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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처음 접한 색다른 형식의 희곡 [논쟁/사랑으로 세련되어진 아를르캥]

논쟁. 사랑으로 세련되어진 아를르캥
국내도서>예술/대중문화
저자 : 마리보(Pierre Carlet de Chamblain de Marivaux) / 유진원,신정민역
출판 : 꿈꾸는고치 2010.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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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특이하다. [논쟁/사랑으로 세련되어진 아를르캥] 이라니!

장르도 특이하다. 소설이 아니었다...희곡이란다. 그런데 난 이제껏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이같은 양식의 책을 본적이 없었다.

18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마리보가 쓴 서른여섯편의 희곡작품중에서 그간

잘 알려져있지 않던 '논쟁' 과 '사랑으로 세련되어진 아를르캥'이란 두 작품을 한 권에

묶어 출간한 것이다. 솔직히 난 원작 그대로의 희곡을 각색하고 편집해서 -스토리를 입혀서-

소설처럼 이야기를 만들어 책으로 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책장을 펴자 예상을 벗어난

원작에 충실한 희곡이 보였다...

 

 

 

 

사실 내가 희곡작품을 무대에서 본 적도 없거니와 뮤지컬이나 오페라 관람은 한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고 고작해야 연극 몇편 본게 다다보니 이런 형식의 작품집이 낯설수밖에...

연극에서 배우의 대사와 괄호속에 표정이나 행동을 나타낸 지문으로 이루어진 희곡집.

난생 처음으로 이런 작품집을 읽게 되었다. 먼저 '논쟁'은 어떤 작품일까?

 

'논쟁'은 1744년 파리의 부르고뉴 호텔에서 코메디 프랑세즈 극단이 단 일회 공연했던

희곡작품인데 관객의 호응을 얻지 못해 마리보 생전에 다시 무대에 오르지 못한 실패작이었다.

그러다 1973년 연출가 파트리스 셰로에 의해 다시 상연되어 주목받기 시작한 작품으로

무려 2백년 넘게 묻혀있다 현대에 이르러 진가를 인정받았다 할수 있다.

남녀간의 사랑에 있어 먼저 눈을 돌리고 배신을 하는쪽이 남자인가, 여자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다 아예 직접 태초에 남녀를 재현해서 살펴보자는 다소 황당한 설정이긴

한데 그렇게 해서 태어나자마자 깊은 산속에서 다른사람들을 보지 못하고 남자둘과 여자둘이

성장하게 한다음 그들을 만나게해서 서로 사랑하게 한 다음 제 짝이 아닌 다른짝의 이성들을

다시 만나게 해서 누가 마음을 돌리고 배신하는가를 관찰한다는 내용.

결국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남녀 모두가 죽도록 사랑한다고 하지만 결국 다른 이성에게

눈을 돌리는 과정을 표현해냈다.

 

'사랑으로 세련되어진 아를르캥'은 1720년 이탈리아 극단에 의해 상영되어 마리보를 유명

작가로 만들어준 인기작이란다. 첫공연 이후 이탈리아 극단의 레퍼토리에 포함되어

반세기 가까이 관객에게 사랑을 받게된다. 특히 주인공 아를르캥은 요정에게 납치되었을때

제멋대로의 청년에서 양치기 소녀 실비아를 만나 사랑에 빠진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장면들마다 춤추고 노래하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실 아주 짧은 단막극 형식이라 마리보의 두 작품을 충분히 감상하기엔 부족한 면이있다.

그리고 이런 작품은 직접 무대에서 봐야 실감나지 않을까? 책에서 대본을 읽는것 같아

왠지 부자연스러움을 느꼈다.

하지만 어떠랴~ 이 짧은 책으로 어차피 마리보를 알수는 없겠지. 그대신 이 책을 계기로

마리보라는 프랑스 극작가를 알게됐고, 나중에 공연을 하게되면 아~ 이작품~ 하면서

아는체라도 할수있으니 그게 큰 소득이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