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본영화,읽은책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청소년의 성장소설 '비너스에게'






자음과 모음에서 나온 권하은의 장편소설 '비너스에게'

권하은은 청소년 소설 '바람이 노래한다'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발이 닿지 않는 아이'에 이어

다시 '비너스에게'를 발표하며 청소년 소설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난 자음과 모음 출판사에 대해 잘 모르지만 최근 서너달동안 읽어온 책들 중에서 꽤 인상깊은

작품들이 많아 출판사를 기억하게 되었다. 이상권 작가의 '성인식', 강영숙 작가의 '라이팅 클럽'

이 그 책들인데 두 권 모두 별점 다섯개 만점을 줄수 있는 책이었다. 그래서인지 자음과모음에서

나온 책들은 평균이상은 한다~는 이미지가 심어져있다. 권하은의 장편소설 '비너스에게'를 처음

접할때도 같은 이유로 호감이 작용했다.

 

성장소설에는 아픔이 있다. 어른이 되가는 과정이 어느 하나 쉬운게 있으리오만은 사춘기때

겪게되는 자아의 확립이라든지,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이랄지, 가족의 기대와 개인적인 꿈의

상충이랄지 하는 문제들을 공감가게 풀어놓는게 성장소설인데, 하물며 '비너스에게'는

고등학교 2학년 강성훈이라는 주인공을 내세워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다시 말해 자신이

'게이'임을 깨닫게 되는 소년의 아픔과 자아를 확립해 가는 이야기를 담은 성장소설이니

그 아픔이 더 할수밖에 없다.

 

싱글맘으로 어렵게 외아들을 키워오면서 아들이 더도말고 덜도말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기

만을 바라는 엄마,  그리고 멋진외모와 성격과 공부까지 잘해 인기있는 아들, 어느날 자신의

성 정체성이 남들과 다르다는 걸 깨닫는 순간부터 평범하던 일상은 풍비박산이 나게된다.

작가는 이 책에서 주인공의 혼란과 그 이후의 좌절을 통해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그게

'틀린'것은 아니라는 점을 얘기한다. 단지 남자는 여자와 서로 사랑하고, 결혼해야 한다는

관습에 얽메어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않았음에도 혐오의 대상이 되어 학교도 그만두고,

우울증을 앓으며 정신과적 치료를 받아야할 정도로 망가져가는 주인공을 통해, '다름'과

'틀림'의 진정한 의미,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 다른 등장인물들을 통해 또래 청소년들이

겪고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되짚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본다.

 

제목 '비너스에게'는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가 궁금했다.

주인공 강성훈이 '게이'임을 알게된 학교에서 자퇴하고, 게이로서 한국사회에 살아가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아는 엄마가 아들을 위해 유학길을 모색하는데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주인공이 정신적인 충격으로 대인기피증에 걸리게 되고

오로지 사랑의 여신인 '그림 비너스'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만 자기 내면을 내비치고 소통하는

치료과정을 밟게된다. 그래서 제목이 '비너스에게'다. 비너스는 세상 모든것을 사랑하고, 또

사랑받는 사랑의 여신이지 않는가. 설령 상대가 못생겼다고 해서,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선별해서 사랑하거나 하지는 않을것이다. 강성훈이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고 입을 다물어

버렸다가 비너스에게만은 편지를 통해 말을 하게 된다.

 

우리는...그 말을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을까? 비너스가 아닌 우리들은 우리들의 아이들

얘기에 대해 그 얘기가 무슨 얘기든지 간에 열린 가슴으로 듣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까?


비너스에게
국내도서>청소년
저자 : 권하은
출판 : 자음과모음 2010.12.03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