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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세상에 없던것을 만들어내는 직업 크리에이터의 매력

 

일요일 오전, 인터넷 기사를 통해 방송인 우종완씨의 자살소식을 전해들었다. 패션계 크리에이이티브 디렉터란 명함을 가지고 활동하며 주로 케이블 티비에서 맹활약을 하던 우종완. 이름은 몰라도 얼굴보면 누구나 아~ 할만큼 인지도가 있는 방송인이고, 작년에 그가 쓴 책 '빠담 빠담 빠담' 을 읽고 리뷰글을 올리기도 했었다. 자세한 내막은 알수없지만 아무래도 역시 직업적인 우울증이 원인이 아닌가 싶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오늘 소개할 책의 제목이 <나 이재익, 크리에이터>다 보니 생소했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란 단어를 처음 접했던 우종완의 책이 문득 생각났다. 이제는 크리에이티브니 크리에이터니 하는 말이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난 이재익이라는 사람을 좋아한다. 일단 그가 현직 SBS 라디오 PD로서 제작하고 있는 '두시탈출 컬투쇼'도 좋아하고, 1년에 5~6권씩 펴내는 소설도 좋아한다. 언젠가 그의 소설을 처음 읽고 썼던 리뷰중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 소설적인 재미로만 본다면 이재익의 소설은 최고다. 그렇지만 세련되지 못한 문장과 감추거나 숨김없는 글쓰기는 평론가들에게는 그리 좋은 평가는 받지못할것 같다. 왜, 무슨 영화제를 예로들면 대중적이고, 쉬운 그러면서도 재밌는 영화는 평단의 호평을 받지못하고, 함축적이고, 난해하고, 지루한~ 영화들은 호평을 받고, 수상도 하고 그러지 않는가~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어렵게 배배꼬고, 빙빙 돌려쓰는 글쓰기가 아닌 투박하면서도 직설적인 이재익의 소설은 독자들에게는 시원시원한 재미를 주지만 평론가들에게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간 이재익의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솔직한 심정이었는데 오늘 읽은 책에 바로 그 대목을 저자가 얘기하는 부분이 있었다. 자신은 글쓰기를 할때 철저히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쓴다고. 그리고 기존의 평단을 불신하고 그에 맞추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맞다. 바로 이재익이 쓰는 글이 딱 그렇다. 그래서 간결하고, 이해도 쉽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아무튼 이재익은 라디오 PD라는본업 외에 인기있는 소설가로도 왕성히 활동하고 있고 -그는 히가시노 게이고처럼 다작 작가다- 게다가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소설로는 <질주 질주 질주>, <카시오페아 공주>, <아이린>, <아버지의 길>, <노벰버 레인>, <심야버스 괴담>, <압구정 소년들> 등이 있고, 그가 쓴 시나리오는 영화 <질주>, <목포는 항구다>, <원더풀 라디오>를 단독, 혹은 공동 집필했다.

 


자, 일단 처음부터 짚고 넘어가자. 책 제목은 말한대로 <나 이재익, 크리에이터>다. 이재익이 소설가라고 했으니 소설인가? 아니다. 뭔가 창조적인 일을 크리에이티브하다고 할때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을 크리에이터라 부를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 작곡가, 작가, 영화감독이나 PD, 화가나 디자이너등을 통칭하여 크리에이터라 할수 있겠다. 이재익 본인 스스로도 소설가와 시나리오 작가, 라디오 PD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 활동 모두가 크리에이티브한 일이라서 그는 크리에이터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책에서 크리에이터가 하는 일과 어떻게 크리에이터가 될수 있는지, 그리고 크리에이터는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조언을 해주고 있다. 따라서 일반 독자들을 상대로 하는 책이라기 보다는 크리에이터가 되고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려는 의도로 나온 책이다.

 


정형화되고 원론적인 조언이 아니라 실제 본인의 경험을 통한 좌절과 실수, 시행착오들을 되짚으면서 조언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적인 도움을 줄수 있겠다. 그 덕에 이재익이 어떤 사람인지, 남들은 하나도 하기 힘든 일을 세개씩이나 하면서 체력을 유지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됐다. 어떤 직업을 막론하고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면 글을 잘쓰고, 말을 잘하는 연습을 해야한단다. 실재로 소설가든 작가든 피디든, 카피라이터든 글을 잘 쓰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자신의 창의적인생각에 영감을 줄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을 읽어라고 권한다. 이 부분은 책의 말미에 부록에 소개된 내용인데 작품성이나 창의성을 떠나서 일반 독자들도 읽으면 좋을 책들과 영화들이기에 여기에 소개한다.

 

책 : 코스모스(칼 세이건,1981), 닥터스(에릭 시걸,1990),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최인호, 2011), 링(스즈키 코지, 1998), 트레인스포팅(어빈 웰시, 1997), 일곱개의 고양이 눈(최재훈,2011), 철도원(아사다 지로,1999), 깊은 슬픔(신경숙, 1994), 로드(코맥 메카시, 2008), 고래(천명관, 2004), 단 하나의 보물(가토 히로미, 2004), 떨림(심상대, 2000)

영화 : 에일리언 시리즈(1~4, 시고니 위버 주연), 박하사탕(설경구, 2000), 원스 어폰어 타임 인 아메리카(로버트 드니로, 1984), 인생은 아름다워(로베르토 베니니, 1997), 다이하드1(브루스 윌리스, 1988), 첨밀밀(장만옥, 1996), 러브 액츄얼리(리처드 커티스 감독, 2003), 추격자(김윤석, 2008), 인셉션(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2010), 터미네이터2(아놀드 슈왈츠제네거, 1991), 달콤살벌한 연인(최강희, 2006), 큐브(니콜 드 보아, 1997)

 

모든 창조적인 활동은 모방에서 비롯된다. 그걸 그대로 베껴쓰면 표절이 되는거고, 영감을 받아 나만의 이야기로 각색하면 창조물이 되는거다. 위에 소개한 책과 영화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글쓰기를 해야겠다고 저자에게 영감을 주는 작품들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가 어떻게 소설의 주제를 잡고, 글쓰기를 하고, 자료조사를 하고, 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혹은 판권을 영화사에 파는지 세부적인 과정과, 팁을 담고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전에는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글쓰기에 대한 욕구가 물밀듯이 몰려온다. 나도 이 참에 소설 한편 써봐? 이런식으로~~~  ㅡㅡ;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바램을 담은 라디오PD와 인기 아이돌 출신 여DJ의 사랑을 그린 영화 <원더풀 라디오>도 꼭 보고싶고(이정진, 이민정이 남녀 주연을 맡았단다), 또 한창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는 <싱크홀>도 보고싶다. 글쓰기에 욕심을 갖고있는 분들에게 가볍게 읽어보라고 추천한다.

 

 

나 이재익, 크리에이터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이재익
출판 : 시공사(단행본) 201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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