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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과 진화론의 불꽃튀는 논쟁 [신과 다윈의 시대]


인간은, 생물은, 이 지구와 우주는 과연 신에 의해 창조되었는가,

수억년을 거치는 동안 진화되어 왔는가! 이 물음에 당신은 뭐라고 답하겠는가!

1859년 찰스다윈이 '종의 기원'을 펴내기 전까지 인류는 창조론을 굳게 믿었다.

그러나 모든 생물은 한 뿌리에서 탄생했으며 수억년을 거치는동안 분화해 다양한 동,식물을

구성하게됐다는 진화론의 등장이후 지금은 학교에서 '진화론'만을 진리인듯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지금 21세기에도 여전히 종교인들을 중심으로 '창조론'도 만만치않게 세를 키워가고 있으니~

그 창조론과 진화론의 불꽃튀는 논쟁의 세계로 빠져보자.



 

 

이 책 [신과 다윈의 시대]는 EBS다큐프라임 제작팀에서 TV방송된 내용을

토대로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따라서 창조론(책에서는 지적설계론으로 대표된다) 과 진화론간의 직접적인

논쟁이나 토론이 아닌 제작팀이 두 진영간의 대표학자들과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한것이라 다소 아쉽긴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상대에 대한 직접적이고 감정적인 비방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들여다볼수 있게되어 장점이 되기도한다.



 


 

나는, 그리고 여러분은 창조론을 믿는가, 진화론을 믿는가?

난 천주교 신자다. 그리고 성서에서는 하느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가르친다. 이 내용은 창세기에 나오는 내용으로 개신교, 천주교등

전체 기독교의 공통된 교리다.

그런데 역시 '짝퉁'신자라서 그런가? 난 왠지 하느님이 온 세상 만물을

창조하셨다는 창조론보다 단세포가 다세포로 분화하고 또 그 시대 환경에

적합하게 바뀌어가 오늘날 형태를 이루었다는 '진화론'쪽에 더 믿음이 간다.

물론 진화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문제

- 그렇다면 최초의 단세포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 하는 문제에 이르면

나 역시도 설명할수 없는것은 마찬가지...역시 신의 창조란 말인가?

 

 

 이 많은 가지를 보라! 그러나 결국 뿌리는 하나지 않은가..

다윈의 진화론을 한눈에 보여주는 시골 나무 사진(출처불명)


 

창조론과 진화론을 믿는 설문조사 결과 개신교의 나라라고 할수 있는 미국이

39%만이 진화론을 믿고있었고, 이슬람 국가인 터키가 25%로 가장 낮았다.

진화론을 믿는 비율이 낮다는건 그만큼 창조론을 믿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

개신교와 이슬람은 창조론을 믿는 대표적인 종교다.

 


 

(미국 국민들의 진화론 신뢰정도. 39%가 진화론을 믿는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진화론을 믿는다가 62%,

믿지않는다가 30%로 조사되었다.

이를 다시 종교별로 조사했더니

 

 

 

진화론을 믿는 종교로는 천주교가 83%, 불교가 70%로 높게 나왔고,

개신교는 40%만이 진화론을 믿는다고 답해 가장 낮은 통계를 보여주었다.

다큐멘터리 제작팀은 이같은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교계의 대표지도자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불교는 진월스님, 천주교는 오경환 신부,

개신교는 김상복 목사가 그들이다.

 

불교는 석가모니 자체가 절대자, 신의 존재라기보다 인간이었던 석가모니가

큰 이치를 깨닫고 해탈하여 신의 반열에 올라선만큼 창조론보다

진화론을 믿는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만 개신교와 같이 기독교인

천주교가 진화론을 가장 활발히 믿는다는 조사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천주교 역시 창조론이 대세였다가 1996년 교황인 요한바오로2세가

"오늘날 새로운 지식을 통해 우리는 진화론을 가설 이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자적으로 이루어진 여러가지 연구결과가 일치하는 것들이 그 증거가 됩니다"

라는 발언이후 진화론을 일부 인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한다.

또한 2002년 현 교황인 베네딕토16세의 얘기를 천주교의 공식입장으로 볼수 있단다.

"세계는 오랜 진화 과정의 산물이다. 그렇지만 그와동시에 가장 깊은 수준에서 볼때

세계는 하느님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래서 세계는 그안에 함의성을 가지고 있다"

즉, 창조는 한번에 뚝딱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주와 생명체의 진화를 통해

서서해 현재에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 결국 진화와 창조를 분리하지 않고

진화과정 자체가 하느님의 창조과정이라는 의미다.

 

반면에 개신교는 절대적으로 진화론을 부정하고 창조론을 절대가치로 인정한다.

성경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여 '태초에 신이 모든것을 완벽하게 창조했다'는 것이

유일한 믿음이라는 입장이다.
 

사실 이 책에서 '창조론'이란 단어는 많이 나오지 않는다.

창조론은 종교적인 관점에서 '하느님'이 모든것을 창조했다는 이론이고,

그후 진화론이 나온후에는 설득력이 약해지는 바람에 창조론을 대신하는

'지적설계론'으로 대체됐다. 지적설계론은 지적능력을 갖춘 절대자에 의해

세상이 창조되었다는 이론으로 창조론과 다른점은 창조론은 그 절대자를

하느님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지적설계론의 절대자는 하느님이건 부처님이건,

알라신이건 특정종교를 지칭하지 않고 절대적인 지적능력을 가진 절대자가

처음의 생명체를 창조했다는 이론이다.
이 지적설계론을 옹호하는 학자로 인터뷰 한 대상으로는

마이클 베히, 윌리엄 뎀스키, 엘리스터 맥그래스, 앨빈 플랜팅가가 있고

진화론을 옹호하는 학자로 인터뷰한 대상으로는

제리 코인, 스티브 존스,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대니얼 데닛이 있다.

이중 특히 관심이 가는 학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리처드 도킨스다.

 


 

그가 노암 촘스키, 움베르토 에코와 더불어 세계 3대 석학이라니....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사람들이 아닌가!

[장미의 이름]이라는 소설을 재미있게 읽으면서 알게된 움베르토 에코,

'미국의 양심'이라 불리우는 언어학의 대부 노암 촘스키, 그리고 리처드 도킨스!

 

특히 그가 쓴 [이기적 유전자]는 몇년동안 내 방 책장에 꽂아진 채로

아직 읽히지 않고 있던 책이 아닌가! 난 이 책이 진화론을 대표하는 학자가

쓴 책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당연히 무슨 내용의 책인지도 몰랐고...

 


 
리처드 도킨스는 단순히 진화론을 설파하는것에 더해 적극적인 무신론을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의 저서 '눈먼 시계공',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등은 진화론, 즉

'자연선택론'의 근간을 이룰정도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고...

그에 따르면 신이란 존재는 인간 사고의 산물로 실제 신은 존재하지 않는단다.

인간의 사고와 행동은 모두 유전자의 산물이며 모성애, 박애정신, 희생정신

이러한 정신적 활동도 결국 유전자에 각인된 생각과 행동일뿐.

오히려 종교활동으로 인해 역효과가 나고있고, 삶이 불행해진다며 적극적으로

무신론 운동을 펴고있다. 다소 과격하고 위험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의 인터뷰 중에는

일견 솔깃해지는 대목도 있었으니 바로 위의 사진속 글귀다.

 

     

 

분명히 많은 종교인들이 좋은 행동을 하고 그것이 종교적인 동기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러나 종교가 없는 사람들이 종교인들보다 더 도덕적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교적인 사람들은 천국에 가야 한다는 고귀한 동기가 있기 때문에 좋은일을 하지만, 무신론자들은 그저 선 자체를 위해서 선을 행하니 더 도덕적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종교가 반드시 악이 아닌 선으로 사람들을 인도한다는 기대는 할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많은 악들이 자행되어 왔다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지 않습니까? 더 문제인 것은 자신들이 하고있는 행동이 정의롭고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종교인들이 선을 행하는 동기는 본인이 천국에 가기위함이지만 무신론자들이

행하는 선은 그저 '선' 자체를 위함이니 무신론자들이 종교인들에 비해 훨씬

도덕적이라고 볼수 있다....또한 종교라는 이름으로 잘못된 행위마저 옳다는

신념을 가지고 악을 행하기도 하지 않는가"

일례로 9.11테러를 예로들며 테러를 저지른 자들은 본인들이 신의 가르침대로

옳은일을 하고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대살육의 역사인 십자군 전쟁도 결국은 잘못된 믿음 때문이듯이...

 

여담이지만 나 역시 잠깐이나마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사람들이 선한 일을 행하는것이 선하게 행동하는 것이 옳기 때문이지

어떤 보답을 바라고 하는 선한 행동이라면 이는 '진정'으로 선한 행동이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 말이다.

기독교에서 가르치는 많은 교리들이 결국에는 하느님 말대로 살고,

착하게 살면 천국간다~라는거다. 그리고 신자들은 이 믿음으로

'착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그럼 반대로 착하게 살아도 천국에 가지못한다고 한다면

굳이 착하게 살 필요가 없는것인가?

 

250 여페이지에 이르는 어찌보면 다소 딱딱하고 지루한 종교논쟁 성격을 띠고 있지만

이 책을 읽는 4일동안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흥미를 느꼈다.

물론 이 책 한권으로 논쟁의 종지부를 찍을순 없지만 - 그리고 그럴수도 없고 -

이런 이론과 가설이 있다는걸 알게된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집 책장에 쳐박혀있는 '이기적 유전자'도 꺼내봐야 겠다.

 

진화론자들은 진화론이 많은 부분들을 과학적으로 밝혀내고 설명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설명하지 못하는 최초의 '생명탄생'에 대해서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언젠가는 그부분도 설명이 가능하게 되리라고 하고,

창조론자들은 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과학이 발달한다 한들 결코 생명탄생의

비밀을 풀수 없을거라고 한다. 왜냐, 절대자가 창조했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서평을 마치는 지금...이 글을 읽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창조론과 진화론...'지적능력'을 지닌 인간으로서 뿌리를 밝히는

원초적 호기심이 강렬이 솟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