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면서 재밌는 책을 소개하게 돼 기쁘다. 이 책은 경제학을 표방한 육아지침서(?)다.
사실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처럼 경제학 서적도 육아서적이라고도 할수없지만 경제학자인
저자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들과 육아에 경제학 개념을 재밌게 접목한 에피소드
들을 소개하는 육아 에세이가 좀더 정확한 장르가 되겠다.
'아빠는 경제학자'~
책 내용 소개에 앞서 난 이 책이 제목을 잘 선정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거기다 디자인도.
사실 아무리 책 내용이 좋다하더라도 제목 선정을 잘못하거나 디자인을 잘못했을때 하루에도
수십권씩 출간되는 새로운 책속에서 번번이 독자들에 어필도 못해보고 사장되버리는 책들이
얼마나 많냔 말이다. 그런데 우스꽝스러운 책표지와 함께 아빠는 경제학자라니~
눈에 확들어오는 표지디자인, 그리고 제목. 50점 먹고 들어가는거다.
저자인 조슈아 갠즈는 대학교수다. 학생들에게 경제학을 가르치는데 재미없는 강의중에
경제학 개념을 접목시킨 육아경험담을 들려주니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도 높아지고, 흥미를
갖고 수업에 참여하는 경험을 했다고. 거기다 동료교수의 추천으로 블로그를 개설하고 에피소드
들을 올리다가 드디어 책으로 묶어 출판하기에 이르렀다.
나 역시 처음에는 경제학 교수가 쓴 괴짜경제학이라기에 어려운 경제 전문용어가 나오는
소위 '지루한' 책은 아닐까~ 추측도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앞서 얘기했듯이 경제학
서적이 아니라 육아서적에 가깝다 보니까 아이 셋을 키우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들이 재밌게
소개되고 있다. 특히 책에 나오는 가족들 소개가 흥미롭다.
주인공인 나, 아빠다. 거기다 엄마, 아이1, 아이2, 아이3으로 표현한다.
갓난아기가 태어나 밤에 잠안자고 우는 경험, 애 키우는 부모들은 다들 겪었던 난감한 상황이다.
주인공인 경제학자 아빠는 이런 상황에서도 경제학을 접목해 공급과 수요, 아이의 요구사항과
부모들의 요구사항의 접점을 찾을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적용한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경우
아빠의 예상대로 아기들이 따라와 주는게 놀라웠다. 하지만 저자 말대로 아이들이 경제원리에
따라 움직여 줬다기 보다는 각각의 개인적인 성향에 따른 결과일수도 있겠다 싶다.
나는 큰아이를 키우면서 밤에 어찌나 재우기가 어렵던지 아기띠로 안아 자장가를 부르며 아파트
주위를 돌아다녔다. 집에서 안고있는것 보다 밖에 나와 돌아다니면 좀더 잘 잤기에. 노래를 한
스무곡을 부르면 그제서야 살포시 잠이 들어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눕히면 또 언제 일어났는지
죽는다고 울어대는거다. 엉거주춤 허리를 굽히고 눕히려는 자세 그대로 다시 안아서 또 노래를
부르기를 반복했다. 내가 만약 첫아이를 낳기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저자가 제시하는 경제학의
원리를 접목시켜 볼수 있었을텐데 ^^ 아이에게 원하는 것을 요구하고 그 대신 아이가 원하는걸
주는 방법. 저자는 아이1,2,3을 키우면서 용변가리기에 이 방법을 적용했단다. 기저귀에 용변을
보는 대신 변기를 이용해서 성공하면 초콜릿을 주는 방법.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고~
그런데 아이들은 오히려 아빠의 예측을 뛰어넘은 경제학자가 되기도한다. 아예 변기에 앉아서
용변이 나올때까지 기다린다거나 한번에 응가할걸 여러번 나눠서 응가를 해 초콜릿을 더
받아내는 방법등이 이제 겨우 두살, 세살 아이들이 스스로 터득한 무역과 경제의 원리였던 것이다~
이제 책 표지의 사진에서처럼 훌쩍 커버린 아이들이지만 이렇게 재밌게 가족을 사랑하는
유머러스한 아빠와 함께라면 필시 어릴때부터 훌륭히 경제원리를 깨우칠수 있으리라.
너무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은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지금 아기를 낳았거나 유아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에겐 '강추' 육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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