가리고 아웅하기




아파트 근처에서 흔히 볼수 있는 위와같은 방음벽은 효과가 별로 없다고 한다.
빛이나 소리 모두 파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파장의 성격이 자기보다 작거나 비슷한 장애물을
만나면 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장애물을 만나면 반사되거나 흡수되 소멸되버린다.
빛의 파장은 매우 짧아서 약 천만분의 일 미터 정도 된다. 그러다보니 빛은 휘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태양빛을 사람이 받으면 뒷쪽으론 빛이 통과하지 못하고 그림자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소리는 파장이 대략 10센티미터에서 4미터까지 다양하다. 높은 고음의 소리는 파장이
짧고, 낮은 소리는 파장이 길다. 그러기에 도로의 소음이 방음벽을 만나도 파장이 짧은 고음은
효과적으로 차단되는 반면 트럭이나 버스등의 낮은 소음은 방음벽을 타고 넘어오게 된다.
그래도 방음벽이 없는것보다는 있는것이 낫다고? 당연하다. 방음벽을 타고 넘어오면서 일부가
소멸되기도 하고, 방음벽에 흡수되기도 하니 분명 방음벽이 없을때보다는 있는것이 소음을
줄여주기는 할것이다. 그러나 완벽하게 막아주지도 못할뿐더러 방음벽 설치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하면 터무니없이 비효율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최준곤 교수는 차라리 무성한
나무를 심는것이 소리를 차단하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나뭇가지와 수많은 나뭇잎들이
소리를 여러곳으로 반사시켜 소리를 차단시키는 효과도 뛰어나고 미관에도 좋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는 소음공해가 아니라 싱그러운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맑은날 하늘에서 들려오는 쾅 소리는 초음속 비행기가 날아가는 소리다?





간혹 일상생활중에 하늘에서 커다란 '쾅'하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게다. 어떤 이들은
이걸 가리켜 초음속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하면서 나는 소리라고 아는 척을 할것이고,
사람들은 아~ 하면서 그말을 믿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영토위를 날아다니는 여객기 중에서
초음속기는 없다. 사진은 유럽과 미국 사이를 운행했던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  빠르긴
했지만 연료도 많이들고 매우 비쌌기 때문에 사람들이 저가항공을 선호하면서 콩코드는
자금악화로 운해을 중지했다고 한다. 여객기가 아니면 전투기가 훈련하는거 아니냐는 질문을
또 받기도 하는데 전투기는 민가나 도시위에서 훈련을 하지는 않는다. 잘못하다가는 충격파로
유리창이 깨지기도 하니 말이다. 그것보다는 가능성이 큰 얘기가 마른하늘에 치는 천둥소리
가능성이 제일 높고, 아니면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소리일 가능성이 크다.



다리가 무너진 원인은 군인들의 행진? 바람? 고유진동수!





1831년 영국의 보병부대가 맨체스터 근처의 현수교를 지나가다 다리가 무너진 일이 있었다.
군인들의 행군시 발걸음 진동이 그 다리의 고유진동수와 같아 공명이 생긴 다리가 스스로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다. 1940년에는 지은지 넉달밖에 안된 다리에 시속 65키로미터의
바람이 불었는데 그 다리는 설계시부터 강풍에 버티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바람이
세게 불었다,
약하게 불었다를 반복하다보니 진동수가 운나쁘게 그 교량의 고유진동수와
겹치는 바람에 다리가 무너지고 말았다. 또 1985년에는 멕시코 서안에서 강진이 발생했는데
 400킬로미터나 떨어진 멕시코시티에서 건물이 무너지는등 소란이 일었다. 원래 지진파는
400키로를 이동하면 매우 약해지는데 건물들의 고유진동수가 이 약한 지진파와 겹치는 바람에 큰 피해를 입은 것이다.
어떤 사물의 고유진동수를 알수만 있다면 소위 초능력이라는 것도 조절할수 있을것이다.
영화속에서 가끔 보여지는 고성으로 유리잔을 깬다거나 창문을 깬다거나 주위 사람들을
기절시키는 효과도 가져올수 있다. 어쩌면 맘에드는 이성을 정신못차리게 할수도 있을듯~

지금까지 간략하게 소개한다고 했는데 꽤 글이 길어지고 말았다. 이들 외에 수많은 현상
들을 소개하고 원리를 알려주고 있다. 딱딱한 교과서에서만 보던 내용보다 이렇게 설명해
주니 훨씬 이해도 빠르고 재미도 가질수 있겠다~싶다. 하지만 서문에서 저자가 밝힌바는
중학교 과정의 과학수업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해할수 있을만큼 글을 쉽게 쓰려
했다고 하나, 실상 읽어보니 다소 어려운 내용이 많아 쉽게 이해가 되는건 또 아니더라.
그래서 내가 보기엔 고등학생 정도의 수준은 되야 쉽게 받아들일수 있지않을까 생각된다.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들은 잠시였지만 '행복한 물리여행'이 되셨는가?

행복한 물리 여행
국내도서>자연과 과학
저자 : 최준곤
출판 : 이다미디어 2011.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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