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

2011년을 보내며...

세월이 빠르다 빠르다 한들 이렇게 빨랐던가?
정말 눈깜짝할새란 말을 여기에 두고 쓰나보다. 어찌보면 좀 허무하다.
이렇게 1년, 1년을 보내고 나이만 한살 한살 더 먹어가고..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여행 한번 가고싶어도 그때마다 이것저것 계산해보다 결국
포기하게 되고, 잘한다고 노력해도 매번 돌아오는 마눌님의 잔소리와 바가지. 그러다
문득 달력을 보니 12월 31일. 또 이렇게 한해가 저문다.

2012년은 의미있는 한해가 될것같다. 먼저 학부모가 된다.
큰딸 꼬꼬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이다. 벌써! 응애응애 한지가 엊그젠데 벌써 초등학교에
들어간단다. 걱정이다. 이제부터 시작 아닌가. 더군다나 우리 학교 시스템이 창의적이고,
살맛나는 교육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경험해봤고, 매번 언론에서 떠들어대듯이 주입식 교육에,
입시위주, 학생인권은 뒷전이고, 교내폭력 만연에, 하향평준화.. 이제 매일같이 등하교길에
운전기사 한명씩 전담해서 붙어야하고, 학교가 끝나면 기본적으로 학원 한두개씩 다녀야하고,
공부해라, 공부해라 소리 입에 붙어있게 되고. 우리 아이가 이런 험난한 길을 잘 헤쳐 나갈수
있을까? 앞으로 16년간 계속될 이 제도교육 시스템 안에서?

이렇게 불안한 맘 한켠에 또 대견하기도 하다.  
만지면 부서질까 무서워 함부로 안아보기도 조심스러웠던 조그마한 갓난아이가 어느새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한다고 하니. 얼마전 유치원에서 치룬  한자급수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8급시험이 가장 초급이라해도 생전 처음보는 시험에 만점으로 합격했다니 그말만
들어도 뿌듯하다. 아빠도 못부르는 영어노래를 척척 불러대고, 가끔 깜짝 놀랄만큼 어른스러운
얘기도 하고, 동생을 챙기는 언니의 모습을 보여줄때면, 모든 아이들이 자라나는 일상적인
모습일지라도 대견하기만 하다. 잘 해낼수 있을거야... 그래서 요즘은 은연중에 낯선 초등학교
입학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들지 않도록 기대감 심어주기에 여념이 없다. 입학을 기념해서
새 구두에, 가방에, 예쁜옷을 사주겠다고 약속도 하고,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 얘기도 해준다.

또하나, 2012년엔 6년동안 일해왔던 섬에서 드디어 나오게 되는 해다.
2006년 회사를 옮기면서 처음 발령받은 곳이었는데 2012년에 모든 공사가 끝나는지라 연말에는
다른 현장으로 가게된다. 가능하면 집과 가까운 곳이면 좋을텐데. 출퇴근은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집을 다녀갈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2주에 한번씩 쉬는건 나 본인에게나, 가족들
에게나 너무 가혹한 환경이다. 아니, 이놈의 고용노동부는 도대체 뭐하는 곳인지 알수가 없다.
법반 만들면 끝이라고 생각을 하나, 그 법이 잘 지켜지는지 관리 감독을 해야할것 아닌가.
법적으로는 모든 회사가 주5일 근무제를 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나도 그렇고, 내 주위를 둘러봐도
주5일 근무제를 하는곳은 공무원 아니면 대기업 뿐이다. 모든 산업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연월차를
정해진 법안에서 사용하고 있는지, 최저임금제가 보장되는지, 근무시간이 근로기준법에 정해진
한도를 초과하지는 않는지, 작업여건은 안전한지 지켜보고, 계도하고, 처벌해야 할텐데.

21011년을 보내는 소회를 적다보니 즐겁고, 희망찬 내용이 아니라 사회비판과 불만으로 가득
차버렸다. 그래도 이 모든걸 만회할만큼 거대한 희망이 있어 2012년을 맞는 기대가 남다르다.
바로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 사람들과 얘기를 해도, 신문을 보고, 뉴스를 봐도, 사람사는 세상
얘기를 할수있는 사회가 되기를... 2012년을 기다려왔던 우리 모두의 기대감이 아닐까?

블로그를 하면서 2011년에 드디어 목표했던 티스토리 앰블런을 달게되서 뜻깊은 한해였다.
2010년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다 티스토리로 옮겨오면서 목표가 우수블로그였는데
내가봐도 놀랄정도의 성실함(!)으로, 휴일을 제외한 평일 거의 매일 포스팅하면서 받은 작은
상장이라 생각하기로 한다. 이츠하크님에 따르면 이런게 의미를 부여할만한게 아닐지라도
말이다 ^^ 그밖에 알라딘에서 1년동안 신간평가단 활동을 하며 24권의 책을 받았고, 예스24에서는
파워문화블로거로 선정돼 한달에 5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유용하게 사용했다. 이런 작은 성과들이
금전적 보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었기에 만족스런 한해였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며 책블로거
로 매일같이 포스팅하기가 힘에 겨워 내년에는 좀더 독서량을 줄이려고 한다. 그대신 사는얘기,
아이들 얘기를 좀더 늘려보려는 계획을 세웠다.

모든 이웃분들 올한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마무리 잘하시고 기쁜일만 생기는 2012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