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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미치다

<6월2일 삼성전>양현종,그의 첫 완봉승을 축하하며..

 

프로데뷔후 첫 완봉승을 축하하며..

오늘 경기는 리뷰할것도 없이 그의 원맨쇼였고 최고의 피칭이었다.

그와함께 투구수가 백개가 넘어간 8회이후, 완봉승을 위한 배려가 아니었다 할지라도 딱히 그를

구원해줄 투수가 없는것도 기아의 현실이다. 9회말 2사이후 볼넷으로 출루한 이후 채태인 타석때

홈런 하나면 동점이 될 위기상황에서 곽정철이, 손영민이, 그도 아니면 유동훈이 힘빠진 양현종

보다 더 잘던질거라고 예상한 팬들은 아무도 없을것이다. 양현종에게 끝까지 완투시킨건 최선의

선택이었고, 대안없는 유일한 선택이었다.

이번 승리로 이 시합전까지 올시즌 거둔 8연승이 타선덕을 봤다든지 운빨이었다든지 하는 시기어린

타팀팬들의 빈정거림도 들어갈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오늘 양현종의 투구는, 기아의 젊은 투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어제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좋은 직구를 가지고 있음에도 변화구에 의존하면서 스스로 경기를 어렵

게 풀어가는 곽정철, 김희걸등의 투수들과 힘으로 밀어부치며 공격적인 투구로 쉽게 경기를 풀어

가는 양현종이 스타일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다.

오늘 직구 스피드는 140대 초반에서 형성됐으며 간혹 145정도가 찍히기도 했다. 볼 스피드로만

따지면 위협적인 강속구는 아니나 좌완투수의 속구는 타자입장에서 체감상 3~4키로가 더 빠르게

느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145~148키로의 속구라고 봐야하고 제구력이 뒷받침된 이러한 직구는

알면서도 쉽게 치지 못하는 까다로운 구종일수 밖에 없다. 이러한 직구에 반해 변화구는 그다지

위력적이지 못해 아쉽지만 직구가 워낙 좋다보니 예리하지 못한 변화구에도 당황하며 헛스윙

하는 모습을 삼성타자들이 보여줬다. 이번 경기를 교훈삼아 곽정철도 투구패턴에 변화를 주었

으면 한다.

 

타격에선 차일목이 혼자 2타점을 올렸지만 8회초 2루타는 평범한 플라이볼이 될뻔한 것이 전진수비

하던 수비수덕에 우익수 오버 2루타가 된것이라 운도 따랐고..어쨋든 그나마 최희섭과 더불어 유일

하게 제몫을 한 선수였다. 또한 나지완과 타순을 바꿔 5번에 배치한 것도 적중했다고 할수있다.

모처럼 벤치의 의도가 맞아 떨어진 부분이다.

타이거즈 타선에서 유일하게 상대가 피해가는 최희섭은 어제경기에서 볼넷3, 오늘 경기에서 볼넷3

으로 철저히 견제를 당했지만 마침 주자없던 8회초에 시원한 2루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오늘경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나지완의 타격자세를 눈여겨볼만 했다.

비록 안타는 때려내지 못했지만 2군에 가기전 나지완은 나쁜볼에 방망이가 성급하게 나가며

빗맞은 플라이볼을 양산했었다. 뭐가 그리 조급한지 빠른 볼카운트에서 타격이 이루어졌고

그렇다고 노림수가 맞아 좋은타구를 만들어내는 것도 아닌 제대로 된 선풍기 모드였었지..

그런데 짧은 함평생활에도 불구하고 1군에 복귀한 후 선구안이 좋아졌음을 느낄수 있다.

어제,오늘 경기에서 유심히 보니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볼을 잘 골라내고 스트라익은 커트해

내며 신중하게 탸격하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나쁜볼에 손대지 않고 골라내고 스트라익에서

타격을 하게되면 조만간 좋은 모습을 볼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제 만성피로에 찌들어있는 김원섭과 올해들어 부쩍 노쇠화된 이종범을 대체할 백업선수 기용에

조범현감독의 용병술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