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2010. 8. 11. 11:55

지금껏 투표를 해오면서 이번 선거처럼 후보자들이 난립했던 적이 없었던것 같다.

퇴근길 교차로를 지날때면 무슨 후보들이 그렇게도 많은지 서로 좋은자리 선점하려 기싸움을 벌이고,

갖은 색색 자원봉사자들이 율동을 하며 손을 흔들어댄다. 예전엔 옷색깔을 보고 한나라당 후보인지

민주당 후보인지, 민주노동당 후보인지 대충 알수 있었지만 이번 선거엔, 적어도 내가 살고있는

전라도 어느 한 중소도시는 온통 녹색물결이다.

민주당 후보도 녹색이요, 무소속 후보도 녹색인데 재밌는건 민주당 후보들도 왜이리 많은지 도무지

햇갈리는 선거판이다. 선관위에서는 여자 개그맨을 동원해서 투표 생각만큼 복잡하지 않다는 메시지

를 TV방송에 연신 틀어대지만 그 공익광고를 보고있어도 복잡하고 햇갈리는건 마찬가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번에 시행되는 1인8표제. 즉 한사람이 8명의 선출직 후보자를 선출한다는 건데 대상은 다음과 같다.

 

1. 광역단체장 - 특별시,광역시장 또는 도지사

2. 광역의원 - 특별시,광역시의원 또는 도의원

3. 기초단체장 - 특별시,광역시의 구청장 또는 중소시의 시장과 군수

4. 기초의원 - 특별시,광역시의 구의원 또는 중소시의원, 군의원

5. 광역의원 비례대표 - 광역의원 투표인데 사람이 아닌 선호정당에 투표

6. 기초의원 비례대표 - 기초의원 투표인데 사람이 아닌 선호정당에 투표

7. 교육감 - 시,도 교육청의 수장

8. 교육의원 - 시,도 교육청의 국회의원 격인 교육의원

 

고로 이번 6.2지방선거는 6표는 인물에 2표는 정당에 투표하는 것이다.

 

그럼 왜이렇게 이번에 선거를 몰아서 하는가? 분산해서 하면 더 낫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수 있겠다.

그런데 그것도 쉬운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5년에 한번씩 대통령 선거를 하고, 또 4년에 한번씩

국회의원 선거를 한다. 이와 별도로 4년에 한번씩 지방선거를 하고, 국회의원중 의원직이 박탈된 

지역구에 한해 수시로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이러다보니 거의 해마다 선거를 하고 투표를 하게되

는데 여기서 지방선거를 분산해서 한다면 그야말로 우리는 선거에 묻혀 살판이다.

지방자치제를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한다. 그야말로 우리가 살고있는 동네일꾼들을 우리가 직접

선출한다는 의미인데 선진국처럼 제도가 정착되지 못하고 초기단계라 그런지 오히려 번잡스럽기만

하고 또 각종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버렸다. 자, 한번 생각해보자

호남에서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고 할수있다. 마찬가지로 경상남,북도와 강원도에서 한나라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한다. 내가 현재 살고있는 전라도의 어느 한 중소도시에서 시장선거

에 나서려는 후보가 열명이면 열명 모두 민주당 공천을 받으려한다. 그런데 정당공천은 한사람만

받을수 있으므로 나머지 아홉명은 당선가능성이 전무한 타당의 공천을 받던지 아니면 무소속으로  

출마를 하게되겠지..그런데 공천을 받은 '억세게 운좋은'한 명은 나머지 아홉명보다 훌륭한 인품과

지도력을 겸비한 지역민들의 대표감이라서 공천을 받게된걸까? 천만에..쉬쉬하지만 누구나 알고있듯

공천헌금과 정당기부금의 액수 차이로 공천을 받게될 가능성이 크다. 즉 돈많고 명예욕 높은 사람이

유력정당의 공천을 받고 선거에 당선될 가능성이 99%란 얘기다. 여기서 돈싸움이 발생하고 구린냄새

가 날수밖에 없는 현 선거제도인 것이다.

기초의원을 보자. 마찬가지로 유력정당의 공천을 받고자하는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후보들이 전쟁을

벌이고 선거판을 흐리고있다. 딱히 공천을 받은 사람이 더 잘난것도, 그리고 시민들을 위해 많은일을

할것 같지도 않다. 어마어마하게 쏟아내는 명함들과 전단지로 비록 선거철에 인쇄업은 대박을 맞겠

지만 국력의 낭비가 아닐수 없다. 이런 정당공천제를 왜하는가? 오히려 특정지역에서 특정정당의

기초단체 싹쓸이란 보기흉한 모양새만 낼뿐이다.

 

선거횟수를 줄이는게 첫번째 과제다.

임기가 4년으로 같은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를 한번에 실시하는 방법이 대안이 될수 있다.

아니면 5년 단임제의 대선제도를 4년 중임제로 바꾸자는 논의가 나오는걸 봐서는 개헌후 대통령선거

와 국회의원 선거를 같이 할수도 있겠다. 이렇듯 선거횟수를 줄이는게 매년 선거의 홍수에서 그나마

선거를 할때 무슨 후보가 무슨일을 하러 나왔는지라도 알수있게 하자는거다.

 

두번째 과제는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시 정당공천제를 없애는 일이다.

광역단체장이야 지방자치의 수장임과 동시에 정치적 성향을 띈다고 할수 있으므로 정당공천제가 유지

된다고 하더라도 정당이름이 아무런 의미도 갖지못하는 기초단체장과 하물며 풀뿌리 주민을 대표한다

는 기초의원이 정당공천을 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정당공천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돈선거와 부정

부패의 상당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것이다.

 

세번째 과제는 기초의원의 무급화 내지는 연봉삭감이다.

국회의원은 생업을 포기하고 국정에 매달리는 직책이고 밑으로 보좌관을 두면서 법률과 정책을 연구

하고 만드는 직업이다. 한마디로 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이니 그에 상응하는 보수도 이해가 된다.

헌데 광역시의 구의원, 시골의 군의원, 중소도시의 시의원들은 버젓이 생업을 가지고 활동하면서

우리동네, 마을일 논의하는 자리라 무보수 명예직으로 활동하는게 맞다고 본다. 그래야만이 진정으로

주민들을 대표하여 '일할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 희생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의원직에 출마하게

되는 것이지 기초의원 연봉이 대기업 연봉에 달한다면 취직못한 사람들이 그럴싸한 의원뱃지 달고

좋은 취업자리로 접근할 수도 있다. 돈을 쓰더라도 임기중에 그만큼 회수한다는 생각이 기초의원

사이에선 없었으면 좋겠다.

 

위에서 언급한 세가지 부분이 앞으로 우리나라 선거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이라 생각한다.

많은분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텐데 부디 빠른시일내에 제도개선이 이루어져 이런 난리통

같은 선거가 앞으론 없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나저나 6월2일 투표는 꼭하자.

이렇게 말하면서도 나는 선거를 4일 앞둔 오늘까지 누가 후보인지도 모르고있으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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