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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해운대 티팬티녀 사진이 비뚤어진 관음문화라고?

MBC 뉴스데스크가 집중취재 코너에서 '관음증 피해심각'이란 제목으로 비키니 차림의

사진들이 인터넷에 돌고있는 현상을 고발했다.

특히 해운대를 무대로 누군가 몰래 비키니 차림의 여성들을 촬영하고, 인터넷에 올릴뿐만 아니라

공유사이트에 판매해서 수익을 얻기도 한다는 사회고발 프로였다. 여기까진 좋았다.

충분히 공감할수 있는 사회 고발이라고 동의한다.

그런데 자료화면이 나가던중 며칠전 온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해운대 티팬티녀' 사진이

모자이크 처리된채 나오는게 아닌가. 취재 내용은 티팬티녀 사진을 보여주며 "보기에도 민망한

한 여성의 뒷모습 사진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여기에 달린 댓글은 대부분 이 여성을

조롱하고 손가락질하는 내용입니다~"로 이어진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개인적 흥미로, 보는 사람은 그저 즐기면 된다는 생각뿐이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심리학과 교수는 "어떤 사람에 대한 존중, 그 사람의 개체성에 대한 인정을 하지못하는

사회문화를 반영한다~"고 하고, 정신과 의사는 "(사진을 찍히는 사람은)극도의 불안감, 긴장감,

공포심 그런것을 느끼게 되고 그러면서 철저하게 대인기피증이 생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자...여기서 가만 생각해보자.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은밀한 나의 사생활을,

내 허락도 없이 몰래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는 등의 불특정 다수에게 퍼뜨리는 행위는 변명할

여지없이 범죄행위다. 외국에서 문제가 되고있는 파파라치들이나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화장실, 모텔 몰카등을 예로 들수 있겠다. 말 그대로 은밀한 내 모습을 내 동의없이 배포하는

경우이니 당사자들의 창피함과 분노는 쉽게 짐작할수 있다.

그런데 일부러, 고의적으로, 남들에게 보여주려 공공장소에서 노출을 감행하는 경우는 어떨까?

예를들어 한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상의를 탈의하고 있다가 이를 쳐다보거나 사진찍는 사람에게

왜 쳐다보냐고, 왜 사진찍냐고 항의할수 있는걸까?

  

 

                                                     (사진출처 : 서울신문)

 

2006년 월드컵때 가슴과 엉덩이를 노출한채 거리응원을 펼쳐 단박에 유명세를 탄

그 유명한 '똥습녀'다. 누리꾼들의 악성댓글로 홍역을 치뤘고

"제 정신이 아니고서 일반인이 저런 옷을 입고 아무렇지 않게 거리를 활보할 리 없다"

(시사서울 2010년 6월 23일자) 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2010년 월드컵때 다시 한번 속이 훤히 비치는 한복을 입고 등장한다.

 

 

                                                  (사진출처 : 스타뉴스)

 

 이 날 자신을 찍어대는 플래쉬 세례를 오히려 즐기면서 각종 포즈를 취했다는 후문.

'똥습녀' 임지영씨는 당당하게, 공공장소에 노출의상을 입고 가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몸을

보여주는 것을 즐겼다.

이번에 화제가 된 '해운대 티팬티녀'는 어떤가.

 

 

 

 해운대 거리에 당당하게 티팬티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시민들의 카메라에 잡혔다.

현장에 있었다는 네티즌은 앞모습이 궁금해 확인해보니 단발머리에 선글라스를 낀 20대의 예쁜여성

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주위에서 술렁이고 당황했는데 오히려 본인은 부끄러운 기색없이

당당했다고 전한다.

이 여성은 자신을 쳐다보는 주위사람들에 의해 정신과 전문의가 말한 대로 극도의 불안감,

긴장감, 공포심을 느꼈을까?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은밀한 자신의 모습을 대중에게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생각을 가졌을까?

내 생각은 아니다. 그렇지 않을것이다라는 거다. 물론 내가 당사자가 아니라서 확신할순 없지만

저런 옷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한건 나름의 소신과 용기를 가진 행동이지, 사람들이 보는것을

부끄러워 했을것 같지는 않다. 

 

위에서 말한대로 내가 원하지 않는 나의 은밀한 사생활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공개되는 것은

틀림없는 범법행위이고 지탄받아 마땅할 일이나, 공개된 장소에서 남들의 시선과 상관없이

당당하게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출을 한 여성을 봤다해서 그것이 비뚤어진 관음증이라고

할수는 없다는거다. 나는 되레 묻고싶다. 봐달라고 노출한 여성을 보느게 무슨 잘못이냐고.

MBC기자가 얘기한 대로 "보기에도 민망한~" 노출을 감행한 여성이 잘못한건지 그 여성을 향한

네티즌들의 "조롱과 손가락질"이 잘못된 건지...

오히려 어떤 블로거는 이같은 공공장소에서의 노출이 경범죄처벌법에 의해 구류나 벌금 또는

과료를 부과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도 했다.

 

경범죄처벌법 제 1조 41호(과다노출)

여러 사람의 눈에 뜨이는 곳에서 함부로 알몸을 지나치게 내놓거나 속까지 들여다 보이는 옷을

입거나 또는 가려야 할 곳을 내어 놓아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

 

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내 글의 의도는 결코 '몰카'를 옹호하는 글이 아니다.

다만 MBC 뉴스데스크의 집중취재가 몰카나 관음증을 비판하는 기사내용에 어울리지 않는 자료화면과

예를 들었음을 지적하는 글이다.

그리고 몰래 다른이들의 은밀한 사진을 찍어 돈을 벌고자 하는 못된 생각을 지닌 이들은 피해자가 겪을

정신적인 고통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