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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납치,감금,성폭행등 반인륜적인 범죄를 모티브로 쓴 소설 '룸'

  

 

책 표지에 보면 벽에 쓰인 ROOM을 들여다보는 한 소년의 모습이 보인다.

이 소년이 바로 오늘 소개하는 소설 <룸>의 주인공이다.

소설 '룸'은 신문과 뉴스에서 국제소식에 다뤄졌던 성폭행범의 소녀 납치, 감금, 성폭행, 출산,

감금상태에서 양육이란 과정을 거친 실화를 모티브로 쓴 소설이다. 생각만해도 끔찍한 이

스토리는 불행하게도 실제 있었던 사건일 뿐 아니라, 매우 잦은 사건이다.

 

우리가 흔히 소설로, 영화로 접했던 일본영화 '완전한 사육'을 기억할 것이다.

일본에서 평범한 회사원이 평소 혼자 짝사랑하던 여고생을 납치해서 집에 가둬두고,

생활하며 낮에는 태연히 회사에 출근하고, 퇴근후에는 감금한 여고생과 수년간 부부처럼

살다 붙잡힌 사건.

지금은 3류 에로시리즈물로 변해서 매년 아류작들이 반포르노 성격을 띠고 상영되고 있지만,

그래서 관람하는 관객들도 아무 생각없이 '어쩜 저럴수 있을까~' '저게 진짜 가능한 일일까?'

하고 있지만...거기다 아주 극소수일망정 청소년들로 하여금 나도 저렇게 한번 해볼까~하는

모방범죄도 간간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말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정말 뭐라 표현할수도

없을만큼 반인륜적이고 피해여성의 삶을 통째로 파괴하는 극악한 범죄를 우린 너무도 태연

하게 바라보고 있느냔 말이다.

 

2009년 미국 전역이 떠들썩한 사건이 발생한다.

일명 '제이시 두가드' 사건.

11살이던 제이시 두가드는 성폭행범에게 납치되 납치범의 집 뒷뜰에 있는 오두막집에

감금돼 성폭행을 당하며 살다 그곳에서 두 아이를 출산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18년간을

감금돼있다 2009년 납치범이 체포되면서 구출되는데 그때 그녀의 나이가 29살이었다.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

요셉이라는 남성이 자신의 친딸을 24년간 지하실에 감금하고 성폭행을 해오다 경찰에

붙잡혔는데 그 딸은 감금상태에서 7명의 자녀를 출산한 것이다. 피해 여성인 엘리자베스는

11살때 처음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18세가 되던 1984년부터서는 아예 지하실을

개조한 곳에 감금돼 수갑을 차고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해왔다. 범인 요셉은 경찰에

딸이 가출을 했다고 신고했고, 어머니 역시 24년간 그 사실을 몰랐다고 증언했다.

이 전대미문의 사건은 자신의 딸이자, 손녀이고 엘리자베스가 낳은 첫딸 케르스틴이

19세가 되었을때 중병을 앓아 요셉이 병원에 데려갔을때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병원

직원이 신고함으로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런 비상식적이로 반인륜적인 범죄들이 버젖이 자행되고 있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있다.

그리고 이런 새태를 날카롭게 비난하기 위한 책이 엠마 도노휴의 '룸'이다.

열아홉살때 납치범에 납치돼 7년동안 감금생활을 하는 엄마와 그곳에서 태어나 다섯살

생일을 맞은 소년인 주인공 나가 마침내 지옥같은 그곳에서 탈출하고 세상에 적응해 나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충격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한가지 아쉬운 점은 탈출과정등의

긴박한 상황에서 극적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

하지만 작가는 한가지 사건으로서 흥미위주로 풀어나가는게 아니라 소년이 겪게되는

심리상태랄지 탈출후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하니 그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듯 싶다. 단순히 소설적인 재미로만 받아들이지 말라는 뜻.

 

참고로 위에 사례로 들었던 사건들의 뒷이야기를 찾아보니...

미국의 제이시 두가드는 국가를 상대로 손배소 소송을 진행해서 승소했다. 캘리포니아 법원은

납치범이 이미 성폭행 전과자인 점을 들어 전과자 관리에 소홀했다하여 정부는 두가드와

두가드의 두 딸들에게 2,000만 달러를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우리돈으로 약 245억이라고 한다.

그 돈으로 세사람의 인생을 보상할순 없겠지만 판사의 양심적인 판결이라고 할수있겠지.

오스트리아 사건의 범인인 조세프 프리츨에게는 종신형이 선고됐다.

그런데 어차피 범인이 검거당시 나이가 73세여서.. 종신형이래봐야 징역 3~4년이나 다를바

없지 않는가.. 그런데 이 경우 두가드는 전혀 모르는 남에게 납치를 당해서 피해를 봤지만,

오스트리아의 엘리자베스 경우는 친아버지에게 당한 피해라 난감할 뿐이다..



ps. 소설에서는 납치와 성폭행이 주로 묘사된게 아니라 엄마와 소년의 탈출과정과 그 이후
 얘기 위주로 묘사됩니다. 많은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이라서요.. (12.20일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