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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니들이 인생을 알어? 그래 안다! 당찬 스물일곱 그녀들의~ [렛츠 그루브]


제목 그대로다. 이 책을 처음 받아봤을때, 그리고 표지를 유심히 살펴볼때,
도대체 이 책이 무슨책인지 감을 잡을수 없었다.




스물일곱, 그녀들의 성장 다이어리....
그녀들이 제안하는 2010년 새마음운동....
박신영과 이민아의 리얼 버라이어티....
렛츠 그루브....
도대체 이게 다 뭔말이란 말이냐...


책을 몇장 넘기면서 두가지 점에서 깜짝 놀라게 됐다.
첫째는 책의 구성이다.
260여 페이지가 넘어가는 그리 얇지 않은 책인데
아래 사진과 같은 식이다. 한 페이지에 글이 별로 없다!!!




보통 책 기준으로 네배정도는 부풀려진 분량이라고나 할까?
260 페이지가 아니라 60~70 페이지면 충분할 미니북 수준의 글밥이다.
새롭고, 신선하고, 스물일곱 또래의 발랄함을
미니홈피나 블로그 식으로 표현했다고 해야하는건지...


둘째는 책의 내용이다. 내용이라니? 무슨....?
어이없게도 스물일곱, 내가 보기에 한참 사회생활 시작하면서
삐약삐약 할 나이의 철없는 그녀들이 낸 책의 주제가
산전수전 다 겪고 인생의 고수들이 펴낼만한 '삶의 조언집'이다.
이럴땐 이렇게 해라~
저럴땐 이렇게 생각해라~
아니...너네가 뭘 안다고, 너네가 무슨 인생의 굴곡을 겪어봤다고 누구에게
이런 조언을 한단말이냐...


저자 박신영은 대학재학중 제일기획 공모전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고,
LG애드 대상을 수상한 한편 각종 공모전 23관왕이라는 전적을 가진,
 비범한 아해라고 한다. 이미 책 '삽질정신'을 출간한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또다른 저자 이민아는 '엄친딸'이라는 별명을 가진, 미국과 모스크바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고, 곱상한 외모와 달리 모스크바에서
한국인 최초로 자매가 학생회장을 역임하는등 텃세에 '꿀리지 않는'
깡을 가진 엄친딸이다. 이쁘면서, 공부도 잘하고, 깡도 있는...


앞서 말한대로 책 내용은 그녀들이 살아온 스물일곱해동안 겪어왔던
에피소드들을 토대로 주위 환경에, 시선에 자신을 옭아메어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말고, 쿨하고 그루브하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어라~하는 내용이다.
같은 직장에 입사동기로 만난 전혀달랐던 두사람이
3년차를 맞아 매너리즘에 빠지면서 광고회사 특성상 더이상 짜낼것 없는
텅빈 머리를 채우고자 과감히 뉴질랜드행을 결심하게 되고
뉴질랜드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평소
하고싶었던 조언들을 풀어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여기서 리뷰가 끝이라면 이 책을 읽을 이유도 없거니와,
지금 내가 리뷰를 쓰고있을 이유도 없는거겠지...물론 당연히 내 평가는
반전을 맞게된다.


그녀들이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한건, 책의 에필로그에서도 아래와 같이 스스로 밝히듯이

그래요,
어쩌면 이 책은
너무도 여리디여린,
그래서 너무 만만치 않은 인생에 뭐든 주절거릴 말이 필요했던
그녀들의 주절거림 모음집이기도 합니다.

"우린 이렇게 잘난 사람들이라 너희들에게 우리 조언이 필요할것 같아서
책을 냈으니, 모두들 잘 새겨듣고 현명한 삶을 살아가거라~" 가 아닌

"우린 여리고 약한 스물일곱, 직장 3년차지만 지금껏 살아오며 만만치 않았던
힘든 삶속에서 뭐라도, 누구에게라도 주절거리며 스스로 힘을 얻을 계기가 필요한거라구요!"

이게 더 맞는 말이 아닌가 싶다.. 다른이들에게 조언하기 위함보다는
그녀들의 일기장? 스스로가 힘을 얻기위한 긍정적인 마인드컨트롤?
그렇게 생각하니 그전까지 삐뚤어진 시선으로 봤던 글귀들이 다른 시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비록 어린 나이지만 현명한 삶은 나이가 많다고
얻어지는게 아니란 것도...깨닫게 되고.
특히 책 후반부에 이르면서는 그녀들의 조언이 참 많은 도움이 되기까지...




위 대목은 가장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뉴질랜드의 밀퍼드사운드에서 크루즈를 타고 항해하던중 겪었던 일이다.
맞다...선장의 안내방송이 아니었다면 혹여나 폭포에서 튀어온 물 몇방울로
사람들은 옷이 젖었다며, 헤어스타일 망쳤다며 짜증만 냈겠지..
그런데 그 말 몇마디 들었다고 지금 사람들은 흠뻑 젖은 기쁜얼굴로
서로 상대에게 몇살 젊어졌네, 우리 오래 살겠네 하며 즐거워하고,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게 됐으니, 이처럼 같은 결과를 가지고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살면 스트레스 받지않고 좋은 기억으로만 남게된다는...


우리가 직장생활에서, 또는 가정생활에서 사람들에 치이며 살아가며
혹여나 내가 손해보는건 아닐까, 혹여나 다른이들이 나를 이용하려 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 스스로를 옭아매고 살아가지 않는가 말이다.
내가 낮에 무심코 했던 말과 행동들이 혹여 상대가 기분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하는 고민에 잠못이루며 걱정하기도 하지만, 정작 그 상대방은 까맣게 잊고
두발 뻗고 잠을 자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렛츠 그루브'는 이런 소심하고, 걱정많고, 스스로를 스트레스 속에
옭아메며 살고있는 우리를 향해 '긍정적인 사고로 쿨하게 살자, 그루브하게'를
외치고 있다.

재밌는 에피소드 하나,



심한 생리통 때문에 꼭 가고싶었던 밀퍼드사운드에 갈수 없었던 그녀가
남은 친구에게 혼자라도 보고와서 자기에게 말해달라는 대목에서
'이순신처럼 비장한 말투로...'  마침 이 대목을 읽고있을때
갑자기 애들이 보고있던 TV에서 '이순신 장군'이란 말이 들리는거다.
깜짝 놀라 TV를 보니 EBS에서 하는 '모여라 딩동댕' 프로에서
'앗! 이순신장군이다'라는 꼭지가 방송되고 있었다.
정말 우연치고는...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


꼭 나이가 많다고, 세상 이치를 많이 깨닫고 있다거나,
더 현명하게 세상을 살아가는건 아닌것 같다.
탈무드 같은 삶의 지침서는 안될지언정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회초년생들이나 직장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있는
새내기 직장인들, 또는 대학생들에게 언니, 누나가 들려주는 감각적인
 조언집으로는 그만이다. 사실 부모님이나 어른들이 들려주는 충고나 조언은
흘려들어도 또래 친구나 선배들이 들려주는 충고나 조언은 가슴깊이
와닿는법 아닌가.
이 책이 그들에게 그런 역할을 해줄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