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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청문회를 앞둔 비리내각과 임명권자

(8.15 경축사를 하고있는 이명박 대통령. 사진출처 브레이크뉴스) 



연일 계속 터져나오는 인사청문회 대상자들의 위법의혹과 도덕성 문제로 인터넷이 뜨겁다.

김태호 총리후보자는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과 더불어,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현금영수증
및 신용카드 사용액이 0 원으로 신고됐다고 한다. 상식적인 일반인이라면 현금이든 신용카드든
연말정산을 위해 소득공제 신고를 할텐데 현금도 안쓰고, 신용카드도 안썼다면 무슨돈으로
어떻게 생활했는지 의아스럽다. 김태호 후보자의 해명은 경남지사 활동비와 장모가 준 돈을
영수증 없이 사용했단다. 참 뻔뻔하고도 뒤가 구린 전형적인 대답이 아닐수 없다.

신재민 문화체육부 장관 내정자는 이미 시인한 5차례의 위장전입 말고도 부인의 위장취업 의혹에
부동산 투기 의혹이 추가됐으며, 27살, 22살, 19살 세딸이 각각 수천만원에 달하는 펀드를 소유한
것으로 드러나 증여세 탈루 아니냐는 의혹까지 추가됐다.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는 부인의 부동산 투기의혹과 함께 작년 1년 사이에 예금, 현금
자산이 7억 가까이 증가한 것, 전세금을 3배로 폭리인상 시킨것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내정자는 딸 명의 증권으로 증여세를 누락했다는 의혹을 받는데
본인은 딸이 어렸을때 받았던 용돈과 인턴수입을 저금해서 딸이 주식을 샀다고 해명한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의 딸은 미국국적을 취득했고, 반대로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는 장관 내정 한달전 미국국적이던 딸의 한국 국적 회복 신청을 한것으로 밝혀졌고,
이현동 국세청장 내정자는 위장전입과 논문 표절의혹에 대해 시인했다.

끝으로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는 "노무현 전대통령이 차명계좌가 발견되자 자살했다"고 했고,
천안함 유가족들이 오열하는 장면을 두고 "품위있게 슬퍼하지 못하고 소,돼지처럼 운다"고
했으며, "미국 경찰은 폴리스라인 넘으면 개 패듯 패지만 우리경찰은 그렇지 않는다"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루고 있다. 거기에 모친상때 조의금으로 1억 7천여만원을 받은 사실,
위장전입한 사실도 추가됐다.

자, 이쯤되면 정말 온갖 비리의 백화점이다. 이들이 일반인도 아니고 국가 최고위 공무원이
되려는 후보자들이다. 그리고 법과 질서를 강조하며 국가를 운영해 나갈 분들이다.
심지어 이인복 대법관 후보자는 위장전입한 사실을 시인하며, 앞으로 위장전입 재판에서
어떤 판결을 할거냐는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법에 따라 판결하겠다"고 하는 코미디를 연출했다.
주민등록법상 위장전입은 3년이하의 징역 또는 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이명박 정부들어 대통령, 법무장관, 대법관에 이어 경찰청장까지 위장전입 범법자를 임명했다.
이 정부에서 위장전입은 더이상 창피하고, 비도덕적인 과거가 아니고 오히려 떳떳이 드러내고
인정하면 당연히 용서받는 그런 경범죄가 되버렸다.
급기야 오늘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위장전입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위장전입같은 '사소한' 문제를 트집잡으면 도무지 일할 사람을
찾을수 없으므로 큰 틀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사면해주자~ 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는 애초부터 이런 흠결들을 모르고 인선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인사검증 과정에서 알면서도 개각을 단행했다. 이정도는 큰 흠결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다.

불과 3년 사이에 어떻게 이렇게도 세상이 변했는지 모르겠다. 불과 3년만에...
한나라당 말대로 '잃어버린 10년'을 완전히 되돌려놨다.
집회, 시위의 자유도, 언론의 자유도, 공직자의 윤리의식도, 정확히 민주당 정권 10년전으로
완벽히 회귀했다. 대한민국 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