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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THE 33' 칠레 광부 33인의 위대한 승리의 기록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칠레 광부 33인이 구조된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세상 모든 사건,사고들이 그렇듯 이 세기의 사고소식도 곧 언젠가는 잊혀지고 말것이다.
그러던 차에 'THE 33' 이 출간되었다. 언젠가는 책으로, 또 영화로 나올거라 생각 하고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책으로 만나보게 되니 도대체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고, 또 이들은
어떻게 희망을 버리지 않고 버텨 마침내 구조될수 있었는지 그 풀스토리가 너무나 궁금해서
서둘러 읽게 됐다.
 

처음 매몰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전 세계인들이 경악하면서도 희망을 가졌으나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도 갱도를 뚫지못하고 광부들의 생존여부마저 불확실한채 시간만 지나자
한사람, 한사람씩 희망을 접기 시작했다. 십여일이 지났을때 티비 뉴스를 지켜보던 나조차도
생존 가능성을 희박하게 봤다. 그런데
이게 왠걸? 칠레 정부와 회사는 포기하지 않고 구조작업을 계속해 나가는거다. 마침내 구조작업 17일째만에 매몰된 33인 전원의 생존을 확인할 수 있었고, 결국 69일만에 지하 700 여미터 밑에서 모두 구조되어 세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 밑에서 69일을 버틴 광부들도 대단하지만 생사여부도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구조를
포기하거나 부정적으로 보지않고, 최선을 다한 구조대와 정부에게도 경의를 표한다.

이 사건을 보며 절실히 느낀점...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놓지않는다면 어떻게든 길은
생기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다른 어떤 설명이 필요한가! 이들 33인의 칠레 광부들이 이를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은 사고가 나던날 광부들이 출근하는 모습으로 시작해 구조될때까지의 69일간 땅속과

땅위의 사람들 얘기를 기록하고 있다. 매몰되어 땅속에 갇힌 33명의 생활과 정신상태, 감정
변화등을 기록하고 있고,
그들을 구조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구조대와 심리학자, 대통령과
각국의 언론들, 그리고
광부들의 가족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은 시종일관 긍정과 희망의
이야기만 들려주지는 않는다.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부정적인 모습과 비하인드 스토리도
함께 들려주고 있다.

인상깊은 대목은 처음 매몰된 후 지상에 생존소식을 알리게 된 최초 17일간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며 구조될거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안에서 자발적으로 3개조로
팀을 나누어 평상시처럼 작업하고, 잠잘때는 불침번을 서며 혹시나 깨어나지 못하는 동료
가 있나 살피고, 부족한 음식을 서로 나눠먹으며 나름대로 규칙을
정하고, 똘똘 뭉쳐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은 참 인상깊었다. 종교가 있건없건간에 하느님께 기도드리고, 서로
농담도 하며 격려하던 광부들이 정작 외부와 교신에 성공하고, 물자를
보급받게 되면서 달라
지기 시작한다. 서로간의 알력이 생기고 다툼도 심해지며 부정적인 모습으로 변해갔다는

점도 인정하고 있다. 
 
 

따뜻한 음식을 먹고, 깨끗한 옷을 입고, 땅바닥 대신 간이침대에서 자고, 소형 영사기
덕분에 텔레비젼과 영화를 볼수 있게되자, 광부들은 육체적 생존의 모진 벼랑에서 애매
모호한 상태로
 자리를 옮겼다...(중략)...


17일째 지상의 시추장비가 갱도를 뚫어 교신이 시작되면서 물품이 보급되고, 티비에
침대, 풍부한 물과 음식이 공급되자 살수있다는 희망이 사라진 대신 자만심과 보상의식이
발동했다고 봐야할까?
지하에서의 생활을 비디오로 촬영한 것이 언론에 보도된후 일약 인기인으로 떠오른 동료를

질투하기 시작하고, 이전에는 먹을것을 찾아 음식쓰레기도 뒤지던 그들에게 음식쓰레기가
새로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아무일도 안하고 하루종일 텔레비전만 보며 멍하게 있는
시간들도 늘어났다. 건강을 위하 규칙적인 생활과 규율을 지키던 광부들이 운동도 하지않고,
규칙적인 생활도 하지않고, 규율도 지키지 않게 되버린 것이다. 서로 용기를 붇돋아주던
동료들이 무슨 채널을 볼것인지를 가지고 다투기 시작하고, 배가 부르자 음식투정이
시작됐다. 맛없는 음식을 보내줬다고 화를 내고, 가족들을 통해 위험한 물품들을 보급받기도
했단다. 심지어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단식투쟁 하겠다는 엄포를 부리기도 한다.
코카인과 같은 마약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공기인형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또한 이들의 생존사실이 알려지기 전 마지막 음식이 떨어지고 나면 다음엔 '식인'도 불사
하겠다는 움직임이 있었다니 섬뜩해 지면서도 가히 그런 극한의 상황이 짐작조차 되지 않고
누구하나
이에대해 그들을 비난할수도 없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생존자들이 고백하기로
서로가 식인이란 말은
꺼내지 않았지만 가장 먼저 쓰러져 죽는사람이 결국 식량이 될거라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형성됐었다고..
다행히 그 상활까지 이르기전에 구조대에 발견돼 식량이
보급되게 된다.


69일째 이들이 마침내 구조되기 시작했을때 역사적인 순간을 직접 참여하고 싶어했던
칠레의 피녜라 대통령은 구조를 위해 직접 피닉스라는 기구를 타고 무너진 갱구안으로
들어가겠다고 했다는 대목도 재미있다. 그만큼 국민들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성군인지,
아니면 수많은 플래쉬가 터지는 언론환경을 이용해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싶어하는 노회한
치가인지...

위에 다소 부정적인 에피소드를 소개해서 그렇지 감동적인 스토리가 더 많다. 특히나 한명의
낙오자나 사망자가 없이 매몰된 광부 전원이 살아서 돌아온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한번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수있다란 말이 와닿는다. 그런데 이렇게 편하고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우리는 왜 그런 희망과
집념을 가지지 못하고 사는지..깊이 반성하게 된다. 



           구조되기전 매몰지역 안에서 가족들과 화상전화로 안부를 주고받는 모습


THE 33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조나단 프랭클린(Jonathan Franklin) / 이원경역
출판 : 월드김영사 2011.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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